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강인이 공을 다루고 있는 모습.
AP/연합뉴스
이강인은 리버풀전에서도 선발로 투입되어 아틀레티코 이적 이후 전 경기 출장을 이어가고 있다. 데뷔전인 라리가 1라운드 말라가전에서만 교체로 투입되었고, 2라운드 비야레알 전부터 세비야, 빌바오, 그리고 리버풀전까지 최근 4경기 연속 선발 출전하며 주전으로서의 팀 내 입지를 다져가고 있는 모습이다.
특히 이강인이 챔피언스리그 무대에서 선발로 그라운드를 밟은 것은, PSG(파리 생제르맹) 시절이던 지난해 1월 23일 맨체스터 시티전 이후 무려 약 1년 8개월 만이었다. 이강인은 전 소속팀인 PSG에서 2시즌 연속 UCL 우승을 경험하긴 했지만, 냉정하게 보면 팀 내 비중은 크지 않았다.
이강인은 대부분의 UCL 경기와 빅매치에서 교체 출전에 그쳤고, 특히 UCL 결승전에서는 2년 연속 단 1분도 그라운드를 밟지 못했다. 이강인이 우승 트로피가 보장된 PSG를 떠나 아틀레티코에 새 둥지를 튼 이유였다.
하지만 오랜만에 선발 출전한 UCL에서 유럽 강호 리버풀을 상대로 이강인은 기대만큼 인상적인 모습을 보여주지는 못했다. 디에고 시메오네 아틀레티코 감독은 예상을 깬 3-5-2 포메이션을 들고 나왔다. 최근 이적 파동을 마치고 팀에 잔류한 훌리안 알바레스를 깜짝 선발로 기용하고 이강인을 파트너로 함께 출전시켰다.
이강인은 명목상 투톱으로 나왔지만, 빌드업을 위하여 중원으로 자주 내려오며 사실상 미드필더에 가깝게 움직였다. 이강인이 부지런한 활동량을 보여준 덕분에 알바레스와 알렉스 바에나 등이 더 높은 위치로 올라가 공격에 집중하는 것이 가능했다.
이날 이강인의 플레이에서 가장 위협적인 장면은 전반 26분에 나왔다. 빌드업을 이어가던 이강인은 좌측의 줄리아노 시메오네에게 예리한 전진 패스를 찔러 넣었고, 골로 연결되지는 않았지만 알바레스의 위협적인 중거리 슈팅까지 이어지는 시발점이 됐다.
하지만 리버풀은 그런 이강인을 계속 내버려두지 않았다. 이강인이 공을 잡을 때마다 리버풀 선수들이 빠르게 접근하여 간격을 좁히고 밀착 마크하며 거친 몸싸움과 집중 견제로 압박했다. 이 과정에서 이강인은 상대 선수와 강하게 부딪혀 몇 차례나 공을 빼앗겼고, 그라운드에 쓰러져서 축구화가 벗겨지기도 했다. 초반을 제외하면 공격 지역에서 이강인은 좀처럼 위협적인 영향력을 발휘하지 못했다.
결국 시메오네 감독은 역전을 허용하고 9분 만인 후반 14분 이강인과 코케를 불러들이고 알레한드로 그리말도와 아데몰라 루크먼을 투입했다. 이강인의 출전 시간은 59분에 불과했고, 이는 지난 경기인 빌바오전과 동일했다. 아직까지 이강인은 아틀레티코 입단 이후 풀타임을 소화한 경기는 없다.
오는 14일 레알 소시에다드와 라리가 원정 경기
리버풀전에서 이강인은 공을 총 37차례 터치했고 패스 28개 가운데 25개를 동료에게 연결해 성공률 89%를 기록했다. 결정적인 기회 창출은 1회, 공격 지역 패스는 2회를 기록했고, 세 번의 롱패스는 모두 정확하게 성공시켰다.
하지만 이날 이강인은 단 한 개의 슈팅도 기록하지 못했다. 이강인이 아틀레티코 입단 이후 슈팅 시도 없이 경기를 마친 것은 리버풀전이 처음이다. 그만큼 리버풀의 강한 압박에 고전한 이강인은 이날 페널티 박스 안에서는 한 차례도 공을 만지지 못했을 만큼 이렇다 할 찬스가 없었다. 지상 볼 경합에서는 7차례 중 3번만 승리하는 데 그쳤다.
더구나 리버풀의 동점 골 상황은 이강인이 공을 빼앗긴 뼈아픈 실책에서 시작됐다. 시간이 흐를수록 이강인의 체력은 눈에 띄게 빠르게 소진됐다. 팀에 스피드와 활동량 강화가 필요해진 타이밍에 가장 먼저 이강인이 교체 아웃되는 패턴은 이번에도 마찬가지였다.
다만 이강인이 벤치로 물러난 이후에도 아틀레티코의 공격은 딱히 위협적이거나 창의적인 플레이가 나오지 않았다. 이날 아틀레티코에서 가장 위협적인 선수는 공격수가 아니라 우측 윙백으로 나선 요렌테였다. 그는 측면에서 자유롭게 움직이며 선제골 외에도 빠른 공수 전환, 크로스 등에 고루 인상적인 활약을 펼쳤지만 동료들의 도움이 부족했다.
시즌 첫 연패에 빠진 아틀레티코는 오는 14일 레알 소시에다드와의 라리가 원정 경기에서 분위기 전환을 위한 승리를 노려야 한다. 리버풀전에서 아쉬운 모습을 보인 이강인에게도 부족한 체력과 거친 수비에 대한 대응 능력을 더 키워야한다는 과제를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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