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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찬호 경기가 항상 흥미진진한 이유

00.05.31 11:22최종업데이트00.05.31 18: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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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이저리그는 프로야구 선수라면 한번쯤 서보고 싶어하는 꿈의 무대다. 저마다 최고의 기량을 가진 일급 선수들이 모여 자웅을 겨루는 프로 중의 프로가 모인 곳이다.

그런데 이 메이저리그에서는 반짝하는 선수보다는 꾸준히 제 기량을 유지하는 선수를 더 높게 친다. 특히 투수들은 더 그렇다. 한두 번 무실점 완봉승을 거뒀던 선수보다는 몇점 내주더라도 구위가 일정하고 마운드를 넘길 때까지 제 페이스를 유지하는 선수가 더 훌륭한 투수라는 말이다.

페드로 마르티네즈, 랜디 존슨, 케빈 브라운 등 특급 선수들은 물론이고 데럴 카일, 마이크 햄턴, 데니 그레이브스 등도 꾸준하기로 이름난 선수들이다. 최근의 김병현도 이 축에 속할 듯하다.

그러나 박찬호를 이 범주에 넣는다면 선뜻 동의하지 못하는 사람들이 많다. 오히려 박찬호는 `안 꾸준하기'의 대명사처럼 여겨지기도 한다. 쉽게 승리를 거둘 것이라고 예측한 경기에서는 실점을 남발하기 일쑤고, 어렵다고 예측된 경기는 오히려 호투를 보이니 그럴 만도 한 것이다.

지난 25일 신시내티 레즈전은 상대투수가 `약골'인데다 최근 켄 그리피 주니어의 부진으로 어느 정도 쉬운 경기가 예상됐다. 박찬호는 이런 기대를 저버리지 않고 1~3회는 잘 끝마쳤다. 그러나 4회 이후 박찬호는 갑작스런 난조를 보이며 무너져 4안타 4실점을 기록하고 6이닝만에 교체됐다. 다저스는 이날 레즈에 10-3으로 대패했다.

한편 30일 최근 3연승을 달려 상승세를 타고 있는 뉴욕 메츠와의 승부. 상대투수가 일급 투수 알 라이터인데다 메츠에는 박찬호에 특히 강한 마이크 피아자와 로빈 벤추라가 버티고 있어 힘든 경기가 예상됐다. 그러나 결과는 7이닝 무실점 완승.

국내외 야구전문가들 사이에서는 박찬호를 도대체 손톱 만큼도 가늠할 수가 없다는 하소연이 나온다. 야구같은 기록경기에서는 지난 기록을 근거로 해서 예상이 나오는데 박찬호에겐 이전 기록이 예상값을 뽑는데 전혀 도움이 안된다는 것이다.

박찬호의 경기는 상대가 약팀이건 강팀이건 간에 항상 흥미진진하다. 왜냐하면 질지 이길지 사전에 전혀 예상할 수 없기 때문이다. 맥과이어, 소사, 그리피 같은 선수들에겐 덥석덥석 삼진을 잘 낚는데 상대방 투수에겐 종종 안타를 맞곤 한다.

강팀에겐 강하고 약팀에겐 약한 것이 스포츠에선 결코 좋은 게 아니다. 강자를 만나 좋은 경기를 보였어도 약체를 만나 어려운 경기를 펼치면 실력을 의심받는다. 강팀에 강했던 만큼 약체팀에겐 더욱 강한 카리스마를 보여야 하는게 스포츠선수다. 그래야 자신의 몸값도 올라가고 팬들도 더욱 즐거워한다.
2000-05-31 11:24 ⓒ 2007 Ohmy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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