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민주에게 이번 아시안게임은 '실패'가 아닌 '미래에 대한 확신의 장'이었다는 평가다.
국제유도연맹
타고난 힘을 잡기와 업어치기로 바꾼 김민주의 유도
김민주의 유도는 어린 시절부터 남달랐던 힘에서 출발했다. 광주전남 나주 출신인 그는 힘이 좋다는 소문이 유도계에 전해질 정도였고, 신대철 광주교통공사 감독의 권유를 받아 선수 생활을 시작했다. 광주체중과 광주체고를 거치며 본격적으로 기량을 키웠다.
여자 78㎏급은 힘과 체격을 앞세운 선수들이 많은 체급이다. 그렇다고 힘만으로 국제무대에서 살아남기는 어렵다. 상대의 옷깃과 소매를 잡는 과정에서 주도권을 확보하고, 상대의 균형이 무너지는 순간 자신의 기술로 연결해야 한다.
김민주는 자신의 강점인 힘을 잡기 싸움과 업어치기로 연결했다. 신대철 감독은 김민주가 성실한 훈련으로 팔 힘을 끌어올리면서 잡기 싸움 뒤 업어치기를 연결하는 형태로 국제 경쟁력을 키웠다고 설명했다. 타고난 힘을 단순한 힘겨루기에 사용하는 것이 아니라 기술로 전환한 셈이다.
성장 과정에서도 이런 강점이 확인됐다. 김민주는 2022년 아시아 주니어선수권과 2023년 세계 주니어선수권에서 정상에 오르며 차세대 중량급 기대주로 이름을 알렸다. 성인 무대에서도 빠르게 경쟁력을 끌어올렸다.
특히 2024년 12월 도쿄 그랜드슬램에서는 준결승에서 2020 도쿄올림픽과 2018 세계선수권을 제패한 일본의 하마다 쇼리를 꺾고 결승에 진출했다. 지난해 5월에는 카자흐스탄 바리시 그랜드슬램에서 생애 첫 그랜드슬램 우승을 차지했다. 국제무대에서 자신의 유도가 통한다는 것을 차례로 확인하던 시기였다.
그 상승세가 이어지던 시점에 십자인대 부상이 찾아왔다. 정상적인 훈련을 이어가야 할 시기에 실전 훈련을 멈춰야 했고, 상대와 부딪히며 감각을 유지하는 대신 몸부터 다시 만들어야 했다.
그러나 김민주는 아시안게임이라는 목표를 포기하지 않았다. 수술을 미루는 선택에는 위험도 따랐지만, 재활을 통해 출전 가능성을 남겼다. 하체를 다시 강화하고 매트로 돌아온 뒤에는 국가대표 선발 과정을 거쳐 마침내 나고야에 섰다.
결승에서도 김민주는 공격적인 유도를 선택했다. 정규시간과 골든스코어에서 업어치기를 계속 시도하며 상대의 균형을 흔들려고 했다. 결국 연장전에서 위장 공격으로 세 번째 지도를 받으며 금메달을 놓쳤지만, 경기 내내 자신의 승부 방식을 유지했다.
김민주의 이번 아시안게임은 부상을 이겨냈다는 말만으로 설명하기에는 너무 단순하다. 힘을 기술로 바꾸며 성장했고, 국제무대에서 자신의 경쟁력을 확인한 순간 무릎 부상을 만났다. 아시안게임을 위해 수술 대신 재활을 택했고, 실전 공백까지 감수한 끝에 첫 아시안게임 결승에 올랐다.
금메달은 마지막 순간 손에 닿지 않았다. 하지만 김민주는 자신이 어떤 상황에서도 다시 매트에 설 수 있는 선수라는 것을 보여줬다. 부상 이전의 유도를 되찾는 데서 끝나지 않고, 이제는 그 경험까지 자신의 유도에 더할 차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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