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개월 만에 돌아온 올데프, 더 분명해진 방향성

[리뷰] 올데이 프로젝트, 미니 2집 < CRASH >로 증명한 혼성그룹의 다음 단계

 올데이 프로젝트
▲올데이 프로젝트더블랙레이블

지난해 6월 올데이 프로젝트(ALLDAY PROJECT / 애니·타잔·베일리·우찬·영서)의 데뷔는 케이팝 업계에 신선한 충격을 안겼다. 일종의 금기처럼 여겨지던 혼성 그룹이라는 조합으로도 충분히 대중의 시선을 사로잡을 수 있음을 증명한 사건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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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데뷔곡 'FAMOUS'와 'WICKED'는 기존 남성 혹은 여성 그룹 음악의 정형화된 틀을 가볍게 깨뜨린 신인 5인조의 화려한 등장을 보여준 곡이었다. 뒤이어 공개한 첫 번째 EP < ALLDAY PROJECT >를 거치면서 올데이 프로젝트는 단순한 화제성에 기대지 않고 자신들만의 음악적 색깔과 캐릭터를 조금씩 구체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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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 9개월의 공백을 마무리하고 지난 9월 28일 선보인 미니 2집 < CRASH >는 이런 흐름에서 의미가 남다른 작품이다. 전작에서 다소 높게 형성됐던 대중적인 진입 장벽은 한층 낮추는 동시에, 새로운 사운드를 적극적으로 받아들이며 팀의 음악적 스펙트럼을 넓히는 데 초점을 맞췄다.

문턱은 낮추고 중독성은 높였다

 올데이 프로젝트 'CRASH' 뮤직비디오
▲올데이 프로젝트 'CRASH' 뮤직비디오더블랙레이블

음반의 동명곡 'CRASH'는 일렉트로(Electro) 장르에 기반을 둔 댄스곡이다. 중저음역의 신스 루프가 짧은 패턴을 되풀이하며 그루브를 만들고, 훅에서는 드럼라인을 앞세운 비트로 전환된다. 단순하면서도 직관적인 후렴구의 중독성 있는 구성은 단번에 귀를 사로잡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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멤버 애니가 이끄는 첫 번째 파트의 섬세한 보컬과 브릿지 부분을 채워준 베일리의 감각적인 랩은 곡의 독특한 느낌을 살려내는 매력 포인트로 손꼽을 만하다. 전작의 대표곡 'ONE MORE TIME'의 흐름을 적절히 계승하면서 동시에 한층 확장된 에너지를 선사하며 타이틀 곡다운 강렬한 존재감을 발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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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직비디오는 파티장 난입부터 폭발에 이르기까지 제목 그대로 다양한 형태의 '충돌'을 시각적으로 풀어낸다. 정면으로 부딪히는 자동차, 방망이로 유리창을 부수는 우찬, 물을 뿜어내는 소화전 등의 장면은 다섯 멤버의 자유분방한 케미스트리를 은유적이면서도 유쾌하게 그려낸다.

다채로운 장르의 실험

 올데이 프로젝트 'CRASH' 퍼포먼스 비디오
▲올데이 프로젝트 'CRASH' 퍼포먼스 비디오더블랙레이블

뮤직비디오 선공개 방식으로 일찌감치 소개된 'TALK'와 'DO IT LIKE THIS'에서는 'CRASH'와 조금 다른 방향의 음악적 실험이 이뤄진다. 전자가 강력한 베이스를 앞세운 인더스트리얼 힙합이라면, 후자는 미니멀 베이스 힙합의 성격을 강조하며 뚜렷한 대비를 이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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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부 해외 팬들은 'TALK'야말로 올데이 프로젝트다운 에너지가 가장 강하게 느껴지는 곡이라며 든든한 지지를 보냈다. 반면 타잔이 작사와 작곡에 적극적으로 참여한 'DO IT LIKE THIS'는 여백의 미를 강조한다. 얼핏 들으면 데모 트랙이 아닌가 싶을 만큼 사운드를 비워 놓은 과감한 프로듀싱이 호기심을 자극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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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다른 수록곡 'NO LIMIT'은 브라질리언 펑크 리듬을 적극적으로 도입해 이번 음반에서 가장 신선하고 독창적인 청각적 경험을 제공한다. 매끄럽게 진행되는 구간의 전환, 섬세한 보컬 레이어링 녹음 등이 유기적으로 잘 어우러지며 'CRASH'에 견줘도 좋을 만큼 높은 완성도를 자랑한다. 이처럼 촘촘하게 배치된 다채로운 수록곡들은 음반 전체의 몰입감을 끌어올리는 결정적인 역할을 해낸다.

음악으로 풀어낸 혼성그룹의 정체성

 올데이 프로젝트 'TALK', 'DO IT LIKE THIS' 뮤직비디오
▲올데이 프로젝트 'TALK', 'DO IT LIKE THIS' 뮤직비디오더블랙레이블

< CRASH >의 가장 큰 수확은 올데이 프로젝트가 '혼성그룹'이라는 정체성을 음악으로 풀어내는 방법을 한층 구체적으로 찾아냈다는 점이다. 남녀 멤버 간 음역대의 대비, 랩과 보컬의 유기적인 조화는 일반적인 보이그룹이나 걸그룹이 만들어 낼 수 없는 이들만의 강점으로 작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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냉정히 말하면 < CRASH >는 'FAMOUS'의 충격을 그대로 재현한 작품은 아니다. 대신 다섯 명의 목소리가 어떻게 어우러지고 또 어떻게 맞설 때 더 큰 효과를 내는지, 그 해법을 착실히 모색한 결과물에 가깝다. 수록곡 곳곳에서는 데뷔 때의 화제성에 기대는 데 머물지 않고 다음 행보를 끊임없이 고민하는 흔적이 묻어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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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듯 이번 신보는 대중적 편안함과 음악적 도전 사이에서 균형을 잡으며 팀이 지닌 색깔과 무궁무진한 가능성을 다시금 확인시켰다. 제법 긴 정비 기간을 끝마친 다섯 멤버의 '충돌'은 이제 올데이 프로젝트 고유의 에너지로 자리 잡아 가고 있다. 이들의 시도가 아직 미완성일지라도, 부딪히며 나아가야 할 방향만큼은 그 어느 때보다 분명해졌다.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김상화 칼럼니스트의 블로그(https://blog.naver.com/jazzkid)에도 실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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