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다현 공개 비판' 심수봉, 대선배의 '경솔한 한마디'가 남긴 상처

조언과 망신 사이... 어른의 품격은 어디에

 지난 2023년 12월 12일 MBN '현역가왕'에 심사위원과 경연자로 함께 출연했던 심수봉-김다현
▲지난 2023년 12월 12일 MBN '현역가왕'에 심사위원과 경연자로 함께 출연했던 심수봉-김다현MBN

따뜻한 말 한마디는 누군가에게 더 큰 힘을 불어넣는 자양분이 되지만, 가시 돋친 말 한마디는 쉽게 지워지지 않는 마음의 상처가 되기도 한다. 최근 한 지역 행사에서 빚어진 가요계 원로 가수의 돌발 발언은 후자에 가까웠다. 반세기 넘게 대중의 사랑을 받아온 유명 가수의 언행이었던 만큼 파장도 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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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일 전북 진안군에서 열린 '2026 진안고원 트로트 페스티벌' 무대에 오른 심수봉은 자신의 앞 순서로 공연한 후배 가수를 언급하며 "노래가 뭔지, 삶이 뭔지도 모르는 아가씨 같다", "제 앞에 저 선수를 내보내지 말아달라"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 심수봉보다 앞서 출연한 가수가 김다현으로 알려지면서 사실상 특정 후배를 공개적으로 비판한 것 아니냐는 논란이 불거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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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당 내용이 유튜브 및 SNS 영상으로 확산되면서 파장이 커졌고, 결국 심수봉 측은 공식 사과문을 발표했다. 김다현 또한 자신의 SNS에 심경을 밝히면서 일련의 사태는 일단락되는 모양새지만, 공개적인 무대에서 이뤄진 대선배의 부적절한 언행은 여전히 씁쓸함을 안겨주고 있다.

축제 무대에서 빚어진 돌발 언행

 KBS '불후의 명곡2' 심수봉, 김다현
▲KBS '불후의 명곡2' 심수봉, 김다현KBS

가창력이나 음악적 평가에 대한 의견은 주관적인 영역에 해당된다. 50년 가까이 음악 활동을 해온 원로 가수의 눈에는 만 17세 청소년 트로트 가수의 무대가 아쉽거나 부족해 보였을 수도 있다. 문제는 본인의 생각을 전달한 방식에 있었다.

조언이 필요했다면 공연이 끝난 뒤 당사자를 따로 만나 이야기하는 편이 바람직했다. 현장은 누군가를 엄격히 심사하는 오디션 경연장이 아니라, 관객들이 즐거움을 만끽하는 축제의 한마당이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관객 앞에서 거침없는 발언을 이어간 것은 음악적 소신이라기보다 어린 가수의 자존심을 꺾는 일에 가까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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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다현은 평소 심수봉을 존경해 그의 대표곡을 자주 부를 만큼 애정을 가져온 트로트계 유망주 후배였다. 이동하는 차 안에서 선배의 비난을 뒤늦게 접하고 통곡했다는 소식까지 전해지면서 팬들의 마음은 한층 씁쓸해질 수밖에 없었다.

진정한 어른의 품격은 어디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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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JTBC '히든싱어8' 심수봉
▲JTBC '히든싱어8' 심수봉JTBC

파문이 커지자 심수봉은 다음 날인 21일 사과문을 내고 "상식을 벗어난 실언"이었다며 "어른으로서 후배가수의 마음에 상처를 주는 말을 한 점은 분명 잘못됐다"고 인정했다. 김다현도 이후 심수봉과 직접 통화해 사과를 받았다고 밝히며 논란을 매듭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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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단순한 해프닝으로 치부하기엔 가요계에 여전히 적잖은 충격을 안겨줬다. 가요계의 대선배로서 보여줘야 할 태도와는 거리가 너무도 멀었기 때문이다. 후배 가수를 향해 "아가씨" 운운하며 원로 가수가 공개적으로 모욕에 가까운 발언을 했다는 점에서도 대중들의 날선 비판이 집중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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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 후배의 부족한 점은 바로잡아 주면서 동시에 좋은 노래를 부를 수 있도록 용기와 힘을 불어넣어주는 게 진정한 선배의 모습 아니겠는가? 음악적 견해 차이는 얼마든지 있을 수 있어도, 그것을 전달하는 방식에서 심수봉은 최소한의 배려가 없었다는 지적을 피하기 어렵다. 신속한 사과가 이뤄진 점은 다행이지만, 애초에 공개 무대를 특정 가수를 향한 비판의 도구로 삼은 판단은 여전히 아쉬움으로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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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경받는 선배의 자리는 결코 나이가 많다고, 또는 많은 시간을 무대에서 노래했다는 사실만으로 완성되는 것이 아니다. 자신의 경험을 어떻게 전달해주느냐에 따라 그 의미도 달라진다. 최소한의 배려가 결여된 조언은 어른답지 못한 행동에 그칠 뿐이다. 반세기 동안 만들어진 심수봉 이름 세 글자에 담긴 관록은 이번 일을 계기로 빛이 바랠 수밖에 없다.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김상화 칼럼니스트의 블로그( https://blog.naver.com/jazzkid )에도 실립니다.
심수봉 김다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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