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일본 아이치현 나고야시 소재 파로마 미즈호 럭비장에서 열린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 게임 남자 럭비 세븐스 결승 라운드 일본과의 동메달 결정전에서 대한민국 선수들이 일본과 공을 두고 접전을 펼치고 있다.
박장식
지난 아시안 게임 당시에도 '메기 효과'를 보여줬던 중국이 이번에는 개최국 일본을 4강전에서 꺾고 결승에 진출했다. 전통적인 럭비 강국인 일본과 홍콩은 7인제 럭비에 몸을 맞춘 선수들을 이번 대회에도 선발해 남다른 몸놀림을 보여줬다.
대표팀은 실제로 홍콩과 일본에 고전했다. 조별 리그에서 태국을 24대 7로, 카자흐스탄을 33대 5로 이긴 대한민국은 같은 조 마지막 경기 상대로 만난 일본에게 14대 24를 기록하며 패배를 허용했다. 두 개의 트라이 차이라는 크지 않은 차이로 패배했지만, 높아진 일본 럭비의 벽이 여전히 공고함을 알 수 있었던 순간이었다.
최근 국제 대회에서 맞붙어 패배를 기록하기도 했던 UAE를 8강에서 만난 대한민국은 이번만큼은 승리를 거뒀다. 대표팀은 장정민이 찍어낸 세 개의 트라이를 앞세워 29대 12로 승리, 그간의 아쉬움을 털어내며 4강에 올랐다.
일본 상대 아쉬운 패배... 포기하지 않은 이문규 빛났다
4강 상대는 홍콩. 최근 승리를 거두지 못했던 홍콩에게 이번에도 고전했다. 경기 초반에는 이문규와 김선종이 트라이를 찍어내면서 대등한 경기가 되나 싶었지만, 후반전 상대가 두 번의 트라이를 기록할 동안 단 한 번의 득점을 뽑아내지 못하며 14대 35로 아쉬운 패배를 기록했다.
반대편 준결승으로 펼쳐진 중일전에서는 이변이 일어났다. 중국이 전반 기록한 두 차례의 트라이를 바탕으로 후반에는 걸어 잠그는 플레이를 선택하며 개최국 일본을 상대로 10대 7로 승리를 거둔 것. 이로서 한국의 동메달 결정전 상대로 일본이 내려오게 되었다.
다시 한 번 일본을 만난 대한민국은 분전했다. 전반전에만 두 번의 트라이를 내주며 고전한 대한민국은 상대 진영에 다가서며 득점을 시도했지만 상대에게 역습을 허용했다. 경기 종료 3분을 남긴 시각에는 한 번 더 추가 트라이를 허용하며 사실상 승리가 어려워진 순간, 경기장 안 한국 선수들은 힘이 빠진 듯 보였다.
정규 경기 시간이 끝나면서 영봉패를 내줄 것만 같았던 상황. 큰 기대 없이 앞으로 차낸 킥에 한국 선수 한 명이 내달렸다. 이문규(국군체육부대)였다. 이문규는 공을 잡아내는 데 성공하더니 일본 선수들을 따돌리고 대한민국의 이번 대회 마지막 트라이이자, 대한민국의 영봉패를 면한 마지막 자존심을 찍어냈다. 최종 스코어 5대 17.
힘을 써서 뛰었지만 아쉬움이 더 큰 경기였다. 대한민국은 1998년 방콕 대회 당시 럭비가 채택된 이후 단 한 번도 아시안 게임 메달을 놓치지 않았지만, 이번에 처음으로 '노 메달' 아쉬움을 안게 되었다. 경기 후 만난 유영남 대표팀 감독은 "지난 아시안 게임 때 주축으로 뛰었던 선수들이 이제는 많이 빠진 탓에, 세대 교체를 겪으면서 한 번쯤은 있어야 하는 상황이 왔다"고 담담하게 말했다.
유 감독은 "아쉬움은 있지만, 젊은 선수들이 경기 뛰는 것을 보면서 미래가 밝음을 알 수 있어 다행스러웠다. 3개월이라는 짧은 시간 동안 합을 맞추고 대회를 치렀음에도, 선수들이 최선을 다해줬다"라면서, "대표팀 선수들이 꾸준하게 시합을 뛰는 대신 국제 대회 때만 합을 맞추다 보니,아쉬운 결과가 이어진 것 같다"고 아쉬워했다.
▲3일 일본 아이치현 나고야시 소재 파로마 미즈호 럭비장에서 열린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 게임 남자 럭비 세븐스 결승 라운드 일본과의 동메달 결정전에서 한국 선수들이 일본 선수들과 스크럼을 짜고 있다.
박장식
"열심히 준비했는데... 국민들께 죄송"
이번 대회 가장 많은 트라이를 찍었던 장정민은 "이번 아시안 게임은 우리가 열심히 준비했는데, 이번이 첫 '목메달'이었다. 메달을 놓친 적이 없는데 아쉽다"면서, "항상 우리는 강팀을 상대로 생각하며 훈련하기에 우리가 준비한 대로 잘 하면 된다는 생각으로 임했는데..."라고 아쉬움에 말을 잇지 못했다.
그러며 장정민은 "세대교체가 한번에 확 된 대회였다. 아시안 게임에 처음 온 선수들이 많았는데, 그런 선수들이 말도 안 되는 활약을 펼쳤다. 그래서 이번을 계기로 선수들이 더욱 잘 하는 계기를 만들지 않을까 싶다"면서 말했다.
이어 장정민은 "책임감 갖고 후배들이 성장할 수 있도록 도와주려 애썼고, 그 과정에서 부담이 없었다면 거짓말이지만 후배들이 너무나도 잘 따라온 덕분에 조화를 이룰 수 있었다"라며, "후배들 역시 이번 대회를 더욱 강해지기 위한 발판으로 삼았으면 좋겠다"라고 당부를 남겼다.
이날 마지막 트라이를 찍어넣은 이문규는 "남은 시간이 우리가 경기를 뒤엎을 수는 없는 상황이었지만 열심히 준비를 한 만큼, 최선을 다해서 하자는 생각으로 트라이를 기록했다"라면서도, "첫 아시안 게임인 만큼 형들에 비해 실력이 떨어지는 부분도 있어 열심히 준비했다. 그럼에도 결과가 좋지 않아 아쉽고 형들에게도 죄송하다"라며 자책했다.
첫 아시안 게임을 마친 이준이 역시 "선배님들이 만드셨던 길 위에서 처음으로 메달을 따지 못해 국민에게도, 선배님에게도 죄송하다"라며, "정말 열심히 준비했지만, 우리가 준비한 모습이 모두 나오지 못했다. 이번 아쉬움을 계기로 올림픽 예선에서 잘 하기 위해 더욱 열심히 훈련하겠다"며 아쉬움을 드러냈다.
이준이는 "아시안 게임을 치르며 무엇이 부족한 지 느꼈다. 팀으로 돌아가서도 좋은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도록 열심히 할 것"이라며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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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중교통 이야기를 찾으면 하나의 심장이 뛰고, 스포츠의 감동적인 모습에 또 하나의 심장이 뛰는 사람. 철도부터 도로, 컬링, 럭비, 그리고 수많은 종목들... 과분한 것을 알면서도 현장의 즐거움을 알기에 양쪽 손에 모두 쥐고 싶어하는, 여전히 '라디오 스타'를 꿈꾸는 욕심쟁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