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 일본 아이치현 도코나메시 소재 아이치 스카이 엑스포 D홀에서 열린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 게임 브레이킹 비보이 경기에서 대한민국의 '홍텐' 김홍열(오른쪽)이 태국의 '스네이크 가'와 경기하고 있다.
박장식
"허리 아파 기권할 뻔... 즐기다 보면 시상대 오르지 않을까"
홍텐은 "다행히 첫 날을 잘 마쳤다. 따로 대회에 대한 걱정을 하지는 않고 있었는데, 예선 날 아침부터 허리가 아파서 기권을 해야 하나 싶을 정도로 고민을 했었다"라면서, "트레이너 선생님과 메디컬 지원하시는 분들께서 많이 신경을 써 주신 덕분에 다행히 허리를 움직일 수 있게 되어서 할 수 있는 데까지 하자고 했는데, 의학의 힘을 빌린 덕분에 잘 한 것 같다"라며 가슴을 쓸어 내렸다.
그러며 홍텐은 "예선보다는 결승 때 더 자유롭게 춤을 추지 않을까 싶다. 내가 준비한 무브 자체가 내일에 더욱 집중되어 있기도 하다"라며, "연습만큼만 나온다면 좋은 경기 보여드릴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항저우 대회는 물론 파리 올림픽과 이번 아시안 게임까지 '최고령 비보이'로 이름을 올린 홍텐은 "이번에도 그렇게 되었다. 사실 이제는 결과에 의미를 두는 것이 아니라 도전에 의미를 두었고, 어디까지 내가 향할 수 있는지를 목표로 두고 있다"라면서 "과거에는 대회 자체가 나의 목표였는데, 이제는 대회가 내가 가고 싶은 목표를 향한 과정이 되었다"라고 돌아봤다.
"어떤 결과가 나와도 받아들일 수 있는 각오가 되어 있어서, 열심히 춤을 추고 있다"라고 말한 홍텐이었지만, 이번 예선에서 포디움 사이 거리가 역대급으로 가까운 데다 16강에서도 '퍼펙트 게임'을 펼친 그였다. 홍텐은 "심사위원들이 좋게 봐 주신 것 같다"라면서도 "앞으로도 조금 더 강한 상대들과 만나야 하니 더 도전하겠다"라며 의지를 드러냈다.
이번 대회 목표가 있을까. "즐기다 보면 어느 순간 시상대에 올라가지 않을까 싶다"라며 말한 그였다. 어떤 자리를 목표로 두고 있느냐는 질문에 살짝 모자를 벗어보인 홍텐. 그를 상징하는 은발 위로 금색이 입혀진 것이 눈에 띄었다. 충분한 답이 되었다.
홍텐은 대한민국의 비보이 '리빙 레전드'로서의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홍텐에게 소회를 묻자 "내가 몸을 움직일 수 있는 데까지 할 수 있는 한 모든 것을 보여주면, 어린 후배들이 보면서 '이런 방향으로 가고 싶다'고 생각하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홍텐은 "그런 면에서 내가 가는 길이 명확해지는 것 같다. 대한민국 비보이가 강했던 시절을 생각하면서도, 아직은 몇몇 사람들이 노력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 내가 가야 하는 길이 아닐까 싶다"라고 말하며 웃었다.
한국 선수들이 모두 8강에 진출하는 경사도 있었다. 홍텐은 "비걸에서도 한국 선수들이 모두 잘 올라왔다. 그런 만큼 최선을 다해 끝까지 잘 경기해서, 시상대에 올라갔으면 좋겠다"라면서, "그럼에도 모든 국가의 모든 선수가 이번 대회에서 열심히 하고 있다. 누가 잘하냐보다, 그날 누가 컨디션이 좋으냐가 메달 색깔을 결정할 것 같다"라고 말했다.
이날 경기장에는 홍텐의 얼굴을 인쇄한 대형 응원 도구가 등장해 홍텐을 응원했다. 홍텐은 "나와 함께 팀 이루는 분들, 도봉구청 브레이킹 실업팀을 운영하시는 동료 분들이 와주셨고, 한국에서 팬 여러분이 많이 와주셨다"라며 "그런 덕분에 힘을 받아서 열심히 하고 있다"라고 감사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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