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암살자(들)> 스틸컷
하이브미디어코프
영화는 실화와 상상력의 조율 방식을 통해 범인을 추리하는 스릴러 장르물의 특성도 유지된다. 이 때문에 경직된 시대 분위기 속에서 소시민의 여러 모습이 드러난다며 "철구는 가족, 재환은 동료라는 그 시대의 삶을 투영했다. 마지막 장면에서 한 명은 법원으로 달려가고, 한 명은 신문사로 달려가지만 목표는 '진실 추구'다"라고 강조했다.
사건을 파헤치는 경찰과 기자의 두 시점이 교차한 연출에 대해 허 감독은 "전체 흐름을 아는 인물은 기자나 사건의 내부자들인데, 부장과 신입 기자를 선택했다. 그 시대를 살아온 기자들의 인터뷰도 많이 했다. 80년 대 기자로 일했던 친구에게 자문도 받았다. 신문사에 꼭 있어야 할 디테일 중에 재떨이에 수북하게 쌓인 꽁초나 짜장면 빈 그릇 등 고증도 받았다"고 말했다.
그래서일까. 절대 악이 정해져 있지 않다. 그는 "눈에 보이는 강력한 빌런은 기자들을 압박하는 중앙정보부 소속 기관원 상필(박훈)이다"라며 "신문지를 돌돌 말아서 콕콕 찌르는 장면도 '펜이 칼보다 강하다'는 인식을 살려낸 장면이다. 당시 남산에 불려 간다는 건 두려움의 상징이었다. 상필이란 인물에게 거대한 남산이란 무서운 상징을 의인화했다"고 설명했다.
단순한 재현보다 상상력을 더하고 열린 결말로 끝나는 이유에 대해서도 입을 열었다. 그는 "다큐와 책으로 드러난 사실도 어쩌면 잘못된 정보일 수 있다. 정답을 정해 두기보다 가설이나 상상의 형태로 균형감을 유지했다"며 "실화만 풀어가기 어려워 영화적인 특성을 더했다. 다큐멘터리의 기본은 유지하면서 그 시대를 살았던 소시민의 시점에서 풀어냈다. 영화를 보다 보면 '저런 장면도 진짜였어?'라고 놀랄 만큼 실제 사건을 찾아 비교하는 재미가 생긴다"고 소개했다.
이어 "해일씨와 민호씨가 그 시절 기자의 표상을 잘 표현해 주었다. 신문사 내부에서 부장이 모두를 끌어안고 자유로운 분위기로 리더십을 발휘하는 모습은 해일 씨의 본연의 모습이다. 쉬는 시간에도 수많은 단역, 조연과 소통하면서 마치 부장처럼 분위기를 이끌어 갔다"며 재회한 소감도 밝혔다.
그는 "막걸리 취향이 맞아 사석에서 자주 만나는데 '존경한다'고 말한 적 있었다"고 고백했다. 특히 배우로서의 직업적 부분뿐만 아니라 인간적으로 존경한다며 "소신을 말할 때와 삶의 여유를 드러낼 줄 아는 복합적인 인물로 보인 건 해일씨의 공이 크다. 진지하게만 연기하지 않고 유머를 툭툭 던지면서 인물 조형을 복합적으로 만들어 간다"고 덧붙였다.
더불어, 신입 기자 영일의 에너지가 부장인 재환과 묘한 케미를 이뤄 추진력이 커진다. 허 감독은 "저는 신을 거듭하면서 인물이 만들어지는 방식을 추구하는 감독이다. 민호씨가 어려웠을 것 같다"며 "민호씨는 백마 탄 왕자님 이미지가 컸는데 <파친코>를 보고 인간적인 모습이 보였다. 거절할 줄 알았는데 시나리오를 재미있게 봤나 보다. 소년미가 느껴져 영일 같았다. 민호씨의 모습이 그대로 투영된 것 같다"고 회상했다.
특별출연 라인업 비결
▲허진호 감독하이브미디어코프
화려한 캐스팅은 세 주연뿐만이 아니다. 주연급 배우들이 신 스틸러로 등장해 역대급 특별출연 라인업을 형성했다. 허 감독은 그 시작이 문태광(박정민)이었다며 영화 전체를 지배하는 중추이자, 계속 소환되는 인물이라 무게감에 초점을 맞췄다고 설명했다.
그는 "<파수꾼>을 보고 '놀라운 배우가 나왔다'고 감탄한 적 있다. 말로 설명하기 힘든 묘한 분위기가 문태광에 덧입혀졌으면 싶었다. 사실 캐릭터의 전사도 깊게 다루지 않았다. 시간이 부족하기도 했지만 정민씨에게 질문만 했기 때문이다. 수많은 질문 속에서 본인이 해석하고 만들어 갔기에 힘들었을 거다. 영화 끝까지 긴장감을 놓지 않도록 유도한 공은 정민씨의 훌륭한 연기 덕분이었다"고 고마움을 표했다.
이어 "특별출연도 다들 거절하실 줄 알았다. 제작사의 아우라 때문인지 문태광과 한회장(정우성)이 정해지면서 다른 배우도 시도해 볼 만하겠다 싶었다. 작은 역할이라도 미팅을 자주 하면서 소통의 시간을 충분히 쌓아갔다. 영화를 보시면서 '보는 재미가 있네'라고 긍정적으로 받아들이셨으면 좋겠다"라고 캐스팅 비하인드를 밝혔다.
한편, <암살자(들)>은 모두가 목격했지만 침묵이 강요된 시대, 누구도 제대로 알지 못했던 그날의 진실을 파헤치며 그날의 공기를 느낄 수 있는 작품이다. 사건의 조각을 하나씩 짚어가고 관객 각자의 시선에서 곱씹어가며 74년 그날의 한가운데로 들어가는 경험이 특별한 영화다. 개봉은 오는 9월 23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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