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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축구 부진의 원인은?

투지와 스트라이커 없이 세계 무대 도약은 어렵다.

00.04.27 19:35최종업데이트00.04.28 10: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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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언론들이 '잠실대첩' 운운하며 4월 26일의 한국과 일본의 국가대표간 축구 교환 경기를 대대적으로 보도한 4월 27일 일본의 마이니치, 요미우리, 니깐스포츠, 아사이, 산께이 등의 주요 언론들도 우리처럼 그렇게 난리를 피지는 않았으나 나름대로 비중 있게 다루었다.

최근의 일본 성인대표팀의 부진은 무엇일까? 타산지석으로 삼기 위해 한번 알아볼 필요가 있겠다.

앞서의 중국과의 친선 경기 0 대 0 무승부에 이어 한국전에서도 무득점하자 일본 언론들은 모두 득점력 빈곤을 꼬집었다. 나아가 아무런 비전도 제시하지 못한 졸전이었다고 혹평하였다.

산께이 스포츠는 "기술이 있는 젊은 힘을 적극적으로 등용하고 있는 지금의 일본과 베테랑을 고용한 안정 세력으로 싸운 한국. 월드컵이 개최되는 2년 뒤 팀의 성장에서 생각하면 전자의 편이 위겠지만, 일본에 오랫동안 과제로서 계속 말하는 득점력부족은 개선의 조짐이 전혀 보이지 않았다"고 하였고, 니깐스포츠는 트르시에 감독(45)이 실점 뒤에 당황해 선수를 교대시키고 우왕좌왕하였다며 트루시에 감독의 경질을 암시했다.

성인 대표팀을 맡은 후 5승 5패 5무승부를 기록하게 된 트루시에 감독도 "결정력 부족은 모든 팀이 안고 있는 숙제다. 나아지고 있다는 것이 중요하다"고 했다.

일본의 언론이 이번 일본팀의 경기 내용에 대해 전술, 선수 관리 등등의 모든 면에서 매우 비판적이기는 하지만, 이 날 경기를 지켜본 한국의 축구 팬들은 오히려 전체적으로 중원을 장악한 나카다, 나나미 등의 일본 미등필드진이 부러웠을지도 모르겠다.

객관적으로 이번 경기는 내용면에서 일본의 전체적인 우세 속에 10명이 싸운 정신력과 골 결정력 면에서 한국의 승리였다.

일본 축구는 많은 투자를 통해 그동안 빠른 성장세를 보여 왔으며 오랜 준비 끝에 아시아 최고 수준의 J 리그를 출범시켰다. 드디어 일본은 브라질 유학파를 중심으로 1992년 일본에서 아시안컵을 유치, 우승을 차지하였고 1998년에는 월드컵 본선 진출의 꿈도 이루었다.

그럼에도 이렇게 성장한 일본 축구를 보면서 우리가 한편으로는 그렇게 일본 축구가 두렵게만 느껴지지 않는 이유는 무엇일까? 일본 축구가 해결하지 못하고 있는 두가지를 지적하고자 한다.

첫째, 승부욕이다.

과거 70년대 한국 축구가 일본을 완전히 제압하던 시절에 우리는 그들의 축구를 너무 '교과서적'이라고 하였다. 그러면서 그들에게서는 이기고자하는 투지가 보이지 않는다고 하였다. 그때는 워낙 한국과 실력 차이가 나서 패배의식에 빠져 있어서 그런가 보다 하였다.

그런데 실제로 최근 우리보다 낫다고까지 평가받을 정도로 성장한 일본 축구를 보면서도 투지, 승부 근성, 그들 말로 '곤조'를 찾아보기 힘들다.

그래서인지 그들은 시합 내용은 좋았으면서도 결정적인 시합에서 낭패를 보는 경우가 많았다. 94년 미국 월드컵 예선 이라크와의 최종전 패배, 94년 아시안 게임 한국과의 준준결승 패배, 98년 프랑스 월드컵 예선 한국과의 홈경기 패배, 98년 아시안 게임 예선 한국전 패배 등등. 즉 큰 시합에 약한 모습을 보여준다.

그들의 그 '곤조'를 한번 보여준 것은 프랑스 월드컵 예선 한국과의 어웨이 서울 경기에서 승리하며 대망의 월드컵 본선 진출을 하게된 경기 정도로만 기억된다. 그들은 이 경기의 승리를 위해 메스컴을 비롯해 전 선수가 똘똘 뭉쳤고, 무엇보다 오카다 다케시 당시 일본축구대표팀 감독의 카리스마가 빛났다.

하지만 왜지 일본 축구를 보면, 70년대 유재두 선수와의 리턴 매치에서 승리하였던 와지마 고이치 전 세계 주니어 미들급 챔피언에게 있었던 투지는 엿볼 수 없다. 세계 축구에서 일본 축구의 현 위치로 볼 때, 개인기나 전략 등 기술적 측면의 실력 향상과 함께 아직까지는 "Fighting Spirit"가 필요하다.

이번 한일전에서 일본 패배의 근본 원인은 조금 심하다고 할 정도로 몸을 사리지 않은 한국 선수에 비해 상대적으로 이기고자 하는 투지가 부족했다고 볼 수 있다.

둘째, 스트라이커의 부재다.

일본은 1968년 가마모토라는 걸출한 스트라이커 한명을 앞세워 멕시코 올림픽에서 동메달을 획득하는 쾌거를 이룩했다. 그 후 침체일로를 걷던 일본은 80년대 초 차범근 선수가 독일에서 활약하던 시절 오쿠데라 선수를 역시 독일 분데스리그에 진출시켰지만 그 역시 수비형 미드필더로만 활약했을 뿐이었다.

그 후 일본의 자존심 미우라 가즈요시가 나타날 때까지도 우리가 기억하고 있는 일본 축구의 대표적 골게터가 없다. 오죽 했으면 브라질 출신의 로페즈를 편법으로 귀화시켰을까. 죠 쇼지 정도가 나왔지만 우리의 최용수와 바꾸지 않는다.

우리 대표팀 역시 골 결정력 부족을 수십년간 지적 받아오고 있지만, 당대 아시아 최고의 스트라이커로 평가 받는 최정민-이회택-차범근-최순호-김주성-황선홍-최용수로 이어지는 스트라이커를 보유하여 왔다. 또 번번히 월드컵 본선 16강 진출에는 실패하였어도 월드컵 본선에서 세계 강호들을 상대로 골을 넣어 왔다.

그러나 일본은 세계적인 미드필더 나카타 등 아시아 최고의 미드필더진을 보유하고 내용적으로 좋은 경기를 펼쳤음에도 '98 프랑스 월드컵에서나 지난 '99 코파 아메리카에서 골게터 부재를 절감하며 득점 빈곤에 시달렸다.

일본 축구는 세트플레이나 멋진 패스에 의해 포메이션화한 플레이에 의한 득점은 강해도 스트라이커 한방에 의한 득점력이 거의 없다. 결정적인 시합에서 한방을 터트려 줄 수 있는 "4번 타자"가 없는 것이다. 아시아 수준에서는 상대적으로 개인기가 좋으니 이렇게 만들어 내는 득점이 가능하지만 세계 수준에서는 어림없다.

실제로 한국은 최근의 브라질과의 경기에서 승리하는 등 선전하지만 일본은 맥을 못쳤다. 승부의 결과를 떠나 우리는 '86 월드컵 이태리와의 경기에서 최순호의 장쾌한 동점골 등 수많은 한방을 기억하고 있지만 일본은 없다.

이번 한일전에서 스트라이커로 나선 J 리그의 상징적 골게터인 이와타 소속의 나카야마 선수는 아시아클럽컵에서의 피로가 풀리지 않은 듯 변변한 슈팅 하나 날리지 못했다.

J 리그의 인기 감소로 위기를 맞고 있는 일본 축구. 대표팀의 정신력 해이와 스트라이커 부재로 인한 득점력 빈곤은 일본 축구의 영원한 숙제다.

덧붙이는 글 | 그러면 한국 축구는? .......

2000-04-27 19:55 ⓒ 2007 OhmyNews
덧붙이는 글 그러면 한국 축구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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