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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O `파행유도 혐의' 받지 말도록

00.01.31 00:00최종업데이트00.02.18 16: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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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일 밤 전격회동으로 대화의 물꼬를 튼 선수협과 KBO(한국야구위원회). 그동안 KBO는 '배후 불순세력설'과 '무조건 선수협 해체'를 목청껏 외치다 90%가 넘는 절대 다수 야구팬들과 시민·사회단체의 선수협 지지로 일단 선수협의 실체를 인정하는 쪽으로 한걸음 물러섰다.

그런데 이제 새롭게 KBO가 꺼내든 카드는 '집행부의 대표성' 문제. KBO는 "현재 선수협 집행부의 대표성은 인정할 수 없으니 각 구단의 주장이나 상조회장 등으로 새로 대표를 구성하라"고 요구했다.

이에 대해 선수협 주축선수(집행부)들의 반응은 차갑기 그지없다. 선수협의 대변인을 맡고 있는 강병규(두산) 선수는 "유니폼을 벗을 각오로 선수협을 출범시켜 여기까지 끌고 왔는데 현 집행부가 대표가 아니면 누가 대표란 말이냐"며 목소리를 높였다.

선수협을 인정시키기까지 천신만고의 고생을 겪은 현 집행부가 KBO의 '부당한 요구'에 울컥하는 것은 당연지사. 사실 KBO는 선수협의 인적 구성에 대해 이래라 저래라 할 권한이 없다. 선수협은 선수들이 스스로 만든 단체인 만큼 집행부 구성에 대한 일체의 권한은 선수들 자신이 갖고 있는 것이다. KBO가 선수들간의 협의체인 선수협의 집행부 구성에 대해 끼어드는 것은 선수협이 구단들의 협의를 담당하는 KBO의 인사권에 끼어드는 것과 마찬가지다.

그러나 선수협 회장인 송진우(한화) 선수는 KBO의 이 같은 요구에 대해 양보안을 제시했다. 송진우는 "선수협이 제 자리를 잡는다면 현 집행부가 물러날 용의가 있다"며 "일단 선수협 선수 전원이 팀 전지훈련에 참가한 뒤 시즌 개막 전에 프로야구 선수 전체가 모여 선수협 집행부를 새로 뽑겠다"고 제안했다. KBO가 선수협을 인정했듯이 선수협도 KBO의 집행부 불신임을 사실상 인정하고 새로 집행부를 구성할 것을 받아들인 셈이다.

송진우의 이 같은 제안은 이제 더 이상 양보안을 마련할 수 없는 선수협과 KBO의 입장으로선 그 중 합리적인 것으로 보인다.
KBO로서도 선수협을 인정했고 선수협도 집행부 불신임을 받아들였으므로 양측은 서로 한 발씩 물러선 셈이 되는 것. 만일 KBO가 물러설 대로 물러서 준 선수협에 이 이상 무리한 요구를 한다면 KBO는 '대화국면을 깨는 파행유도'의 혐의를 입게 된다.

이제 사태해결의 실마리는 KBO가 쥐고 있다. 새천년에는 새로운 부대에 프로야구의 잘 익은 술을 담글 수 있게 되기를 팬들은 학수고대하고 있다.
2000-01-31 00:00 ⓒ 2007 Ohmy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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