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나깨비 이야기 제작진
사부작당
사부작당은 판소리와 민요를 기반으로 창작국악극을 만들어왔다. 이번 작품은 창작국악과 라이브 연주에 인형극, 색깔 부채, 노래와 움직임을 결합했다. 어린이 관객이 배우들과 함께 주문을 외치거나 노래에 참여하는 장면도 있다. 사부작당이 처음으로 인형극에 도전한 작품으로, 차나깨비와 함께 등장하는 '따라깨비'도 주요한 볼거리다.
국악은 단순한 배경음악이 아니다. 가사에 어울리는 선율과 장단을 만드는 '작창' 과정을 거쳐 판소리와 민요의 말맛과 시김새를 살리고, 연주자들이 직접 무대에서 배우와 호흡한다.
"전통음악이라고 어렵게 가르치기보다 자연스럽게 스며들도록 하고 싶었어요. 무대 위 모두가 마음을 모아 하나의 에너지를 만드는 게 저희가 생각하는 음악극이에요."
도깨비들이 드는 것도 방망이가 아니라 '색깔 부채'다. 색을 다루는 도깨비라는 설정에 맞춰 익숙한 이미지를 비튼 장치다. 의상과 조명, 소품과 움직임 역시 '마음의 색깔'이라는 추상적인 주제를 어린이들이 눈으로 보고 느낄 수 있도록 만드는 데 집중했다.
따라깨비 역시 처음에는 차나깨비의 말을 따라 하는 존재처럼 보이지만 이야기가 진행되면서 차나깨비 마음속 그림자와 연결된 존재임이 드러난다.
"따라깨비가 차나깨비의 마음속 그림자였다는 걸 서서히 깨닫는 과정을 함께 지켜봐 주시면 좋겠어요."
작품의 초기 구상은 지금과 달랐다. 처음 차나깨비는 마음속 보물상자를 열 수 있는 '열쇠'를 찾아 숲을 헤매는 캐릭터였다. 하지만 작업을 이어가면서 방향이 달라졌다.
"차나깨비에게 필요한 건 밖에 숨겨진 물건이 아니더라고요. 자기 안에 이미 있던 용기였어요. 그래서 '무언가를 찾아내는 이야기'에서 '이미 가지고 있던 것을 마주하는 이야기'로 바뀌었죠."
배우들과 작업하면서 따라깨비가 차나깨비의 말을 따라 하다가 처음으로 다른 말을 하는 장면도 더 중요해졌다. 송 대표는 이 순간을 "극에서 가장 마음을 움직이는 장면 가운데 하나"라고 했다.
공연을 본 아이에게 남기고 싶은 것도 결국 그 마음이다.
"거울을 보면서 '나는 이미 내 색깔을 가지고 있구나'라고 생각했으면 좋겠어요. 지금은 서툴고 자신 없어 보여도 아직 다 꺼내지 못했을 뿐 자기만의 색은 분명히 있으니까요."
송 대표는 이 이야기가 어린이에게만 필요한 것은 아니라고 했다.
"저 역시 이 작품을 쓰면서 제 안의 오래된 불안들에게 위로를 건넨 셈이에요. 그러니 차나깨비는 우리 모두에게 '괜찮아'라고 말해주는 최고의 어른일지도 모르겠네요."
'귀찮아'를 외치며 마음을 숨겼던 차나깨비는 그렇게 '괜찮아'를 말할 수 있는 아이가 된다. 그 말은 어쩌면 공연장을 찾은 어린이보다 함께 온 어른에게 먼저 필요한 말이 아닐까.
▲창작국악극 <차나깨비 이야기>의 공식 포스터사부작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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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년간 문화예술계에 몸담고 있다. 월간지 <문화+서울> 편집장(2013~2022), 한겨레신문 객원 필진(2016~2023)으로 글을 썼다. 현재는 서울 대학로 일대에서 공연과 전시 등 다양한 분야의 소식을 전한다. 이밖에 문화예술 전문매체인 '서울문화투데이'와 '더프리뷰' 등에 문화예술 칼럼을 연재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