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억 로또 주인공보다 존재감, 이 드라마의 매력

[리뷰] 티빙 오리지널 <로또 1등도 출근합니다>

 티빙 '로또 1등도 출근합니다'
▲티빙 '로또 1등도 출근합니다'티빙

그동안 국내 오피스 드라마는 크게 2~3개의 흥행 공식을 따라가는 경우가 많았다. tvN 드라마 <미생>처럼 조직 안에서 버티며 성장하는 이야기이거나, 통쾌한 사이다 전개로 현실의 답답함을 대신 풀어주고 그 속에서 꽃피는 달달한 로맨스로 시청자들을 사로잡곤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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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개 직후 유튜브를 중심으로 화제몰이에 성공한 티빙 오리지널 <로또 1등도 출근합니다>(이하 '로또 1등')는 그중에서도 연애담을 철저히 배제하면서 확실하게 눈도장을 찍은 작품이라고 할 만하다. 13억원 짜리 로또 1등에 당첨된 주인공이라는 판타지적 설정으로 출발했지만, 회차를 거듭할수록 회사라는 조직과 그 안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의 현실적인 관계를 설득력 있게 그려내고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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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4일 공개된 5·6화(tvN 28~29일 방영 예정)에서는 주인공 공은태(이준혁 분)의 변화뿐만 아니라 주변 인물들의 현실적인 고민과 선택이 이야기의 중심을 잡으며 작품의 완성도를 한층 끌어올렸다. 특히 양준호 대리(서현우 분), 장향은 대리(백예인 분), 정선혁 팀장(오대환 분), 장경철 차장(이현균 분) 등의 이야기를 따라가다 보면 <로또 1등>이 많은 이들에게 공감을 얻는 이유가 조금 더 분명해진다.

떠나는 자와 남은 자의 갈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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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티빙 '로또 1등도 출근합니다'
▲티빙 '로또 1등도 출근합니다'티빙

<로또 1등> 5·6화에선 한때 공은태의 든든한 사수였으나 승진에서 밀려 조직을 떠난 정선혁의 변심이 주요 갈등으로 떠올랐다. 후배들에게 밀리고, 자신의 자리가 점점 좁아지는 현실에 처한 정 팀장이 기존 거래처와 회사 내 인력을 끌어가며 생존을 모색하는 모습은 조직에서 밀려난 직장인의 씁쓸한 현실을 대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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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과정에서 정선혁 못지않게 주목해볼 인물은 장경철 차장이었다. 장 차장은 정 팀장을 향해 "안에서 팀 하나 제대로 운영하지 못한 놈이 밖에 나가서 사람들을 대우하냐"며 뼈 때리는 일침을 가했다. 또한 공은태에겐 "이건 개인 감정이 아니라 회사 일"이라는 점을 상기시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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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선을 먼저 넘은 쪽이 정선혁이라는 점을 명확히 하면서도 감정적 단죄가 아니라 조직을 오래 겪은 사람만이 할 수 있는 현실적인 진단을 내린다. 지난해 JTBC 드라마 <서울 자가에 대기업 다니는 김 부장 이야기>로 인상적인 직장인 연기를 선보였던 이현균은 또 한 번 자신에게 딱 맞아떨어지는 연기 톤을 앞세우고 극의 현실감을 한층 끌어올렸다.

달라진 팀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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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티빙 '로또 1등도 출근합니다'
▲티빙 '로또 1등도 출근합니다'티빙

한동안 팀 안에서 갈등을 만드는 인물처럼 보였던 양준호, 여러 의혹의 중심에 놓였던 장향은의 달라진 모습 역시 이번 회차에서 눈여겨볼 부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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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배 팀장 밑에서 불만을 품던 양준호 대리는 거액의 발주 오류 사고를 수습하는 과정에서 확실한 존재감을 드러냈다. 공은태가 외부에서 뛰어다니는 동안 법무팀을 찾아 내부 문제를 해결했고, 책임을 회피하던 과거에서 벗어나 부족한 부분을 채워주는 진짜 동료로 거듭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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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내 비리 의혹에 휩싸인 장향은 대리 또한 새로운 국면을 맞는다. 타부서 감사 업무에 투입된 공은태가 그녀의 내부고발 사실을 알아채고 먼저 손을 내밀면서 두 사람의 관계에도 균열 대신 신뢰가 싹트기 시작한다.

6화 말미 에필로그에서 비리를 눈감아 달라는 중국 법인 상사를 향해 장향은은 "일이 후지면 나도 후진 거니까, 후지기 싫어서 한다"고 답하며 자신의 선택에 대한 분명한 태도를 드러낸다. 영업5팀의 또 다른 축을 담당하는 양준호와 장향은의 변화는 결국 공은태 개인에게만 국한되지 않고, 주변 인물들까지 조금씩 움직이기 시작했음을 보여준다.

등장 인물들의 현실적인 선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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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티빙 '로또 1등도 출근합니다'
▲티빙 '로또 1등도 출근합니다'티빙

<로또 1등> 5~6화를 거치면서 드라마의 중심축은 조금씩 바뀌고 있다. 드라마 시작 단계에선 13억 원을 갖게 된 주인공이 어떻게 달라질지가 궁금증을 자아냈지만, 이제는 공은태 주변 사람들이 어떤 선택을 하는지가 더 큰 흥미를 유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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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선혁 팀장과 장경철 차장을 통해 조직을 떠난 사람과 남은 사람의 논리를 대비시켰다면, 양준호와 장향은 두 사람의 이야기는 겉돌기만 하는 구성원이 점차 조직 안에서 신뢰를 쌓아가는 과정을 보여줬다. 이는 공은태 한 사람의 변화만으로는 설명되지 않는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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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또 1등>이 기대 이상의 성공과 더불어 시청자들의 공감을 얻는 이유는, 결국 이들 각자가 왜 그런 결정을 했는지를 드라마가 성급하게 판단하지 않기 때문이다. 로또 1등 당첨이라는 특별한 행운을 가진 사람의 이야기를 제목에 내걸었지만 결국 드라마가 보여주는 것은 아주 평범한 직장인들의 선택이다.

누군가는 떠나고, 누군가는 남고, 누군가는 다시 손을 잡는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영업5팀은 조금씩 진짜 '팀'이 되어가고 있다.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김상화 칼럼니스트의 블로그( https://blog.naver.com/jazzkid )에도 실립니다.
로또1등도출근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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