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권도 실바 vs 산타 왕충… 새 챔피언은 누구

UFC 여성 플라이급... 서로 다른 색깔의 타격, 변수는 해발 1300m 고지대

 왕충(사진 오른쪽)은 세계우슈선수권과 아시안게임 산타에서 금메달을 차지한 정통파 무술인 출신이다.
▲왕충(사진 오른쪽)은 세계우슈선수권과 아시안게임 산타에서 금메달을 차지한 정통파 무술인 출신이다.UFC 제공

태권도 기반의 나탈리아 실바(29, 브라질)와 우슈 산타 출신 왕충(34, 중국)이 UFC 여성 플라이급(56.7㎏) 정상에서 맞붙는다.

UFC는 오는 4일(한국시간) 미국 유타주 솔트레이크시티 델타 센터에서 'UFC 332: 실바 vs 왕충'을 개최한다. 메인이벤트는 여성 플라이급 타이틀전이다. 랭킹 1위 실바와 8위 왕충이 공석이 된 챔피언 벨트를 놓고 5라운드 승부를 벌인다. 기존 챔피언 발렌티나 셰브첸코가 부상으로 타이틀을 반납하면서 새로운 챔피언이 탄생하게 됐다.

실바의 전적은 20승 5패 1무다. 2022년 UFC에 입성한 뒤 8연승을 달렸고, UFC를 포함한 종합격투기에서는 14연승을 이어가고 있다. 특히 제시카 안드라지, 알렉사 그라소, 로즈 나마유나스 등 전 UFC 챔피언들을 차례로 꺾으며 타이틀전까지 올라왔다.

왕충은 10승 1패다. 2024년 UFC 데뷔전에서 빅토리아 레오나르도를 1분 2초 만에 KO로 꺾은 뒤 UFC 4연승을 달리고 있다. 첫 패배 이후 브루나 브라질, 아리아네 다 시우바, 에두아르다 모우라, 트레이시 코르테스를 차례로 꺾었다.

두 선수의 대결이 흥미로운 이유는 타격의 뿌리가 다르다는 데 있다. 실바가 태권도를 바탕으로 빠른 발과 풋워크를 발전시켰다면 왕충은 산타에 킥복싱과 복싱 경험을 더해 정교한 타격 능력을 갖췄다.

 나탈리아 실바의 빠른 공수전환과 공간 활용은 태권도를 기반으로 한다.
▲나탈리아 실바의 빠른 공수전환과 공간 활용은 태권도를 기반으로 한다.UFC 제공

빠른 발과 거리 싸움…태권도 기반 실바의 무기는 움직임

실바는 16세 때부터 지역 사회 프로그램을 통해 태권도를 시작한 뒤 종합격투기로 영역을 넓혔다. UFC에서 보여주는 가장 뚜렷한 특징 역시 태권도를 기반으로 한 빠른 발과 움직임이다.

실바의 공격은 한 자리에서 펀치와 킥을 주고받는 방식과 거리가 있다. 상대가 들어오면 킥으로 끊고, 공격이 끝나면 다시 거리를 벌린다. 상대가 공격하기 위해 전진하는 순간을 노리면서 자신의 플레이 공간을 확보하는 방식이다.

이 때문에 실바에게는 풋워크가 단순한 이동 수단이 아니다. 공격과 수비를 동시에 수행하는 무기다. UFC 공식 자료에 따르면 실바의 테이크다운 방어율은 90.3%로 여성 플라이급에서 가장 높다. 상대가 타격 거리를 좁혀 그래플링으로 연결하려 해도 쉽게 넘어지지 않는다는 의미다.

그렇다고 실바가 킥만 사용하는 선수도 아니다. UFC에 오기 전에는 6연속 서브미션 승리를 거뒀고, 그중 5승이 암바였다. 상대가 발차기를 의식해 몸을 숙이거나 무리하게 진입할 경우 클린치와 그라운드로 전환할 수 있는 능력도 갖췄다.

UFC에서의 성장 과정도 꾸준했다. 데뷔전에서 재스민 자수다비시를 판정으로 꺾은 뒤 테레자 블레다와 빅토리아 레오나르도를 연속 피니시로 제압했고, 이후 전 챔피언급 선수들을 상대로 판정승을 쌓았다. 최근 세 경기에서 안드라지, 그라소, 나마유나스를 모두 판정으로 꺾었다.

이는 실바가 상대를 무작정 몰아붙이는 선수라기보다 긴 시간 동안 자신의 거리와 리듬을 유지하는 데 강점이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이번 타이틀전에서 실바에게 가장 중요한 것도 거리다. 왕충에게 정면에서 붙잡히지 않고 자신의 발차기와 풋워크를 살릴 수 있다면 경기 운영의 선택지가 넓어진다.

 왕충(사진 오른쪽)은 산타, 우슈에 킥복싱과 복싱까지 익혔다. 때문에 다양한 방식으로 스탠딩 싸움이 가능하다.
▲왕충(사진 오른쪽)은 산타, 우슈에 킥복싱과 복싱까지 익혔다. 때문에 다양한 방식으로 스탠딩 싸움이 가능하다.UFC 제공

산타 챔피언에서 UFC 타이틀 도전자까지…왕충은 정교한 타격가

왕충의 격투기 경력은 상당히 독특하다. 중국 산타 선수로 성장한 왕충은 세계우슈선수권과 아시안게임에서 산타 금메달을 차지했고, 이후 킥복싱과 복싱으로 영역을 넓혔다. 2019년 세계복싱선수권대회에서는 은메달을 획득했다. 다양한 입식 격투 경험을 MMA에 접목한 선수다.

특히 왕충에게는 셰브첸코와의 특별한 과거가 있다. 2015년 킥복싱 경기에서 당시 정상급 파이터였던 셰브첸코를 판정으로 꺾었다. 11년 뒤에는 셰브첸코가 부상으로 내려놓은 여성 플라이급 챔피언 벨트를 놓고 타이틀전을 치르게 됐다. 공교롭게도 왕충에게는 과거 자신이 이겼던 상대가 차지했던 왕좌에 도전하는 셈이다.

왕충의 UFC 데뷔도 강렬했다. 2024년 레오나르도를 62초 만에 펀치로 KO시켰다. 여성 플라이급 역사상 두 번째로 빠른 KO 및 피니시였다. 이후 한 차례 패배했지만 다시 4연승을 달리며 타이틀전까지 올라왔다.

왕충의 강점은 단순한 힘이나 전진 압박으로 설명하기 어렵다. UFC 공식 자료에 따르면 왕충의 유효타 정확도는 58.2%로 여성 플라이급 최고 수준이며, 분당 유효타 적중도 8회로 체급 2위다. 많은 공격을 던지는 동시에 상당수를 실제 유효타로 연결하는 정교함이 있다.

산타에서 익힌 킥과 펀치에 복싱 경험까지 더해지면서 공격의 종류도 다양하다. 실바가 움직임으로 공간을 만들려 한다면 왕충은 정확한 타격으로 그 공간을 줄이는 것이 중요하다.

결국 왕충에게 필요한 것은 실바를 무리하게 따라가는 것이 아니다. 케이지 안에서 자신의 타격 거리를 유지하면서 실바의 움직임을 제한하고, 실바가 공격을 마치는 순간 반격하는 것이 중요하다.

 나탈리아 실바는 자신의 거리를 깨고 들어오려는 상대에게 카운터를 맞추는데 능하다.
▲나탈리아 실바는 자신의 거리를 깨고 들어오려는 상대에게 카운터를 맞추는데 능하다.UFC 제공

태권도와 산타의 거리 싸움…첫 5라운드를 누가 지배하나

이번 경기는 두 선수 모두에게 중요한 시험대다. 실바와 왕충 모두 UFC에서 5라운드 메인이벤트는 처음이다. 25분을 전제로 준비한 첫 경기라는 점에서 후반 체력과 경기 운영 능력이 중요한 변수가 될 수 있다.
장소도 변수다. 솔트레이크시티는 해발 약 1,300m의 고지대에 위치한다. UFC 역시 경기 후반으로 갈수록 고도가 체력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하고 있다. 초반부터 많은 움직임을 가져가는 실바와 높은 타격 빈도를 보여주는 왕충 모두 체력 안배가 필요하다.

전술적으로 보면 승부의 핵심은 거리다. 실바는 바깥쪽에서 움직이며 킥과 빠른 공격으로 왕충의 진입을 끊으려 할 가능성이 높다. 왕충은 반대로 실바가 편하게 움직일 공간을 주지 않고 정확한 펀치와 킥으로 거리를 좁혀야 한다. 실바가 중앙을 내주고 계속 케이지 주변을 돌게 된다면 왕충에게 유리한 공격 기회가 늘어날 수 있다.

반대로 왕충이 무리하게 실바를 쫓아가면 상황이 달라진다. 실바는 상대의 전진을 이용해 카운터를 만들 수 있고, 킥으로 거리를 다시 벌린 뒤 공격을 재구성할 수 있다. 테이크다운 방어 능력까지 갖춘 만큼 왕충이 타격에서 거리를 좁히는 것만으로 실바의 움직임을 제대로 묶기는 쉽지 않다.

그라운드도 배제할 수 없다. 실바는 UFC 이전부터 서브미션 능력을 보여줬고, 왕충 역시 MMA 전향 이후 타격을 중심으로 경기를 풀어가면서도 종합격투기에 필요한 그래플링을 익혀왔다. 다만 두 선수의 지금까지의 경기 양상을 고려하면 핵심 승부처는 결국 스탠딩 타격이 될 가능성이 높다.

공석인 여성 플라이급 왕좌를 놓고 태권도 기반의 빠른 움직임과 산타·킥복싱·복싱에서 나온 정교한 타격이 맞붙는다.

실바에게는 14연승을 챔피언 벨트로 완성할 기회이고, 왕충에게는 산타 챔피언에서 UFC 정상까지 올라서는 새로운 이정표다. 무엇보다 과거 셰브첸코를 꺾었던 왕충이 셰브첸코가 내려놓은 왕좌를 차지할 수 있을지도 관심거리다.

서로 다른 무술에서 출발한 두 파이터 중 누가 5라운드 동안 자신의 장점을 유지할 수 있을까. 태권도의 빠른 발과 산타의 타격 기술이 UFC 여성 플라이급의 새로운 챔피언을 결정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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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UFC 332 ‘실바 vs 왕충’ 대진표

메인카드 (TVING 오전 9시)

[여성 플라이급] 나탈리아 실바 vs 왕충
[밴텀급] 데이비슨 피게레도vs 페이튼 탤벗
[라이트급] 킹 그린 vs 에스테반 리보빅스
[웰터급] 로베르토 솔디치 vs 카오스 윌리엄스
[미들급] 아테바 고티에 vs 로만 코필로프

언더카드 (TVING 오전 7시)

[플라이급] 이마놀 로드리게스 vs 올든 코리아
[미들급] 다미안 피나스 vs 안드레이 풀랴예프
[페더급] 마커스 맥기 vs 앤서니 로메로
[헤비급] 앤서니 윈트 vs 루카스 아먼드

파이트패스 언더카드(UFC 파이트패스 오전 5시)

[헤비급] 조니 워커 vs 믹 파킨
[웰터급] 자코비 스미스 vs 브루스 화이트헤드
[라이트급] 하파엘 도스 안조스 vs 알렉산더 에르난데스
[미들급] 마빈 베토르 vs 이스마일 나우르디예프
[웰터급] 커트 맥기 vs 에릭 놀란
나탈리아실바 왕충 UFC여성플라이급타이틀전 고지대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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