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빙 '로또 1등도 출근합니다'
티빙
〈로또 1등도 출근합니다〉가 흥미로운 이유는 로또 1등이라는 판타지보다 그 이후에도 지속되는 직장 생활의 애환 때문이다. 로또 당첨 하나만으로 모든 것이 달라지는 건 아니었다. 여전히 다음 날 아침이면 다시 출근을 해야 한다.
여타의 오피스 드라마였다면 엄청난 대사건으로 그려졌겠지만, 〈로또 1등도 출근합니다〉는 정반대로 평범한 일상의 흐름 속에서 이야기를 풀어간다. 오히려 그 잔잔함이 현실의 직장인과 닮아 있다는 점이 이 작품의 차별점이다.
여기서 주연배우 이준혁의 매력이 극대화된다. 지난해 SBS 〈나의 완벽한 비서〉를 통해 제목처럼 빼어난 능력을 지닌 '비서' 유은호로 등장했던 그는, 이번에는 훨씬 현실적인 팀장 공은태로 설득력 있는 연기를 펼친다. 유은호가 누군가의 삶을 챙기는 인물이었다면, 공은태는 정작 자신의 삶을 제대로 돌보지 못한 채 버티기에 급급했던 직장인이다.
완벽함이라는 옷을 벗어 던지고 팀장 공은태로 돌아온 그의 모습은 "직장인 이준혁 월드"라는 표현이 자연스럽게 떠오를 만큼 오피스 장르에 최적화된 캐릭터로 시청자들의 공감을 자아낸다. 자극적인 전개 대신 차분하게 서사를 쌓아가는 이번 작품이 로또 1등이라는 판타지적 설정에도 결코 허황되게 느껴지지 않는 이유 역시, 결국 이준혁이 만들어낸 인물의 무게감에 힘입은 바 크다.
사표 대신 택한 마음의 여유
▲티빙 '로또 1등도 출근합니다'티빙
<로또 1등도 출근합니다> 속 로또 당첨은 단순한 소원 성취의 도구가 아니라 캐릭터를 관찰하기 위한 수단에 가깝다. '내가 로또 1등에 당첨된다면 회사를 그만둘까?'라는 질문은 "나는 왜 그동안 돈이 없다는 이유로 이렇게까지 참고 살았을까?"라는 또 다른 의문으로 이어진다.
초반 1~2회에서 그려진 공은태의 변화가 돋보이는 건 주변 인물들이 만들어낸 현실감 덕분이다. 서현우·오대환·이현균 등이 연기하는 캐릭터들은 저마다 조직 안에서 살아남기 위해 버티고 있으며, 이들의 모습이 공은태의 변화를 한층 현실적으로 만든다.
이 드라마가 초반 선사한 가장 인상적인 장면은 역설적으로 일확천금의 기쁨 대신 "당첨 다음 날의 출근"이다. 거액을 쥐고도 다시 일상으로 돌아가는 모습은 묘한 위로를 준다. 어쩌면 우리에게 필요한 건 당장 사직서를 던질 용기가 아니라, 삶의 주도권을 되찾아줄 작은 마음의 여유일지도 모른다.
한편 <로또 1등도 출근합니다>는 매주 목요일 오후 6시 티빙에서 2회씩 독점 선공개되며, 케이블TV 채널 tvN에서는 매주 월·화요일 오후 9시에 방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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