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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대들은 읽기 보다는 보는 것이 더 친숙한 세대이다. 이른바 영상세대인 것이다. 이민선 양(상일여고 3학년)은 작년 12월 결성된 청소년 영상 제작단의 대표로서 고교생 영화 매니아이다.
중학생 시절부터 영화와 인연을 맺은 민선이는 3-4백명의 청소년 회원이 주축인 청소년 영상제작단의 리더로서 활약하고 있는 것이다. 영화 연출의 꿈을 구체적으로 실현해 가고 있는 민선이의 이야기를 들어 보았다.
'청소년이 만든 영화'하면 떠오르는 영화 제목이 <너희가 중딩을 아느냐?>이다. 이 영화는 영파여중 방송반 학생들이 만든 영화로 일반인들에게도 널리 알려져 있다. 이민선 양도 영파여중 방송반 출신이다.
"<너희가....>는 후배들이 만든 영화에요. 중1때 방송부원으로 활동하면서 당시 지도교사였던 김종현 선생님으로부터 영화 만들기를 배웠죠."
방송반 가입으로 영화와의 인연을 시작한 민선이는 여러편의 습작을 통해 영화와 친해졌고 고2때는 본인이 직접 <소리>란 제목으로 11분 짜리 단편영화를 만들었다.
"<소리>는 어느때부터인가 어떤 소리를 듣게된 한 인간이 겪는 인간소외를 그린 작품이에요. 인간소외가 주변사람들로 인한 것인지 혼자 스스로 빠져 드는가를 영상으로 표현한 것이죠."
친구와 함께 공동으로 시나리오를 쓰고 연출한 <소리>는 서울 청소년 국제영화제에서 추천작으로 선정됐고 99년 우등 청소년영화제에서 입선을 하기도 했다.
중학교 시절부터 영화 배우기를 시작한 이 양이기에 영화에 대한 스스로의 생각이 있을 것이다.
"영화는 뭐랄까..... 흔적을 남기는 것이라고 봐요. 개인에겐 일기와도 같은 것이죠. 유년기의 흔적을 기록하는 것이 영화라고 생각해요. 만드는 과정은 힘들고 짜증이 나지만 만든 완성품을 보면 성취감이 크죠."
최근에 보았던 영화들에 대한 평가 역시 날카로운데가 있다.
"<박하사탕>은 어려운 얘기를 쉽게 풀어내면서 하나의 모티브를 잘 잡은 것 같아요. 감독의 능력이 뛰어 나더군요. 전 감독의 능력은 관객과의 의사소통을 얼마나 잘 이뤄내느냐에 달려 있다고 보는데 <텔미섬띵>은 감독이 혼자 이해하는 영화인 것 같아서 별로 좋아하지 않아요."
감독과 관객사이의 대화가 필요하다며 민선이가 추천한 영화는 <바그다드의 카페>란 영화였다. 한 여인이 우연히 머물게된 카페에서 인간과 인간사이의 이해와 사랑을 그린 영화인데 민선이는 큰 감동을 받았단다. 이외에도 민선이는 <그랑부르>와 <제8요일> 등을 좋은 영화로 추천했는데 모두 재미와 의식이 있는 영화라고 소개 한다.
민선이는 언론과 방송에서 회자되는 이른바 N세대라며 청소년들을 지칭하는 것에 대해서 불만을 갖고 있다.
"N세대라고 말하는 어른들의 숨은 의도는 상업성 아닌가요. N세대는 어른들이 만든 이미지에 불과한 것이죠."
청소년을 말하지만 진정한 청소년은 없다는 것이 민선이의 주장이다. 민선이는 KBS 청소년 드라마 <학교2>의 예를 들었다.
"<학교2>란 드라마는 학생들의 현실적인 이야기가 없어요. 청소년을 소재로 하고 있지만 어른들의 생각으로 만들어 가고 있는 것 같아요. 가령 드라마에선 주인공 선생님들은 학생들을 위해서 무엇을 할까만 고민하는 것 같은데 일선 선생님들은 그러한 극중의 선생님들을 보면서 더욱 부담감만 생긴다고 이야기 하더군요. 그 드라마를 통해서 한편의 코미디를 보는 셈이죠."
민선이는 자신이 <학교2>를 연출한다면 리얼리티를 살리는 쪽으로 하고 싶다고 말한다. 영상 매체에 이렇게 똑소리나게 자신의 주관이 뚜렷한 민선이가 소속된 청소년 영상제작단은 '영상에 관심 있는 청소년들이라면 누구든지 회원이 될 수 있는 순수 청소년 영상 모임'이다.
전국 각 학교의 방송반 친구들과 개인이라도 희망한다면 인터넷 다음 사이트의 카페에 들어가서 회원에 가입하면 된단다. 전체 회원은 3백-4백명선인데 정기적인 모임 등을 가지며 영상제작의 실무와 이론을 익히고 있다.
개학이 되면서 민선이도 3학년. 요즈음 진로에 대해서 많은 고민을 한다. "앞으로 영화쪽 일을 하고 싶지만 대학은 영화과 보단 기타 전공을 통해서 폭 넓은 경험을 하고 싶어요. 현재도 공부도 해야하고 영화 관련 일을 해야 되기에 무척 바쁜 편이죠"
민선이는 영화뿐만 아니라 공부까지도 신경을 써야 하는 현실이 불만스럽다. 그래도 영화일은 포기할 수 없는 민선이의 꿈과 희망이란다.
중학생 시절부터 영화와 인연을 맺어 영화 이론과 실기를 두루 익혀온 민선이. 비디오 렌즈를 바라보는 민선이의 눈빛이 예사롭지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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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0-03-29 13:0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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