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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림픽도 끝났건만, 국내 프로야구는 한적하기만 하다. 이 한적한 가을 야구판에 화려한 부활을 꿈꾸며 돌아온 전설적인 주인공이 있다. 롯데의'슬염(슬라이더 염)' 염종석 투수.
올시즌 롯데의 홈경기(사직구장) 마지막 경기인 4일 두산전에서 염종석은 7회초 2사 1루에서 3번째 투수로 등판, 2⅓이닝 동안 삼진 3개를 뽑아내는 완벽 피칭을 선보였다. 팀도 7대1의 대승을 거두며 최근 5연승의 신바람을 타고, 리그 1위 LG에 1.5게임차로 따라붙으며 막판 불꽃튀는 순위경쟁을 예고했다.
이날 비록 승리투수도 아니었고, 세이브포인트도 못얻었지만, 염종석은 마운드에 서있는 내내 즐거운 표정이었다. 부상과 수술 그리고 좌절로 이어졌던 과거를 잊고 자신감과 심리적인 안정을 찾은 게 이날 경기의 가장 큰 수확이었을 것이다.
95년과 97년, 그리고 99년. 무려 3차례나 어깨와 팔꿈치 수술을 받은 덕분(?)에 지금 염종석의 오른팔은 수술흉터 투성이다. 미국 메이저리그 시애틀의 주치의에게까지 수술을 받고 재활훈련을 했건만, 지난 시즌 '5회짜리' 선발투수로 단 5승이라는 초라한 성적에 그친 염종석은 한국시리즈가 끝나자마자 일본 요코하마 미나미공제병원에서 세 번째 수술대에 올랐다.
올해 3월에 캐칭볼부터 시작한 염종석의 재활훈련은 92년의 영광을 되찾기 위한 일념으로 가득찼다. 유난히 스타가 많은 동기생(정민철, 박찬호, 조성민, 임선동, 박종호, 박재홍)들의 활약상은 재활중인 그를 더욱 자극시켜 올시즌 등판은 불가능할 거라는 예상을 깨고, 시즌 막판에 재기하며, 내친김에 '가을의 잔치'에서 또 하나의 전설을 준비하고 있다.
지난 9월 6일 인천 SK전. 99년 10월 22일 한화와의 한국시리즈 1차전에서 2이닝을 던지다 팔꿈치 통증을 호소하며 마운드에서 내려온 지 10개월만에 복귀신고를 했다. 1이닝 무안타 무실점. 데뷔 해처럼 147km짜리 슬라이더까지 던진 건 아니었지만, 직구구속 144km로 140km가 채 안되던 지난 해와는 판이한 모습을 보여줬다.
지난 92년에 고졸스타 계보를 이으며 등장, 방어율 1위(2.33), 다승 공동 3위(17승9패)로 신인왕 타이틀과 그해 골든글러브까지 수상하며 향후 10년간 부동의 롯데 에이스로 떠올랐던 염종석.
하지만, 전근대적이고 근시안적인 투수 혹사로 인해 결국엔 숟가락조차 들지 못할 정도로 팔이 망가져버렸다. 92년 고졸스타 염종석은 '영광의 상처'만을 안은 채, 긴 세월동안 빠져있던 부상과 좌절이라는 긴 터널 속을 지금 막 나오려 하고 있다.
스타 선수가 부상을 당하고, 피나는 재활훈련으로 성공적으로 재기하는 것은 매우 의미있는 일이다. 지금도 부상의 '악령'에서 허덕이고 있는 많은 동료선수들에게 희망을 주고, 스타를 아끼는 팬들에게 그라운드에서 만날 수 있는 기쁨과 즐거움을 주기 때문이다. 앞으로도 유망한 선수들의 계속 이어지는 부활의 행진을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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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0-10-05 02:2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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