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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림픽 야구드림팀 선수들의 도박장 출입과 관련해 많은 얘기들이 오가고 있다. 대부분이 나라를 대표해 올림픽에 출전한 선수 신분으로 어떻게 도박장을 기웃거릴 수 있나 하는 비난들이다. 이들을 비난하는 의견들 중에는 도박장을 출입하느라 선수들이 컨디션 조절에 실패함으로써 경기를 망쳤다는 의견도 적지 않다.
그러나 과연 야구드림팀 소속 선수들의 도박장 출입이 이렇게까지 비난받을 일을 한 것이었을까? 만일 문제의 선수들이 도박장 출입 다음날 벌어진 쿠바전에서 맹활약을 했고, 그 결과 야구드림팀이 아쉬운 역전패가 아닌, 세계 최강 하나로 꼽히는 쿠바팀을 상대로 빛나는 승리를 거두었어도 과연 이들의 도박장 출입은 지금처럼 비난을 받았을까?
그렇지는 않았을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야구드림팀 선수들의 도박장 출입사실이 지금과 같이 많은 사람들에 의해 집중포화를 받고 있는 이유는 호주와 쿠바에게 패한 사실 때문에 필요 이상으로 부풀려진 감이 있다. 전날 비교적 만만한 상대로 봤던 호주팀에게 패하고, 다음날 다시 쿠바팀에게 아쉬운 역전패를 당하자 ‘도박장 출입’이라는 원죄(?)를 지나치게 확대시켜 문제의 선수들을 상대로 화풀이를 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 싶다.
특히 쿠바전의 경우 ‘조금만 더 분발했으면 이길 수도 있었는데’ 하는 아쉬움이 크다 보니, ‘밤 늦도록 도박장에 있었던 게 컨디션을 망가뜨려 실력 발휘를 못하게 막은 것 아닐까?’하는 생각을 갖게 하고, 이런 생각이 바탕이 돼 국가대표의 신분으로 경기를 앞두고 감히 도박장에 출입한 선수들에게 분노를 터뜨리게 하고 있는 것이다.
물론 중요한 경기를 앞두고 전날 밤 늦게까지 도박장에서 시간을 보낸 선수들에게 잘못이 전혀 없다고는 말할 수 없다. 숙소에서 푹 쉬는 것보다야 아무래도 육체적인 측면에서는 다소 컨디션에 악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 잘못이란 게 지금과 같이 대다수 언론과 국민들에 의해 집중비난을 받아야 하거나, 선수 제명 위협을 받아야 할 정도는 아니라고 생각된다.
문제의 선수들은 수도승도, 미성년자도 아니다. 국가대표의 신분으로 경기를 하기 위해 갔다고는 하나, 낯선 이국의 풍물을 즐기며 잠시 휴식을 취할 수도 있는 것이다. 더군다나 이들은 그동안 선수로서의 철저한 자기관리가 있지 않고서는 통과하기 힘든 프로야구의 관문을 통과해 당당히 프로선수가 됐고, 남다른 노력 없이는 되기 힘든 각 부문별 최고 선수로 인정받고 있는 사람들이다. 단 하룻밤의 도박장 출입 사실을 갖고 이런 사실을 도외시한 채 이들을 함부로 평가하는 건 크게 무리가 있다.
뿐만 아니라 도박장에 발을 들여 놓은 이들 선수의 입장도 한번쯤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이들이 일부 졸부들처럼 해외 도박장에서 흥청망청 도박을 즐기기 위해 간 것인지, 아니면 큰 경기를 치루는데 따른 심리적 압박감을 잠시 해소하기 위해 간 것인지도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는 말이다. 꾼들처럼 밤을 새워가며 도박을 즐기지 않은 것으로 봐선 아마도 후자의 경우가 아닐까 생각되는데, 그렇다면 지금 이들에게 퍼부어지고 있는 비난은 너무 과하다.
특히 ‘드림팀’이라는 턱없는 닉네임을 붙여 이들로 하여금 승리에 대한 중압감에 시달리도록 만드는가 하면 국제경기에서 제 기량을 발휘하지 못하거나 기대에 어긋나게 패하기라도 하는 날엔 ‘국내용 선수’니 뭐니 해가며 온갖 모욕과 비난을 퍼붓곤 하는, 그래서 큰 국제경기에 나가면 이런 부담감 때문에 뻣뻣이 몸이 굳는 바람에 있는 기량조차 제대로 발휘하지 못하도록 만들기 일쑤인 우리의 잘못된 관심과 성원방식은 젖혀둔 채 선수들의 작은 잘못만을 나무라는 것은 옳지 않다.
도박 그 자체가 나쁜 것이므로 가까이 해선 안된다고 말한다면, 이는 충분히 수긍할 수 있다. 그러나 국가를 대표해 올림픽에 출전한 선수들이 도박장에 간 것이 잘못됐다는 식의 현재의 비난행태에 대해선, 전적으로 수긍할 수는 없다. 잘한 짓이라고까지는 못하겠지만, 있을 수 있는 일이며, 그저 좀 따끔하게 한번 야단을 치는 정도에서 끝내야 할 일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다른 무엇보다도 지금 현재 우리가 명심해야 할 것은, 아직 경기는 끝나지 않았다는 사실이다. 따라서 지금 우리가 해야 할 일은 도박장에 한번 출입한 따위 작은 실수를 빌미 삼아 선수들의 기를 죽이는 것이 아니다. 그보다는 메달 획득 여부를 떠나 야구드림팀 선수들이 남은 경기에서 그동안 갈고 닦은 기량을 세계 만방에 아낌없이 선보이며 좋은 경기를 펼침으로써, 올림픽 본연의 목적인 스포츠를 통한 국가간 교류와 친목 도모 등을 충실히 이행할 수 있도록 격려와 성원을 보내주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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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0-09-21 12:1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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