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아시스 재결합 다큐의 전략, 관객들은 좋겠네

[리뷰] 오아시스 투어 여정을 담은 '돈 룩 백 인 앵거'

 영화 '오아시스: 돈 룩 백 인 앵거'
▲영화 '오아시스: 돈 룩 백 인 앵거'월트디즈니컴퍼니코리아

1991년 영국 맨체스터에서 결성된 브릿팝 밴드 오아시스(Oasis)는 1집 < Definitely Maybe >를 시작으로 2집 < (What's the Story) Morning Glory? >, 3집 < Be Here Now >까지 연이어 성공시키며 1990년대 록 음악을 대표하는 밴드로 자리 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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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2009년 8월 파리 공연 무대 뒤편에서 노엘 갤러거(기타, 작곡)와 리암 갤러거(보컬) 형제가 크게 다투면서 당일 콘서트뿐만 아니라 잔여 투어까지 취소되는 사태가 발생했다. 그날 이후 오아시스는 사실상 해체 상태로 15년 넘는 시간을 그냥 흘려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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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보다 못한 사이가 된 두 사람이 2024년 재결합과 월드투어를 전격 발표하면서 전 세계 음악계는 발칵 뒤집혔다. 그리고 이듬해 이들은 한국을 비롯한 주요 국가 공연을 성공적으로 마쳤다. 지난 9일 개봉된 다큐멘터리 영화 <오아시스: 돈 룩 백 인 앵거>(9일 개봉)는 바로 우여곡절 많았던 일련의 여정을 담았다.

결별, 오랜 기다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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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오아시스: 돈 룩 백 인 앵거'
▲영화 '오아시스: 돈 룩 백 인 앵거'월트디즈니컴퍼니코리아

1990년대의 영광부터 2000년대의 추악한 결별로 이어지는 자료 화면으로 시작된 영화는 이내 2025년 여름 6주에 걸친 컴백 공연 준비를 위해 마련된 대형 연습실로 시선을 돌린다. 노엘이 밴드 동료들과 함께 악기 사운드를 다듬는 사이, 하루 늦게 현장에 등장한 리암의 첫 마디는 드럼 방음 패널에 대한 생뚱맞은 불평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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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마이크를 잡는 순간 분위기는 달라진다. 첫 연습곡으로 선택된 'Columbia'가 흘러나오고, 리암의 목소리와 노엘의 기타가 한 공간에서 다시 만나는 순간 그동안의 세월이 거짓말처럼 느껴진다. 그렇다고 앙금이 완전히 사라졌다고 말할 수는 없다. 두 사람 사이에는 여전히 일정한 거리감과 묘한 긴장감이 남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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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에도 함께 연주하는 순간만큼은 이야기가 달라진다. 록 음악계의 '악동 형제'를 다시 연결한 것은 거창한 화해의 기자회견이나 긴 대화가 아니라 오아시스의 노래였다. 서로를 향한 독설을 퍼붓는 등 불화를 겪었던 형제가 무대 위에서 무언의 존중을 표하는 모습은, 다양한 세대를 아우르는 팬들에게 벅찬 감흥을 안겨준다.

오아시스 음악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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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오아시스: 돈 룩 백 인 앵거'
▲영화 '오아시스: 돈 룩 백 인 앵거'월트디즈니컴퍼니코리아

영국 웨일스 카디프에서 시작된 공연의 열기는 중남미를 거쳐 한국 고양 종합운동장까지 이어진다. 무대 한편을 지키는 펩 과르디올라 축구 감독(맨체스터 시티 FC)의 등신대 같은 유쾌한 도구의 등장과 함께 관객들이 일제히 등을 돌리고 신나게 몸을 흔드는 일명 '포즈난 댄스'는 현장 관객 모두를 하나로 묶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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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아시스의 동명 명곡을 제목으로 사용한 이번 다큐멘터리가 특별하게 다가오는 이유는, 단순한 록밴드의 흥망성쇠에 국한되지 않고 지구 반대편 팬들의 삶을 깊이 있게 조명하기 때문이다. 오아시스를 들으며 우울증을 극복하고 서로의 우정을 확인했다는 제주도 해녀들의 고백을 비롯해, 맨체스터 아레나 테러 생존자 등 각국 젊은이들과 나눈 인터뷰는 이들의 음악이 가진 생명력이 얼마나 따뜻하고 큰 힘이 되었는지를 일깨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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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이 끝난 뒤에도 자리를 떠나지 못한 채 감격의 눈물을 흘리는 어느 청년의 모습까지, 카메라가 포착한 다양한 팬들의 얼굴은 왜 전 세계 수많은 음악팬들이 오랜 기간 오아시스를 기다려왔는지를 간접적으로 설명한다.

팬들을 위한 종합선물세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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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오아시스: 돈 룩 백 인 앵거'
▲영화 '오아시스: 돈 룩 백 인 앵거'월트디즈니컴퍼니코리아

물론 <오아시스: 돈 룩 백 인 앵거>에 아쉬움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고가의 티켓 가격(가변 가격제) 논란이나 기타리스트 본헤드의 암 투병 사실 등은 언급조차 되지 않는다. 긴 세월에 걸쳐 등 돌리고 원수처럼 지냈던 형제의 진짜 비하인드 스토리 또한 깊이 있게 다루지 않는다. 작품 중간에 등장하는 어느 신부의 성당 설교 장면은 다소 겉도는 느낌을 주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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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사람의 갈등과 투어를 둘러싼 구체적인 이야기보다 감정과 팬 서비스에 집중한 탓에 다큐멘터리로서의 깊이는 다소 얕은 편이다. 진실을 캐묻기보다 화해의 순간을 팬들이 즐기도록 만드는 것, 그것이 이 작품이 택한 전략이다. 리암이 노엘의 손을 잡아 올리고 초대형 스타디움을 가득 채운 관중의 떼창이 이어지는 순간, 영화가 가진 몇 가지 단점은 단숨에 씻겨 내려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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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아시스: 돈 룩 백 인 앵거>는 매끄럽게 완성된 세련된 전기 영화라기보다는 지난해 세계 각국 공연장을 뜨겁게 달군 밴드의 귀환과 그곳에 함께했던 사람들의 감정을 한데 모아둔 종합 선물 세트에 가깝다. 완벽하지 않기에 더욱 오아시스다운 이 작품은, 개인의 취향이 파편화된 요즘 같은 시대에도 음악이 사람과 사람을 다시 연결하고 치유할 수 있음을 보여주는 소중한 록 다큐멘터리다.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김상화 칼럼니스트의 블로그( https://blog.naver.com/jazzkid )에도 실립니다.
오아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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