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런닝맨'의 한 장면. AI로 노래를 만드는 구성이 주요 내용으로 다뤄지고 있다.
SBS
여기서 많은 이들이 공통으로 품는 궁금증이 하나 있다. 바로 저작권(료) 문제다. 흔히 작사·작곡을 하면 저작권 수입부터 떠올리지만, AI 창작에는 이 부분이 크게 제한돼 있다. 한국 저작권법 제2조 1호는 저작물을 '인간의 사상 또는 감정을 표현한 창작물'로 규정한다. 이 때문에 AI로 생성된 음원은 국내에선 저작권을 인정받지 못한다.
AI 서비스에 "슬픈 발라드곡을 만들어줘, 코드 진행은 ○○로" 식의 프롬프트를 입력해 곡의 분위기나 코드 진행을 지시하는 행위는 인간의 창작으로 간주되지 않는다. AI 히트곡을 탄생시킨 조선힙합 역시 저작권료는 받을 수 없고, 음원 제작자로서의 '저작인접권료'만 받을 수 있다.
다만 현행 법 규정이 하루가 다르게 변하는 AI 기술 발전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는 만큼, 보완책 마련 움직임은 이어지고 있다. 비록 문화체육관광부의 신중 검토 권고와 사회적 공론화 부족으로 인해 도입이 잠정 보류되긴 했지만, 한국음악저작권협회(음저협)에선 인간이 50% 이상 주도적으로 참여한 AI 음악에 한해 저작권 신탁을 허용하는 등의 세분화된 규정 마련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해외에선 AI 저작권 어떻게 바라보나
그렇다면 해외는 과연 어떠한가. 발 빠르게 AI 저작권 문제에 대응하는 미국의 음악 저작권 관리 단체 BMI는 다음 세 종류의 창작물에 한해 저작권료를 지불할 수 있다고 구체적인 가이드라인을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명시하고 있다.
- AI를 사용하지 않은 인간 창작 작품(종이와 펜, 악기, 비AI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를 활용)
- AI를 보조 수단으로 활용한 인간 창작 작품(예: 믹싱 또는 마스터링에 AI 기반 플러그인 활용, AI를 사용해 멜로디를 채보하거나 음성 메모를 악보로 변환 등)
- 부분적으로 AI가 생성한 콘텐츠가 포함된 인간 창작 작품(예: AI 음악 플랫폼으로 반주 트랙을 만든 후 독창적인 가사와 보컬을 추가하거나, AI로 화성 구조를 생성한 뒤 수동으로 편곡·오케스트레이션을 수행하는 경우)
일본음악저작권협회(JASRAC) 또한 가사나 곡의 일부에만 AI의 도움을 받고 인간이 창작을 주도한 경우에 한해 저작권 관리 대상에 포함하기로 했으며, AI로만 전면 제작된 노래는 저작권을 인정하지 않겠다는 방침을 분명히 했다. 해당 기관 역시 공통적으로 단순히 프롬프트를 입력하는 행위만으로는 저작권의 범주에 포함시키지 않고 있다.
더욱 중요해진 인간의 역할
▲MBC '놀면 뭐하니?'의 한 장면. AI로 만들고 효리수가 부른 '별이 쏟아지는 밤'은 정식 발매 요청이 쇄도할 만큼 큰 인기를 얻었다.MBC
AI 음악은 이제 음원 차트와 방송, 유튜브를 넘어 일상적인 음악 소비 영역까지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짧은 시간 안에 누구나 곡을 만들 수 있다는 점은 분명 반가운 일이다. 하지만 비슷한 방식으로 생산된 음원이 대량으로 유통되면서 이에 따른 피로감 확산, 음악의 몰개성화 등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함께 커지고 있다.
중요한 것은 AI 사용이 옳으냐 그르냐를 가르는 것이 아니다. 이미 누구나 활용할 수 있는 기술이 된 만큼, AI가 만든 결과물에 인간의 창작 기여를 어떻게 구분하고 그 권리를 어떻게 보호할 것인가가 앞으로 풀어야 할 과제다.
AI 음악 시대에 우리가 던지는 진짜 질문은 '이제 인간은 무엇을 만들어야 하는가'로 집약된다. 이에 대한 답은 의외로 가까운 곳에 있을지 모른다. 작품에 독창적인 서사와 정체성을 부여하는 작업은 여전히 사람의 몫이기 때문이다. AI가 영역을 확장하는 지금 이 순간, 인간의 역할은 '더 잘 만드는 것'이 아니라 '더 진실하게 표현하는 것'으로 옮겨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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