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LoL, 대만 3-0 완파... 두 번의 역전으로 지킨 금메달

1·2세트 열세 딛고 뒤집기…팀워크 앞세워 위기 관리 능력 과시

 리그 오브 레전드 대표팀은 레벨이 다른 경기력을 보여주며 아시안게임 2연패에 성공했다.
▲리그 오브 레전드 대표팀은 레벨이 다른 경기력을 보여주며 아시안게임 2연패에 성공했다.한국e스포츠협회

한국 리그 오브 레전드(LoL) 대표팀이 두 차례 역전극을 펼치며 아시안게임 2연패를 달성했다. 대만과의 결승에서 한 세트도 내주지 않았지만, 경기 내용까지 일방적이었던 것은 아니다. 1·2세트에서 초반 주도권을 내준 한국은 결정적인 교전과 오브젝트 싸움에서 흐름을 뒤집으며 금메달을 완성했다.

강동훈 감독이 이끄는 한국은 2일 일본 아이치현 도코나메 아이치 스카이 엑스포에서 열린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LoL 결승에서 대만을 세트스코어 3-0으로 꺾었다. 5전 3선승제 결승을 세 경기 만에 끝내며 2023년 항저우 대회에 이어 2회 연속 정상에 올랐다.

결승에는 '제우스' 최우제, '캐니언' 김건부, '제카' 김건우, '구마유시' 이민형, '케리아' 류민석이 선발로 나섰다. 최우제·김건우·이민형은 한화생명e스포츠, 김건부는 젠지, 류민석은 T1 소속이다. '페이커' 이상혁은 결승에는 출전하지 않았지만 조별리그 인도전에 선발 출전하며 대표팀의 금메달 여정에 힘을 보탰다.

결승의 출발은 한국이 예상했던 것보다 어려웠다. 1세트에서 대만은 바텀 라인을 적극적으로 공략했고, '도고' 추쯔취안이 초반부터 킬을 쌓으며 주도권을 가져갔다. 한국은 드래곤을 잇달아 내주며 불리한 상황에 놓였다.

그러나 한국은 한 번의 교전으로 흐름을 바꿨다. 드래곤을 둘러싼 싸움에서 제우스가 대만의 핵심 공격수를 묶었고, 제카가 끝까지 살아남아 상대를 정리했다. 한국은 이 교전에서 에이스를 기록하며 골드 격차까지 뒤집었다. 이후 추가 교전에서도 우위를 이어가며 34분 만에 첫 세트를 가져갔다.

게임·e스포츠 전문 디지털 미디어 'Inven Global'은 "한국이 불리한 상황에서 개인 기량과 교전 능력으로 역전에 성공했다"고 분석했다.

2세트는 더 극적이었다. 대만은 초반 바텀 다이브로 구마유시와 케리아를 잡아냈고, 정글러 '쥔지아'의 녹턴까지 성장하면서 한국을 압박했다. 중반에는 글로벌 골드 격차가 약 4천까지 벌어졌다.
한국은 조급하게 맞서기보다 사이드 라인을 활용하며 시간을 벌었다. 제카가 교전에서 대만의 핵심 전력을 끊어내면서 조금씩 격차를 줄였지만, 대만은 30분께 바론까지 확보하며 다시 승기를 잡았다.

승부를 바꾼 장면은 장로 드래곤이었다. 대만이 장로 드래곤을 차지하려는 순간 한국이 교전을 선택했고, 캐니언이 결정적인 순간 장로 드래곤을 빼앗았다. 장로 버프를 확보한 한국은 곧바로 에이스를 만들어냈고, 그대로 대만 본진까지 진격해 34분 만에 2세트를 가져왔다. 'Inven Global' 역시 이 장면을 2세트의 결정적인 역전 순간으로 짚었다.

 '페이커' 이상혁은 결승에서 뛰지 않았지만 금메달 전선에는 이상이 없었다.
▲'페이커' 이상혁은 결승에서 뛰지 않았지만 금메달 전선에는 이상이 없었다.한국e스포츠협회

세대교체에도 흔들리지 않은 대표팀…페이커는 두 번째 금메달

두 세트의 역전이 보여준 것은 단순한 개인 기량만은 아니었다. 불리한 상황에서 무리하게 승부를 걸기보다 상대가 실수할 수밖에 없는 순간까지 버틴 뒤, 오브젝트를 둘러싼 한 번의 교전에서 승부를 결정하는 운영이 돋보였다.

LoL에서는 골드나 킬에서 앞서더라도 드래곤과 바론, 장로 드래곤을 둘러싼 한 번의 전투에서 패하면 경기 전체의 흐름이 바뀔 수 있다. 한국은 1세트에서는 드래곤 교전, 2세트에서는 장로 드래곤 싸움에서 결정적인 판단을 보여줬다. 불리한 상황을 견디면서도 마지막 승부처에서 집중력을 유지한 것이 3-0 승리의 중요한 배경이었다.

3세트에서는 앞선 두 경기와 달리 한국이 초반부터 안정적으로 경기를 끌고 갔다. 대만의 바텀 갱킹을 받아내면서 드래곤을 차례로 확보했고, 중반 교전에서 대만 정글러의 진입을 차단한 뒤 에이스를 만들어냈다.

한국은 이후 드래곤 영혼과 바론을 연달아 확보하며 공격 범위를 넓혔다. 미드와 바텀 억제기를 무너뜨린 뒤 장로 드래곤까지 가져갔고, 마지막 교전에서도 대만 선수들을 정리하며 30분 만에 넥서스를 파괴했다. 앞선 두 세트에서 위기를 넘긴 뒤 마지막 세트에서는 상대에게 역전의 여지를 거의 주지 않은 경기였다.

이번 우승은 선수 구성에서도 변화가 있었다. 항저우 금메달 멤버 가운데 이상혁·최우제·류민석이 다시 대표팀에 포함됐고, 김건부·김건우·이민형은 새로운 멤버로 합류했다. 6명의 선수 중 절반이 바뀌었지만 대표팀의 정상 경쟁력은 이어졌다.

특히 결승에서 김건우가 선발 미드라이너로 나선 점은 세대교체의 상징적인 장면이었다. 이상혁이 결승에 출전하지 않은 가운데 제카는 1·2세트의 역전 과정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했고, 3세트에서도 안정적인 경기 운영에 힘을 보탰다. 대표팀이 특정 선수 한 명의 경험에만 의존하지 않고 새로운 조합으로도 정상에 오를 수 있음을 보여준 셈이다.

이번 대회 한국은 조별리그에서 대만·인도·홍콩을 모두 꺾었고, 준결승에서는 사우디아라비아를 2-0으로 제압했다. 결승까지 한 세트도 내주지 않으면서 조별리그 3세트, 준결승 2세트, 결승 3세트 등 총 8세트를 모두 승리했다.

e스포츠가 아시안게임 정식 종목으로 처음 채택된 항저우 대회에 이어 LoL 2연패도 완성했다. 항저우 결승에서도 한국은 대만을 2-0으로 꺾으며 초대 금메달을 차지했다.

이상혁·최우제·류민석은 두 번째 아시안게임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김건부·김건우·이민형에게는 첫 아시안게임 출전에서 얻은 금메달이다.

한국 LoL의 이번 우승은 스타 선수들의 이름만으로 설명하기 어려웠다. 선수 구성이 달라졌고 결승에서는 페이커가 선발로 나서지 않았지만, 불리한 경기에서 흔들리지 않고 결정적인 순간에 교전과 오브젝트를 장악하는 팀의 기본 틀은 유지됐다.

항저우에서 시작된 한국 LoL의 아시안게임 연속 우승은 새로운 세대와 함께 이어졌다. 그리고 이번 결승은 한국 대표팀의 경쟁력이 개인의 이름을 넘어 상황에 대응하고 승부처를 잡아내는 팀 단위의 힘에 있다는 것을 보여준 무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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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그오브레전드 아시안게임2연패 페이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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