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마이스타

타이틀 홀더의 비애

만드는 기록 - 소모되는 선수

00.06.30 14:55최종업데이트00.06.30 16: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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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최고의 마무리는 시즌이 절반밖에 안지났지만 거의 굳어졌다고 볼 수 있다. 작년이 삼성의 임창용, 두산의 진필중의 양강구도였다면, 올핸 진필중의 독주체제가 시즌 전반기부터 확고하게 자리잡혀 있다.

임창용은 팀의 부침 속에서 불규칙적으로 등판하며 공의 위력이 작년만 못한 모습을 보여주는데 반해 진필중의 등판은 곧 승리라는 확고한 신념을 팀동료는 물론 상대팀에게도 안겨주고 있다.

현재의 페이스대로라면 작년의 구원신기록을 깰 수 있는 확률이 높다.
또 하나의 대기록의 수립을 박수를 치며 반기고 싶은 맘이 없는 것은 아니나 그에 앞서 진필중의 무리가 걱정된다.

작년 구원타이틀 홀더인 진필중의 포스트시즌 성적은 처참하기 이를데 없었다. 진필중과 구원 경쟁을 벌였던 임창용 역시 다르지 않았다.
수호신, 불패라는 수식어가 민망할 정도로 가장 중요한 경기에 등판한 이들은 2진급 선수만도 못하게 두들겨 맞고, 승리를 눈앞에 두고 팀을 패배로 이끄는 투구를 해서 팬들을 경악케 했다.

또 다시 올해 진필중이 구원신기록을 향해 순항하고 있다. 그의 올해 포스트 시즌 성적이 눈앞에 보이는 듯 하다. 눈앞의 승리에 급급해 더욱 큰 것을 놓치는 우를 우리는 매년 보아왔다.

역대 투수부문의 타이틀 홀더(방어율, 다승, 구원등)들은 대부분 가을잔치에서 성적이 좋지 못했다. 이유는 간단하다. 투구는 소모적 행위이고 인간의 체력엔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진필중을 몇년 반짝하다 쓰러지게 하려면 현재의 무차별 등판도 별무상관이다. 그러나 그의 투구를 오래 감상하고, 가을잔치에서 필중불패의 투구를 보이려면 이 더운 여름에 체력을 비축하고 기록에 연연하지 않는 정도의 등판법이 필요하다.
2000-06-30 15:02 ⓒ 2007 Ohmy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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