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또 1등 당첨에도 평생 먹고 놀긴 애매한 팀장의 선택

[리뷰] 티빙 오리지널 시리즈 <로또 1등도 출근합니다>

 티빙 '로또 1등도 출근합니다'
▲티빙 '로또 1등도 출근합니다'티빙

대한민국 직장인 상당수의 가슴 한구석에는 두 가지가 존재한다. 사표 한 장, 그리고 로또 1등 당첨이라는 막연한 희망이다. 고단한 출퇴근길을 버티게 하는 힘은 거창한 성공이나 야망이 아니라, 토요일 저녁 복권 당첨 발표에 기대는 소박한 꿈일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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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0일 첫 공개된 티빙 오리지널 시리즈 <로또 1등도 출근합니다>는 이런 직장인들의 보편적인 심리를 현실적인 웃음과 함께 풀어낸 오피스 드라마다.

"로또 1등만 되면 회사 때려치운다"는 말은 직장인이라면 한 번쯤 해봤을 법한 익숙한 농담이기도 하다. 그런데 정말 로또 1등에 당첨되고도 회사를 그만두지 않는다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로또 1등도 출근합니다>는 바로 이 역설에서 출발한다. 당첨 한 번으로 인생 전체가 뒤집히는 통쾌한 판타지 대신, 뜻밖의 행운으로 마음의 여유를 얻은 한 사람이 일상을 바라보는 방식이 어떻게 달라지는지를 따라간다.

로또 1등 당첨, 그런데 출근한다고?

 티빙 '로또 1등도 출근합니다'
▲티빙 '로또 1등도 출근합니다'티빙

홍성인터내셔널의 직장인 공은태(이준혁 분)는 젊은 나이에 팀장 자리에 올랐지만 조직 안에서 제대로 인정받지 못한다. 자신의 성과는 윗선이나 다른 부서에 가로채이기 일쑤고, 연차가 낮은 후배 양준호 대리(서현우 분)에게조차 은근한 무시를 당한다. 이름만 명품일 뿐 국내 시장에서 뚜렷한 실적을 내지 못하는 해외 브랜드 영업까지 군소리 없이 떠맡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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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던 어느 날, 우연히 구입한 로또가 1등에 당첨되는 행운이 은태에게 찾아온다. 실수령액은 무려 13억 원. 여기서 그의 흥미로운 선택이 드라마의 구심점이 된다. 13억 원은 분명 큰돈이지만 회사를 당장 그만두고 평생 먹고 놀기엔 다소 애매한 액수다. 결국 그가 내린 결정은 사표 제출이 아닌, 변함없이 직장에 출근하는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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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공은태에게 로또 당첨금은 회사에 남아 있으면서 자신감을 조금씩 되찾게 하는 동력이 된다. 그동안 당연하게 받아들였던 부당함에 대해 질문을 던지고, 때로는 과감하게 "NO"라고 말할 용기도 생겨났다. 돈이 사람을 갑자기 강하게 만든 것이 아니라, 더 이상 모든 것을 참지 않아도 된다는 심리적 여유를 안겨준 셈이다.

"직장인 이준혁 월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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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티빙 '로또 1등도 출근합니다'
▲티빙 '로또 1등도 출근합니다'티빙

〈로또 1등도 출근합니다〉가 흥미로운 이유는 로또 1등이라는 판타지보다 그 이후에도 지속되는 직장 생활의 애환 때문이다. 로또 당첨 하나만으로 모든 것이 달라지는 건 아니었다. 여전히 다음 날 아침이면 다시 출근을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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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타의 오피스 드라마였다면 엄청난 대사건으로 그려졌겠지만, 〈로또 1등도 출근합니다〉는 정반대로 평범한 일상의 흐름 속에서 이야기를 풀어간다. 오히려 그 잔잔함이 현실의 직장인과 닮아 있다는 점이 이 작품의 차별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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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서 주연배우 이준혁의 매력이 극대화된다. 지난해 SBS 〈나의 완벽한 비서〉를 통해 제목처럼 빼어난 능력을 지닌 '비서' 유은호로 등장했던 그는, 이번에는 훨씬 현실적인 팀장 공은태로 설득력 있는 연기를 펼친다. 유은호가 누군가의 삶을 챙기는 인물이었다면, 공은태는 정작 자신의 삶을 제대로 돌보지 못한 채 버티기에 급급했던 직장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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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벽함이라는 옷을 벗어 던지고 팀장 공은태로 돌아온 그의 모습은 "직장인 이준혁 월드"라는 표현이 자연스럽게 떠오를 만큼 오피스 장르에 최적화된 캐릭터로 시청자들의 공감을 자아낸다. 자극적인 전개 대신 차분하게 서사를 쌓아가는 이번 작품이 로또 1등이라는 판타지적 설정에도 결코 허황되게 느껴지지 않는 이유 역시, 결국 이준혁이 만들어낸 인물의 무게감에 힘입은 바 크다.

사표 대신 택한 마음의 여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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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티빙 '로또 1등도 출근합니다'
▲티빙 '로또 1등도 출근합니다'티빙

<로또 1등도 출근합니다> 속 로또 당첨은 단순한 소원 성취의 도구가 아니라 캐릭터를 관찰하기 위한 수단에 가깝다. '내가 로또 1등에 당첨된다면 회사를 그만둘까?'라는 질문은 "나는 왜 그동안 돈이 없다는 이유로 이렇게까지 참고 살았을까?"라는 또 다른 의문으로 이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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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반 1~2회에서 그려진 공은태의 변화가 돋보이는 건 주변 인물들이 만들어낸 현실감 덕분이다. 서현우·오대환·이현균 등이 연기하는 캐릭터들은 저마다 조직 안에서 살아남기 위해 버티고 있으며, 이들의 모습이 공은태의 변화를 한층 현실적으로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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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드라마가 초반 선사한 가장 인상적인 장면은 역설적으로 일확천금의 기쁨 대신 "당첨 다음 날의 출근"이다. 거액을 쥐고도 다시 일상으로 돌아가는 모습은 묘한 위로를 준다. 어쩌면 우리에게 필요한 건 당장 사직서를 던질 용기가 아니라, 삶의 주도권을 되찾아줄 작은 마음의 여유일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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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로또 1등도 출근합니다>는 매주 목요일 오후 6시 티빙에서 2회씩 독점 선공개되며, 케이블TV 채널 tvN에서는 매주 월·화요일 오후 9시에 방송된다.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김상화 칼럼니스트의 블로그( https://blog.naver.com/jazzkid )에도 실립니다.
로또1등도출근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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