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이커' 이상혁은 결승에서 뛰지 않았지만 금메달 전선에는 이상이 없었다.
한국e스포츠협회
세대교체에도 흔들리지 않은 대표팀…페이커는 두 번째 금메달
두 세트의 역전이 보여준 것은 단순한 개인 기량만은 아니었다. 불리한 상황에서 무리하게 승부를 걸기보다 상대가 실수할 수밖에 없는 순간까지 버틴 뒤, 오브젝트를 둘러싼 한 번의 교전에서 승부를 결정하는 운영이 돋보였다.
LoL에서는 골드나 킬에서 앞서더라도 드래곤과 바론, 장로 드래곤을 둘러싼 한 번의 전투에서 패하면 경기 전체의 흐름이 바뀔 수 있다. 한국은 1세트에서는 드래곤 교전, 2세트에서는 장로 드래곤 싸움에서 결정적인 판단을 보여줬다. 불리한 상황을 견디면서도 마지막 승부처에서 집중력을 유지한 것이 3-0 승리의 중요한 배경이었다.
3세트에서는 앞선 두 경기와 달리 한국이 초반부터 안정적으로 경기를 끌고 갔다. 대만의 바텀 갱킹을 받아내면서 드래곤을 차례로 확보했고, 중반 교전에서 대만 정글러의 진입을 차단한 뒤 에이스를 만들어냈다.
한국은 이후 드래곤 영혼과 바론을 연달아 확보하며 공격 범위를 넓혔다. 미드와 바텀 억제기를 무너뜨린 뒤 장로 드래곤까지 가져갔고, 마지막 교전에서도 대만 선수들을 정리하며 30분 만에 넥서스를 파괴했다. 앞선 두 세트에서 위기를 넘긴 뒤 마지막 세트에서는 상대에게 역전의 여지를 거의 주지 않은 경기였다.
이번 우승은 선수 구성에서도 변화가 있었다. 항저우 금메달 멤버 가운데 이상혁·최우제·류민석이 다시 대표팀에 포함됐고, 김건부·김건우·이민형은 새로운 멤버로 합류했다. 6명의 선수 중 절반이 바뀌었지만 대표팀의 정상 경쟁력은 이어졌다.
특히 결승에서 김건우가 선발 미드라이너로 나선 점은 세대교체의 상징적인 장면이었다. 이상혁이 결승에 출전하지 않은 가운데 제카는 1·2세트의 역전 과정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했고, 3세트에서도 안정적인 경기 운영에 힘을 보탰다. 대표팀이 특정 선수 한 명의 경험에만 의존하지 않고 새로운 조합으로도 정상에 오를 수 있음을 보여준 셈이다.
이번 대회 한국은 조별리그에서 대만·인도·홍콩을 모두 꺾었고, 준결승에서는 사우디아라비아를 2-0으로 제압했다. 결승까지 한 세트도 내주지 않으면서 조별리그 3세트, 준결승 2세트, 결승 3세트 등 총 8세트를 모두 승리했다.
e스포츠가 아시안게임 정식 종목으로 처음 채택된 항저우 대회에 이어 LoL 2연패도 완성했다. 항저우 결승에서도 한국은 대만을 2-0으로 꺾으며 초대 금메달을 차지했다.
이상혁·최우제·류민석은 두 번째 아시안게임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김건부·김건우·이민형에게는 첫 아시안게임 출전에서 얻은 금메달이다.
한국 LoL의 이번 우승은 스타 선수들의 이름만으로 설명하기 어려웠다. 선수 구성이 달라졌고 결승에서는 페이커가 선발로 나서지 않았지만, 불리한 경기에서 흔들리지 않고 결정적인 순간에 교전과 오브젝트를 장악하는 팀의 기본 틀은 유지됐다.
항저우에서 시작된 한국 LoL의 아시안게임 연속 우승은 새로운 세대와 함께 이어졌다. 그리고 이번 결승은 한국 대표팀의 경쟁력이 개인의 이름을 넘어 상황에 대응하고 승부처를 잡아내는 팀 단위의 힘에 있다는 것을 보여준 무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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