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 계약직 그만두고 올인... 이준석, 종목 최초 테크볼 금메달

[아이치·나고야 AG] 이준석, 남자 단식 테크볼 금메달... 팀 코리아 세 번째 '주인공'

포기를 몰랐던 남자 이준석. 그의 꿈이 일본 땅에서 이뤄졌다. 이준석은 20일 오후 일본 나고야 히가시 스포츠센터에서 열린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테크볼 남자 단식 결승에서 알리 잘릴 메즈헤르 알레야위(이라크)를 2-0(12-11 12-5)으로 제압했다.

테크볼은 곡선형 특수 테이블에서 축구공을 주고받는 스포츠로 지난 2014년, 헝가리에서 시작됐다. 탁구와 족구를 섞어놓은 듯한 게임으로 손·팔을 사용해서는 안 된다.

또 같은 신체 부위를 연속해서 사용하는 것도 불가능하며 세 번 터치로 상대에게 공을 넘겨야만 한다. 특히 스매시는 공격·게임당 2번만 사용할 수 있기에, 수싸움 역시 상당히 흥미롭다.

이준석의 역전 드라마

 20일 일본 나고야 히가시 스포츠센터에서 열린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테크볼 남자 단식 결승전에서 한국 이준석이 이라크 알리 자릴 메제르 알엘라야위에게 1세트를 이긴 후 기뻐하고 있다. 2026.9.20
▲20일 일본 나고야 히가시 스포츠센터에서 열린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테크볼 남자 단식 결승전에서 한국 이준석이 이라크 알리 자릴 메제르 알엘라야위에게 1세트를 이긴 후 기뻐하고 있다. 2026.9.20연합뉴스

이번 대회를 앞두고 아시안게임에서 처음 채택된 종목인 테크볼. 선수단 모두 아마추어 선수(20명)로 구성되어 메달 기대감은 전혀 없었지만 이준석이 드라마를 만들었다.

조별리그 1차전에서 알리사(라오스)를 2-0(12-1, 12-0)으로 완파한 그는 2차전에서도 프린스 아구스틴(필리핀)을 2-0(12-5, 12-6)으로 제압하며 연승을 이어갔다.

기세를 이어 요가 아르디카 푸트라(인도네시아), 바쯔엉장(베트남), 와세 아키노리(일본)까지 2-0으로 완파하며 5전 전승으로 조별리그를 깔끔하게 통과했다. 8강에서도 쿠다이베르디 아이다르베코프(키르기스스탄)에 2-0(12-2 12-1)으로 승리했다.

준결승 상대 자이드 에이단(쿠웨이트)이 경기 도중 부상으로 기권하며 결승에 오른 이준석은 알리 잘릴 메즈헤흐 알레야위를 상대로 인생 경기를 펼쳤다. 경기 초반 긴장감을 이겨내지 못한 듯 실수를 연발해 5-9까지 뒤지며 위기에 몰렸지만, 이후 놀라운 집중력으로 12-11로 역전해 1세트를 가져갔다.

2세트에서도 수비에서 완벽한 모습을 보이며 빈틈을 보이지 않았다. 또한 상대 범실까지 이어지며 10-3 스코어를 만들었다. 이후 발끝으로 마지막 득점을 기록하면서 초대 챔피언에 올랐다.

포기하지 않은 남자 이준석... "인생에서 가장 행복한 순간"

 20일 일본 나고야 히가시 스포츠센터에서 열린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테크볼 남자 단식 결승전에서 이라크 알리 자릴 메제르 알엘라야위에게 승리해 금메달을 획득한 이준석이 시상대에서 은·메달을 받은 선수들과 기념 촬영하고 있다. 2026.9.20
▲20일 일본 나고야 히가시 스포츠센터에서 열린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테크볼 남자 단식 결승전에서 이라크 알리 자릴 메제르 알엘라야위에게 승리해 금메달을 획득한 이준석이 시상대에서 은·메달을 받은 선수들과 기념 촬영하고 있다. 2026.9.20연합뉴스

아시안게임 테크볼 초대 챔피언에 오른 이준석. 그는 우승이라는 감격의 순간을 맛보기까지 험난한 여정을 겪어야만 했다. 어린 시절 축구선수라는 꿈이 있었으나 프로 무대에 도달하지 못했다.

더불어 K4리그에 소속됐던 이천시민축구단이 2020년 이후 해체됐으며 코로나19 악재까지 겹치면서 축구화를 벗어야만 했다. 이후 족구 선수로 활동, 꿈을 이어온 이준석은 테크볼에 입문하며 다시금 꿈을 키우기 시작했다.

다만 덜 알려진 종목으로 인해 수익은 제한됐고, 이준석은 대기업 생산직 계약직으로 일하며 선수 생활을 이어가야만 했다. 그런 상황 속 올해 2월, 아시안게임에 테크볼이 정식 종목으로 채택됐다는 소식이 들려왔고, 그는 일을 그만두는 쉽지 않은 결정을 내렸다.

오로지 테크볼 하나만 알리겠다는 일념이었다. 포부는 상당했으나 과정은 쉽지 않았다. 정식 종목 포함이 늦어지는 탓에 진천선수촌 입촌도 하지 못하는 열악한 환경에 있었다. 하지만, 매일 동료들과 훈련에 임하는 노력을 기울였고, 끝내 달콤한 성취를 맛봤다.

이준석은 결승전 종료 후 "믿기지 않는다. 아시안게임을 준비하면서 꿈꿔왔던 순간인데 내게 왔다는 것이 믿기지 않고, 내 인생에서 가장 행복한 순간"이라고 말했다.

이어 "코로나19가 터지기 전에 테크볼을 접했고, 국제 대회에도 나갈 기회가 생겼다. 그러나 코로나가 발생해 3~4년 동안 테크볼을 하지 못했다"라며 "어머니께서 직접 테크볼 테이블을 사주셨고, 아파트 관리실의 허락을 받아 공원에 테이블을 펴서 연습했다. 당시에는 내가 이 길을 걸어갈 수 있을까 막막했는데 지금은 그 순간이 좋게 기억된다"라고 했다.

이준석은 연신 어머니를 향한 고마움을 드러냈다. 그는 "경기 끝나고 관중석 위쪽을 봤는데 어머니께서 울고 계셨다. 금메달로 효도한 것 같아서 그게 가장 기쁘고, 사랑한다는 말을 잘 못하는데 오늘만큼은 사랑한다고 전하고 싶다"라고 말했다.

☞ 관점이 있는 스포츠 뉴스, '오마이스포츠' 페이스북 바로가기
이준석 테크볼 아이치나고야아시안게임 아시안게임 테크볼이준석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