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색 머리처럼 시상대에서도" 불혹의 비보이 홍텐의 도전

[현장 인터뷰] '홍텐' 김홍열, 브레이킹 비보이 8강 진출... "허리 아파 기권할 뻔했지만 잘 극복해"

"이랴세 나고야!", 나고야 사투리로 '어서오세요, 나고야!'라는 뜻입니다. 1988년 올림픽 개최를 두고 서울과 경쟁했던 나고야가 38년 만에 아시아의 축제를 맞이합니다.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 게임의 현장 그리고 선수들이 담아내는 감동의 이야기를 정갈하게 담겠습니다.[기자말]
 2일 일본 아이치현 도코나메시 소재 아이치 스카이 엑스포 F홀에서 열린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 게임 브레이킹 비보이 경기에서 '홍텐' 김홍열이 기술을 선보이고 있다.
▲2일 일본 아이치현 도코나메시 소재 아이치 스카이 엑스포 F홀에서 열린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 게임 브레이킹 비보이 경기에서 '홍텐' 김홍열이 기술을 선보이고 있다.박장식

40대 비보이 '홍텐'의 도전은 현재진행형이다. e스포츠 대전격투게임에서 금메달을 땄던 '동네형'처럼 물리 치료의 힘을 많이 빌리고는 있다지만, 여전히 그를 보고 자란 아시아의 후배들을 압도하며 아시아 정상의 꿈으로 한발짝 다가서고 있다.

2일 일본 아이치현 도코나메시 소재 아이치 스카이 엑스포 F홀에서 열린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 게임 브레이킹 비보이 대결에 출전한 홍텐(Hong10·본명 김홍열, 도봉구청)은 예선에서 83.33점을 기록해 3위를 기록한 뒤, 16강에서 태국의 '스네이크 가'(나타폴 파드캄웡)를 만나 2대 0으로 완승을 거두며 8강에 진출했다.

여전히 홍텐의 댄스는 막강했다. 16강에서 홍텐은 프리즈를 여러 차례 구사하고, 상대보다 한 수 위 실력의 춤을 선보이는 등 선전했다. 16강을 마친 후 만난 홍텐은 "이제는 도전에 의미를 두면서 열심히 춤을 추고 있다"라며 웃었다.

세 번째 종합 대회 나선 대한민국의 홍텐

2022 항저우 아시안 게임에서 은메달을 획득한 데 이어, 2024 파리 올림픽에서는 대한민국 비보이 역사상 최초로 올림픽 무대를 밟았던 홍텐. 홍텐은 쟁쟁한 후배들과의 경쟁 끝에 이번 아시안 게임 대표팀에도 합류하면서 두 번째 아시안 게임 무대를 밟았다.

홍텐은 2일 오전 치른 브레이킹 비보이 예선에서 막강한 실력을 보여주며 83.33점을 기록, 예선 3위에 올랐다. 일본의 '시게킥스' 그리고 중국의 '몽키Z'에 이은 성적인데, 예선에서 세 선수의 점수 차이는 0.5점 남짓에 불과했다. 대한민국에서 함께 출전한 '윙'(김헌우) 역시 78.61점을 기록해 9위로 예선을 통과했다.

16강 마지막 경기로 본선 무대를 치른 홍텐. 홍텐은 예선 14위를 기록한 태국의 '스네이크 가'를 만나 댄스 배틀을 벌였다. 먼저 상대의 춤을 바라보며 흥을 끌어올린 홍텐은 이어진 자신의 순서에서 자신의 춤사위를 마음껏 뽐냈다.

홍텐의 프리즈 동작은 역시나 아름다웠다. 이날은 평소보다 프리즈 시간이 길었고, 프리즈를 풀고 다음 기술로 넘어가는 순간 환호가 쏟아졌다.

16강전에서는 심사위원들의 만장일치가 나와 자신의 입지를 다시금 증명한 홍텐. 두 차례의 라운드에서 모두 완승을 거둔 홍텐은 3일 오후 펼쳐지는 8강부터 결승전까지의 무대에 도전한다.

한편 대한민국 선수들 역시 모두 8강 진출을 확정지었다. '윙' 김헌우는 카자흐스탄의 '디아스'를 2대 0으로 꺾었고, 비걸로 나선 스태리(Starry) 권성희 역시 카자흐스탄의 '아이자라'를 2대 0으로 꺾었다. 역시 한국 비걸 씬을 대표하는 '옐' 김예리도 베트남의 '플레이버'를 상대로 완승을 거두며 8강에 올랐다.

 2일 일본 아이치현 도코나메시 소재 아이치 스카이 엑스포 D홀에서 열린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 게임 브레이킹 비보이 경기에서 대한민국의 '홍텐' 김홍열(오른쪽)이 태국의 '스네이크 가'와 경기하고 있다.
▲2일 일본 아이치현 도코나메시 소재 아이치 스카이 엑스포 D홀에서 열린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 게임 브레이킹 비보이 경기에서 대한민국의 '홍텐' 김홍열(오른쪽)이 태국의 '스네이크 가'와 경기하고 있다.박장식

"허리 아파 기권할 뻔... 즐기다 보면 시상대 오르지 않을까"

홍텐은 "다행히 첫 날을 잘 마쳤다. 따로 대회에 대한 걱정을 하지는 않고 있었는데, 예선 날 아침부터 허리가 아파서 기권을 해야 하나 싶을 정도로 고민을 했었다"라면서, "트레이너 선생님과 메디컬 지원하시는 분들께서 많이 신경을 써 주신 덕분에 다행히 허리를 움직일 수 있게 되어서 할 수 있는 데까지 하자고 했는데, 의학의 힘을 빌린 덕분에 잘 한 것 같다"라며 가슴을 쓸어 내렸다.

그러며 홍텐은 "예선보다는 결승 때 더 자유롭게 춤을 추지 않을까 싶다. 내가 준비한 무브 자체가 내일에 더욱 집중되어 있기도 하다"라며, "연습만큼만 나온다면 좋은 경기 보여드릴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항저우 대회는 물론 파리 올림픽과 이번 아시안 게임까지 '최고령 비보이'로 이름을 올린 홍텐은 "이번에도 그렇게 되었다. 사실 이제는 결과에 의미를 두는 것이 아니라 도전에 의미를 두었고, 어디까지 내가 향할 수 있는지를 목표로 두고 있다"라면서 "과거에는 대회 자체가 나의 목표였는데, 이제는 대회가 내가 가고 싶은 목표를 향한 과정이 되었다"라고 돌아봤다.

"어떤 결과가 나와도 받아들일 수 있는 각오가 되어 있어서, 열심히 춤을 추고 있다"라고 말한 홍텐이었지만, 이번 예선에서 포디움 사이 거리가 역대급으로 가까운 데다 16강에서도 '퍼펙트 게임'을 펼친 그였다. 홍텐은 "심사위원들이 좋게 봐 주신 것 같다"라면서도 "앞으로도 조금 더 강한 상대들과 만나야 하니 더 도전하겠다"라며 의지를 드러냈다.

이번 대회 목표가 있을까. "즐기다 보면 어느 순간 시상대에 올라가지 않을까 싶다"라며 말한 그였다. 어떤 자리를 목표로 두고 있느냐는 질문에 살짝 모자를 벗어보인 홍텐. 그를 상징하는 은발 위로 금색이 입혀진 것이 눈에 띄었다. 충분한 답이 되었다.

홍텐은 대한민국의 비보이 '리빙 레전드'로서의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홍텐에게 소회를 묻자 "내가 몸을 움직일 수 있는 데까지 할 수 있는 한 모든 것을 보여주면, 어린 후배들이 보면서 '이런 방향으로 가고 싶다'고 생각하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홍텐은 "그런 면에서 내가 가는 길이 명확해지는 것 같다. 대한민국 비보이가 강했던 시절을 생각하면서도, 아직은 몇몇 사람들이 노력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 내가 가야 하는 길이 아닐까 싶다"라고 말하며 웃었다.

한국 선수들이 모두 8강에 진출하는 경사도 있었다. 홍텐은 "비걸에서도 한국 선수들이 모두 잘 올라왔다. 그런 만큼 최선을 다해 끝까지 잘 경기해서, 시상대에 올라갔으면 좋겠다"라면서, "그럼에도 모든 국가의 모든 선수가 이번 대회에서 열심히 하고 있다. 누가 잘하냐보다, 그날 누가 컨디션이 좋으냐가 메달 색깔을 결정할 것 같다"라고 말했다.

이날 경기장에는 홍텐의 얼굴을 인쇄한 대형 응원 도구가 등장해 홍텐을 응원했다. 홍텐은 "나와 함께 팀 이루는 분들, 도봉구청 브레이킹 실업팀을 운영하시는 동료 분들이 와주셨고, 한국에서 팬 여러분이 많이 와주셨다"라며 "그런 덕분에 힘을 받아서 열심히 하고 있다"라고 감사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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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텐 김홍열 브레이킹 비보이 아시안게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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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중교통 이야기를 찾으면 하나의 심장이 뛰고, 스포츠의 감동적인 모습에 또 하나의 심장이 뛰는 사람. 철도부터 도로, 컬링, 럭비, 그리고 수많은 종목들... 과분한 것을 알면서도 현장의 즐거움을 알기에 양쪽 손에 모두 쥐고 싶어하는, 여전히 '라디오 스타'를 꿈꾸는 욕심쟁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