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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기사]해외 이색 스포츠 크리켓 (25) - 최종회

매우 생소한 해외 이색 스포츠, 크리켓(Cricket)에 대한 모든 것

00.04.24 12:25최종업데이트00.04.25 18: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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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 시리즈를 마치며 : 내가 크리켓을 사랑하게 된 이유

기자가 크리켓이라는 운동을 처음 들어본 것은 지난 1988년, 업무상 자주 접촉하던 인도 사람들을 통해서였다.

그들은 야구를 전혀 이해하지 못하고 있었고, 오히려 기자에게 크리켓을 어떻게 모르느냐고 할 정도였다. 인도, 파키스탄, 방글라데시, 스리랑카 등의 서남아 출장이 잦아지게 되었지만, 휴일에 종일토록 호텔방에 있어 봐야 크리켓 외에는 그나마 즐길만한 프로그램을 찾아볼 수 없었다.

그래서 야구를 해본 경험을 바탕으로 하여 그들의 최대 스포츠인 크리켓의 간단한 룰 정도를 포함하여 크리켓의 기초를 알게 되면, 비즈니스 차원에서도 나쁠 것이 없고 서남아 국가 지역 출장이 그리 따분하지도 않겠다는 생각이 들어 식사시간이나 여가시간에 주위에서 TV의 크리켓 중계를 볼 기회가 생기면 그들에게 크리켓에 대하여 물어 보았다.

그들은 마치 우리에게 야구를 모르는 외국인이 야구에 대해 물어 오거나 혹은 우리의 씨름에 대해 궁금해하면 우리 역시 정성껏 가르쳐 주듯이 크리켓에 대해 상세히 알려 주었고 크리켓의 기초적인 규칙은 의외로 어렵지 않았다. 야구의 '원시적 버전'으로 생각하면 쉬웠다.

서남아 국가에 비즈니스 출장을 오는 많은 외국인들이 흔히 "So Boring Countries"라고 할 때, 크리켓을 이해하기 시작한 이후로 기자는 이들 국가가 더 이상 따분한 나라들이라는 생각이 들지 않았고 그들과 크리켓에 대해 이야기할 수 있게 되었다는 것은 비즈니스에서도 많은 도움이 되었다.

마치 이태리 사람들과 축구, 싸이클, 스키 이야기를 하거나 미국 사람들과 야구, 미식축구, 하키, 농구 이야기를 하듯이.

실제로 이들 국가에서는 우리의 골목 축구나 야구, 농구와 같이 공터에 아이들 몇몇이 모이면 어김없이 크리켓 '놀이"를 한다. 오염될 때로 오염된 인도 봄베이 해안가 백사장에서부터 가난으로 찌든 방글라데시 타카의 빈민가의 뒷골목에 이르기까지...

그들 생활의 일부라는 것을 느끼기 시작하며 크리켓에 대해 좀더 깊숙하게 알게 되었고 유럽 출장 중에는 크리켓 경기장에서 직접 크리켓을 볼 기회를 갖기도 하면서,

왜 그들을 그토록 크리켓에 빠져 있는 것일까라는 의구심이 생겼을 때, 기자도 그들처럼 이미 크리켓에 '중독'이 되어 있었다. 크리켓보다는 야구와 미국식 스포츠 정신에 먼저 익숙하였던 기자가 그들처럼 크리켓을 사랑하게 된 이유는 무엇일까?

첫째, 무엇보다 크리켓에서는 진정으로 상대방과 규칙과 심판의 판정을 존중한다. 요즘 어느 스포츠나 심판 판정에 대한 불만이 있고 특히 우리나 미국의 프로 스포츠에서 보면 심판 판정에 불복하는 경우가 수없이 많고, 심판 폭행, 선수간의 패싸움 등, 진정으로 스포츠 정신과는 배치되는 일들이 스포츠의 현장에서 일어나고 있다.

그러나 기자는 지금까지 경기장이나 TV 중계를 통해서 크리켓을 수없이 보아 왔지만 심판 판정에 불복하며 격렬하게 항의하는 장면이나 선수들간의 집단 몸싸움 등을 본적이 없다. 악명 높은 영국의 극성 축구팬들인 '훌리건'도 영국의 크리켓 경기장에서는 찾아볼 수 없다.

실제로 기자는 크리켓 경기의 심판을 직접 보는 경우가 종종 있는데, 판정을 내린 기자 본인 역시 판정이 매우 애매한 경우였다면 마음속으로는 불리한 판정을 받게된 팀에 인간적으로 약간 미안한 감정이 들게 마련이지만, 오히려 선수들은 한번의 의례적 어필을 한 후 바로 그 판정 결과를 받아들인다.

둘째, 이러한 이유로 크리켓은 매우 교육적이다. 어느 스포츠나 그 스포츠의 고유 정신은 교육적이지 않은 경우가 없다.

"Anima Sana In Corpore Sano" (건전한 정신은 건강한 육체에서라) 라는 고대 스포츠 정신을 나타내는 라틴어 문장을 예로 들지 않더라도 우리는 스포츠가 교육적이라고 강조한다. 하지만 요즘 스포츠가 과연 교육적일까? 교육의 연장이라고 하는 우리의 학원 스포츠에서조차 승부 조작과 입시 부정이 공공연히 드러나고 있다.

그것은 현대 스포츠가 승부의 결과만을 너무 강조하여 본래의 정신을 잃어가고 있기 때문이기도 하고 한편으로 경기 자체에도 문제가 있는 것 같다.

기록 경기의 경우는 좀 다르겠으나 대부분의 구기 운동의 경우 스포츠 고유의 운동 능력보다는 상대방을 '속여야' 승리하는 경우가 있다.

야구의 경우만 해도 타자와 투수는 끊임없는 머리 싸움을 하며 상대방을 속이려 하고 승리를 위해 투수가 너무 연투하거나 무리하게 잦은 변화구 구사로 어린 나이에 몸을 버리는 경우도 있으며 탁구의 경우 상대방이 어떤 써브를 넣을지 알 수 없다. 이러한 것들은 일면 비교육적일 수 있다.

크리켓의 규칙들은 이러한 비교육적인 요소를 가능하면 배제시킨다. 예를 들어 능력에 따라 빠른 볼 보울러는 빠른 볼만 던지고 스핀 보울러는 변화구만 던지도록 교육시킨다.

또 투수시 투구하는 지점을 사전에 타자에게 일러 주어야만 한다. 크리켓에서는 많은 경우, '재미'와 '교육' 중에 교육을 선택한다. 왜 많은 나라에서 학원 스포츠로 크리켓을 의무화하거나 권장하는지 이해할 수 있는 대목이다.

셋째, 크리켓의 사회성이다. 물론 크리켓에도 스타가 있다. 이 사회에도 스타가 있듯이. 하지만 어느 한 선수에 너무 의지하여서는 승리할 수 없다. 다른 스포츠의 경우 룰에 의해서도 스타가 발생하는 경우가 있고 스타를 만들기 위해 룰을 바꾸기도 한다.

야구에서 한 투수가 퍼펙트 게임를 하여 대단한 영광을 얻은 경우, 물론 투수의 개인 능력도 뛰어 났겠지만 그 퍼팩트 경기를 위해 함께 노력한 수비수들은 누구도 기억하지 않는다.

크리켓의 경우, 한 선수가 그토록 혼자서 빛나는 활약을 하기도 규칙상 힘들지만, 아웃 카운트 하나 하나에도 같이 노력한 선수들을 기록한다. 야구나 다른 스포츠의 경우 그 선수의 개인 기록은 중시해도 그 선수가 소속된 팀의 성적은 별로 중요시 않는 듯하다.

예를 들어 양준혁 선수는 훌륭한 야구 선수임에는 틀림없지만 이상하리만큼 그가 속한 팀의 성적은 좋지 않다. 반대로 자기가 옮겨가는 팀마다 좋은 성적을 올리는 선수도 있다.

그럼에도 소속 팀의 성적을 중요하게 관리하지 않으니 당연히 선수들은 개인 성적에 연연하는 경기를 벌일 수밖에 없게 된다. 인간의 사회적 기여도를 재듯이 크리켓에서는 리더십과 함께 그 선수의 개인 성적뿐만이 아닌 팀 기여도 역시 중시한다.

넷째, 실제로 크리켓을 해보면 느끼는 것이지만 크리켓은 남녀노소가 즐길 수 있다. 야구의 경우 배트의 반발력이 좋아 타구 속도가 빠르고 강해서 노약자나 여성들에게는 다소 부상의 위험이 있지만 크리켓은 맨손으로도 타구를 잡을 수 있다.

너무 힘과 운동 능력을 강조하는 스포츠의 경우 상대적으로 이러한 능력이 떨어지는 사람들에게는 함께 운동하는 것이 벅차지만, 크리켓에서는 누구에게나 이 11명의 사회 일원이 될 수 있는 길이 열려 있다.

그 외에도 기자가 느끼는 점이 좀 더 있지만, 너무 크리켓의 장점만을 열거하다 보면 오히려 독자 분들의 반감만 불러일으키지 않을까 하는 우려에서 이 정도로 크리켓에 대한 이야기는 마치고,

지난 2월 21일부터 두 달 넘게 총 25회에 걸친 시리즈를 통해 독자 여러분들이 조금이나마 크리켓에 대해 알게 되는데 도움이 되었다면 큰 기쁨으로 생각하며 연재를 마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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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연재하게 해 주신 오마이뉴스 편집진 여러분과 끝까지 보아주신 독자 여러분께 다시 한번 감사드립니다.

2. 지금까지 연재한 내용들은 http://clicket.inticity.com 에도 다시 정리되어 있습니다. 좀 더 크리켓에 관심있는 분은 방문하여 보세요.

덧붙이는 글 | 시리즈 순서
(1) 크리켓 걸음마
(2) 크리켓의 기초 - 공격 : 배팅 (Batting) 
(3) 크리켓의 기초 - 보울링 (Bowling) 과 수비 (Fielding) 
(4) 크리켓의 기초 - 경기장 (Field) 과 핏치 (Pitch) 
(5) 크리켓의 기초 - 득점 (Score Runs)
(6) 크리켓의 기초 - 오버 (Overs)
(7) 크리켓의 기초 - 아웃 (Out) 
(8) 크리켓의 기초 - 보울링 관련 규칙 
(9) 크리켓의 기초 - 심판 (Umpires) 
(10) 크리켓 이야기 - 1  (11) 크리켓 이야기 - 2 
(12) 크리켓 이야기 - 3  (13) 크리켓 이야기 - 4 
(14) 크리켓 이야기 - 5  (15) 크리켓 이야기 - 6 
(16) 크리켓 이야기 - 7  (17) 크리켓 이야기 - 8 
(18) 크리켓 이야기 - 9  (19) 크리켓 이야기 - 10 
(20) 크리켓 이야기 - 11  (21) 크리켓 이야기 - 12 
(22) 크리켓 이야기 - 13  (23) 크리켓 이야기 - 14 
(24) 한국의 크리켓  (25) 시리즈를 마치며

2000-04-24 12:32 ⓒ 2007 OhmyNews
덧붙이는 글 시리즈 순서
(1) 크리켓 걸음마
(2) 크리켓의 기초 - 공격 : 배팅 (Batting) 
(3) 크리켓의 기초 - 보울링 (Bowling) 과 수비 (Fielding) 
(4) 크리켓의 기초 - 경기장 (Field) 과 핏치 (Pitch) 
(5) 크리켓의 기초 - 득점 (Score Runs)
(6) 크리켓의 기초 - 오버 (Overs)
(7) 크리켓의 기초 - 아웃 (Out) 
(8) 크리켓의 기초 - 보울링 관련 규칙 
(9) 크리켓의 기초 - 심판 (Umpires) 
(10) 크리켓 이야기 - 1  (11) 크리켓 이야기 - 2 
(12) 크리켓 이야기 - 3  (13) 크리켓 이야기 - 4 
(14) 크리켓 이야기 - 5  (15) 크리켓 이야기 - 6 
(16) 크리켓 이야기 - 7  (17) 크리켓 이야기 - 8 
(18) 크리켓 이야기 - 9  (19) 크리켓 이야기 - 10 
(20) 크리켓 이야기 - 11  (21) 크리켓 이야기 - 12 
(22) 크리켓 이야기 - 13  (23) 크리켓 이야기 - 14 
(24) 한국의 크리켓  (25) 시리즈를 마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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