답답한 공격력... 모레노호, 베네수엘라와 졸전 끝에 무승부

[A매치 평가전] '하나은행 초청 축구 국가대표팀 친선경기' 한국 0-0 베네수엘라

 2일 울산 문수축구경기장에서 열린 대한민국과 베네수엘라의 축구 국가대표팀 평가전. 무승부를 거둔 한국 선수들이 경기가 끝난 후 서로 격려하고 있다
▲2일 울산 문수축구경기장에서 열린 대한민국과 베네수엘라의 축구 국가대표팀 평가전. 무승부를 거둔 한국 선수들이 경기가 끝난 후 서로 격려하고 있다연합뉴스

모레노호가 남미의 베네수엘라를 상대로 답답한 경기력으로 일관하며 졸전을 펼쳤다.

로베르트 모레노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 대표팀은 2일 오후 8시 울산 문수축구경기장에서 열린 '하나은행 초청 축구 국가대표팀 친선경기' 베네수엘라와의 A매치 평가전에서 득점 없이 0-0으로 비겼다.

이로써 모레노호는 출범 이후 3번의 A매치에서 1승 1무 1패를 기록하게 됐다.

[전반전] 슈팅 1개에 그친 최악의 졸전

한국의 모레노 감독은 4-4-2 포메이션을 가동했다. 송범근이 골문을 지킨 가운데 수비는 설영우-이한범-김민재-조현택이 자리했다. 미드필드는 이강인-박진섭-황인범-김민수, 투톱은 오현규-손흥민이 포진했다.

베네수엘라는 4-4-2로 맞섰다. 투톱은 제주스 하미레스-케빈 켈시, 미드필드는 글레이케르 멘도사-크리스티안 카세레스-양헬 에레라-델빈 알폰소가 자리했다. 포백은 루이스 발보-테오 킨테로,-나우엘 페라레시-존 아람부루, 골키퍼 장갑은 호세 콘트레라스가 꼈다.

전체적으로 매우 답답한 전반 45분이었다. 한국은 앞선 2경기와 비교해 에너지 레벨이 크게 떨어진 모습이었다. 강도 높은 전방 압박은 이뤄지지 않았고, 미드필드 싸움에서 우위를 점하지 못했다. 중앙 미드필더로 나선 황인범과 박진섭이 넓은 공간을 커버하기엔 무리가 따랐다.

후방 빌드업 상황에서도 베네수엘라의 맨투맨 전방 압박을 효과적으로 벗겨내는 데 어려움을 겪었다. 이에 롱패스 빈도가 늘어났고, 오현규-손흥민 투톱은 공중볼 경합 상황에서 줄곧 소유권을 내줬다.

베네수엘라는 전반 10분 카세레스의 프리킥으로 첫 번째 유효 슈팅을 기록했다. 전반 22분에도 왼쪽 박스 모서리 지점에서 멘도사의 프리킥이 옆 그물을 때렸다.

한국은 상대 진영으로의 전진이 여의치 않으면서 슈팅조차 기대하기 어려운 흐름으로 전개됐다. 첫 번째 슈팅이 전반 44분에서야 나올 만큼 무기력했다. 오른쪽에서 설영우가 올린 크로스가 오현규의 머리를 스치며 반대로 흘렀고, 조현택의 왼발 슈팅은 수비를 맞고 아웃됐다. 전반은 0-0으로 종료됐다.

[후반전] 송범근 골키퍼의 선방쇼...베네수엘라 파상공세 잠재우다

한국은 후반 들어 이강인의 위치를 좀 더 중앙으로 치우치도록 하고, 경기 템포를 끌어올리면서 분위기를 바꾸기 시작했다. 후반 5분 빠른 전환에 의한 공격 장면이 연출됐다. 황인범이 오른쪽으로 패스를 벌렸고, 설영우의 낮은 크로스를 손흥민이 슈팅으로 연결했으나 골키퍼 정면으로 향했다.

베네수엘라도 전반에 비해 좀 더 적극적으로 나섰다. 후반 11분 카세레스의 중거리 슈팅은 골문을 크게 벗어났다. 후반 14분에는 왼쪽에서 올라온 크로스를 라미레스가 헤더로 연결했지만 송범근 골키퍼 선방에 막혔다. 후반 19분에도 케시의 전진 드리블에 이은 박스 안 슈팅을 송범근 골키퍼가 안전하게 잡아냈다.

후반 22분 모레노 감독은 오현규, 김민수 대신 이동경, 김태현을 넣으며 3-4-2-1 포메이션의 변화를 꾀했다. 김태현을 왼쪽 스토퍼, 좌우 윙백에 조현택과 설영우를 배치했으며, 원톱 손흥민을 이강인과 이동경이 보좌하는 형태였다.

베네수엘라의 공격은 여전히 날카로웠다. 후반 26분 카세레스의 중거리 슈팅이 이한범의 몸에 맞고 골대를 튕겨 나오며 한숨을 돌렸다. 곧바로 이어진 상황에서 킨테로의 중거리 슈팅은 송범근 골키퍼가 선방했다.

모레노 감독은 선수 실험에 주력했다. 후반 35분 4명을 교체했다. 설영우, 김민재, 황인범, 조현택 대신 최준, 김태현, 박태준, 정승원이 넣으며 다시 포백으로 바꿨다. 최준-이한범-김태현(가시마)-김태현(전북)으로 구성된 포백 라인이었다. 후반 39분에도 손흥민, 박진섭을 불러들이고 오세훈과 김봉수를 투입했다.

후반 추가시간 47분 이동경의 시원한 왼발슛은 골키퍼 손에 걸리면서 끝내 포문을 열지 못했다. 경기는 0-0으로 종료됐다.

개선되지 않은 경기력... 많은 오답 노트 남기다

한국은 앞선 에콰도르-우루과이와의 2경기에서 천국과 지옥을 오갔다. 모레노 감독은 데뷔전이었던 에콰도르와의 첫 경기에서 3-0 완승하며 기분 좋은 출발을 했다. 4-4-2 포메이션을 가동한 모레노 감독은 짧은 시간 동안 디테일한 전술 운용 능력과 일사불란한 공수 간격, 강한 압박 등 뚜렷한 방향성을 선보이며 호평을 이끌어냈다.

그러나 4일 뒤 열린 우루과이전에서는 1-4 대패를 당했다. 하이 블록 수비로 인한 뒤 공간을 완전히 노출했고, 공수 간격 유지에서 문제점을 드러냈다. 좌우 풀백을 높은 위치까지 전진시킨 전략도 상대에게 측면 공간을 집요하게 공략당하는 결과를 초래했다.

그럼에도 한국보다 피파랭킹에서 앞선 에콰도르, 우루과이를 상대로 오답 노트를 찾은 것은 희망적인 요소다. 또 한 가지 긍정적인 점이라면 모레노 감독의 빠른 전술 변화 대처다. 전반전에서 나온 실수를 빠르게 수정해 후반에 흐름을 바꾼 것은 인상적이었다.

이번에 상대하는 베네수엘라는 FIFA 랭킹 47위로 한국보다 15계단이 낮다. 모레노 감독은 객관적인 전력이 약한 베네수엘라를 상대로 이전 경기의 문제점을 보완하고, 어떠한 전술을 선보일지가 관건이었다.

모레노 감독은 우루과이전과 비교해 5명의 선발 라인업을 바꿨다. 무엇보다 앞선 2경기에서 결장했던 중원의 사령관 황인범이 이번 베네수엘라전에서 첫 출전 기회를 잡았다. 김민수의 선발 출전도 눈여겨볼 포인트였다. 이번 A매치에서 생애 첫 A대표팀 유니폼을 입은 김민수는 지난 2경기에서 후반 교체 투입돼 뛰어난 경기력을 선보인 바 있다.

모레노 감독은 베네수엘라전을 하루 앞둔 공식 기자회견에서 "개인적인 실수보다는 팀적인 실수가 더 많았다고 생각한다. 해결책을 제시하기 위해 노력했다"라며, "11명 모두 수비를 하고 11명 모두 공격한다는 컨셉이다. 선수들이 본인의 개인적인 성과나 목표가 아니라 팀의 성과나 목표에 중점을 맞춘다면 좀 더 승리에 가까운 경기를 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 우리의 아이덴티티는 전원 공격과 전원 수비"라고 강조했다.

그런데 이날 전반전은 토탈 풋볼의 컨셉을 찾아보기 어려울 만큼 무기력함의 연속이었다. 4-4-2 포메이션의 구조적인 문제가 크게 노출됐다. 특히 미드필드 싸움에서 경기 내내 밀렸다는 점은 답답함으로 남았다.

투톱의 압박이 쉽게 벗겨지면서 고스란히 중앙 미드필더에게 큰 부담이 가중됐다. 이러한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센터백 2명이 공격적인 수비로 메우고자 했지만 이날 경기에서는 이마저도 쉽게 먹혀들지 않았다. 오른쪽 윙어로 나선 이강인도 몸에 맞지 않은 옷을 입은 느낌이 역력했다.

3경기 연속 4-4-2 포메이션으로만 일관했던 모레노 감독은 후반 중반 스리백으로 전술 변화를 가져갔으며, 많은 선수 교체를 통해 실험에 소홀히 하지 않는 모습이었다. 그러나 전체적인 90분 동안의 경기 내용에서는 완패에 가까웠다. 이날 패배를 면한 건 송범근 골키퍼의 활약 덕분이었다. 앞선 2경기에서 기회를 받은 김승규 대신 선발 출전한 그는 고비 때마다 안정적인 선방 능력으로 위기를 모면했다.

한편, 한국은 오는 6일 용인미르스타디움에서 우즈베키스탄과 A매치 4연전의 마지막 경기를 치른다.

하나은행 초청 축구 국가대표팀 친선경기
(울산문수축구경기장, 한국 울산 - 2026년 10월 2일)
한국 0
베네수엘라 0

선수 명단
한국 4-4-2 : GK 송범근 - 설영우(80'최준), 이한범, 김민재(80'김태현), 조현택(80'정승원) - 이강인, 박진섭(85'김봉수), 황인범(80'박태준), 김민수(67'김태현) - 오현규(67'이동경), 손흥민(85'오세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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