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오아시스: 돈 룩 백 인 앵거'
월트디즈니컴퍼니코리아
영국 웨일스 카디프에서 시작된 공연의 열기는 중남미를 거쳐 한국 고양 종합운동장까지 이어진다. 무대 한편을 지키는 펩 과르디올라 축구 감독(맨체스터 시티 FC)의 등신대 같은 유쾌한 도구의 등장과 함께 관객들이 일제히 등을 돌리고 신나게 몸을 흔드는 일명 '포즈난 댄스'는 현장 관객 모두를 하나로 묶어준다.
오아시스의 동명 명곡을 제목으로 사용한 이번 다큐멘터리가 특별하게 다가오는 이유는, 단순한 록밴드의 흥망성쇠에 국한되지 않고 지구 반대편 팬들의 삶을 깊이 있게 조명하기 때문이다. 오아시스를 들으며 우울증을 극복하고 서로의 우정을 확인했다는 제주도 해녀들의 고백을 비롯해, 맨체스터 아레나 테러 생존자 등 각국 젊은이들과 나눈 인터뷰는 이들의 음악이 가진 생명력이 얼마나 따뜻하고 큰 힘이 되었는지를 일깨운다.
공연이 끝난 뒤에도 자리를 떠나지 못한 채 감격의 눈물을 흘리는 어느 청년의 모습까지, 카메라가 포착한 다양한 팬들의 얼굴은 왜 전 세계 수많은 음악팬들이 오랜 기간 오아시스를 기다려왔는지를 간접적으로 설명한다.
팬들을 위한 종합선물세트
▲영화 '오아시스: 돈 룩 백 인 앵거'월트디즈니컴퍼니코리아
물론 <오아시스: 돈 룩 백 인 앵거>에 아쉬움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고가의 티켓 가격(가변 가격제) 논란이나 기타리스트 본헤드의 암 투병 사실 등은 언급조차 되지 않는다. 긴 세월에 걸쳐 등 돌리고 원수처럼 지냈던 형제의 진짜 비하인드 스토리 또한 깊이 있게 다루지 않는다. 작품 중간에 등장하는 어느 신부의 성당 설교 장면은 다소 겉도는 느낌을 주기도 한다.
두 사람의 갈등과 투어를 둘러싼 구체적인 이야기보다 감정과 팬 서비스에 집중한 탓에 다큐멘터리로서의 깊이는 다소 얕은 편이다. 진실을 캐묻기보다 화해의 순간을 팬들이 즐기도록 만드는 것, 그것이 이 작품이 택한 전략이다. 리암이 노엘의 손을 잡아 올리고 초대형 스타디움을 가득 채운 관중의 떼창이 이어지는 순간, 영화가 가진 몇 가지 단점은 단숨에 씻겨 내려간다.
<오아시스: 돈 룩 백 인 앵거>는 매끄럽게 완성된 세련된 전기 영화라기보다는 지난해 세계 각국 공연장을 뜨겁게 달군 밴드의 귀환과 그곳에 함께했던 사람들의 감정을 한데 모아둔 종합 선물 세트에 가깝다. 완벽하지 않기에 더욱 오아시스다운 이 작품은, 개인의 취향이 파편화된 요즘 같은 시대에도 음악이 사람과 사람을 다시 연결하고 치유할 수 있음을 보여주는 소중한 록 다큐멘터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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