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2026 신한 SOL뱅크 KBO리그 KIA 타이거즈와 삼성 라이온즈 경기. 6회 초 KIA 김도영이 시즌 40호 홈런을 친 뒤 동료들의 축하를 받고 있다. 2026.9.8
연합뉴스
프로야구 KIA 타이거즈의 '토종 호랑이' 김도영이 마침내 고대하던 '40홈런' 고지를 넘어섰다.
김도영은 8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삼성과 KIA의 경기에 3번 타자 3루수로 선발 출전했다. 1-4로 뒤진 6회초 세번째 타석에서 선두타자로 나서서 삼성 투수 사토시의 직구를 받아쳐 좌측담장을 넘기는 비거리 128m의 솔로홈런을 뽑아냈다. 이날 김도영은 5타수 2안타(1홈런) 1타점 2득점으로 활약했으나 KIA는 삼성에 4-6으로 패했다.
김도영은 이 홈런으로 자신의 커리어 최초이자, 역대 타이거즈 한국인 타자를 통틀어 최초로 40홈런 고지에 등극하는 대기록을 수립했다. 해태 타이거즈 시절인 1999년 외국인 타자 트레이시 샌더스가 기록한 타이거즈 프랜차이즈 역사상 최다 홈런과 타이 기록이기도 하다.
올시즌 김도영의 40홈런 도전은 '국민타자' 이승엽(요미우리 자이언츠 코치)이 보유했던 'KBO리그 최연소 40홈런 기록(22세 11개월 5일)' 경신 여부와 맞물려 더욱 뜨거운 관심을 모았다. 당시 이승엽은 삼성 시절이던 1999년 7월 23일 대전 한화 이글스전에서 생애 첫 단일시즌 40번째 홈런을 쏘아올렸다. 그해 이승엽의 최종 홈런 기록은 무려 54개로, 당시 리그 최초의 50홈런 시대도 활짝 열었다.
김도영은 지난 8월 26일 부산 롯데 자이언츠전에서 39호 홈런을 쏘아올리며 27년간 철옹성 같았던 이승엽의 대기록 경신을 눈앞에 두는 듯 했다. 하지만 이후 김도영은 거짓말처럼 6경기에서 홈런포를 더이상 추가하지 못했다. 무려 4번의 우천취소, 상대팀의 극심한 집중견제, 대기록 경신에 대한 김도영의 심리적 부담감 등이 발목을 잡았다.
마지막 기회였던 지난 6일 KT 위즈전에서는 4안타 1볼넷의 맹활약을 펼치고도 끝내 홈런포가 침묵하면서 기록 경신은 불발로 끝났다. 그리고 바로 다음 경기에서 김도영은 거짓말처럼 다시 홈런을 재가동했다. 불과 이틀, 단 1경기 차이로 대기록이 무산되면서 김도영도 인터뷰에서 "왕관의 무게를 견딜 힘이 없었나보다"고 아쉬움을 감추지 못했다.
비록 최연소 타이틀은 아깝게 놓쳤지만 김도영의 40홈런이 본인의 커리어와 한국야구 역사에 남긴 의미는 크다. 김도영은 생애 첫 MVP를 차지했던 2024시즌 국내 타자 최초의 40홈런-40도루에 도전했으나 불과 홈런 2개가 부족하며 대기록을 놓친바 있다. 지난 시즌에는 잦은 부상으로 30경기(7홈런) 출전에 그쳤다. 절치부심하여 올시즌 부상으로 털고 재기한 김도영은 결국 40홈런 고지에 등극하면서 자신의 커리어하이를 경신하고 2년전의 아쉬움을 만회했다.
단일시즌 40홈런은 KBO리그 역사상 30번째다. 국내 타자로서는 2018년 김재환(당시 두산·44홈런), 박병호(당시 히어로즈·42홈런), 한유섬(당시 SK·41홈런) 이후 무려 8년 만에 탄생한 40홈런 클럽이다.
특히 김도영은 불과 만 22세의 어린 나이에 이승엽에 이어 단일 시즌 40홈런을 달성한 역대 두번째 선수가 됐다. 범위를 조금 더 넓혀도, 25세 이전에 한 시즌 40홈런을 돌파한 타자는 한국야구 역사상 이승엽과 장종훈(전 한화) 그리고 김도영까지 단 3명뿐이다. 앞서 두 선수 모두 오늘날 KBO리그 '레전드 40인'이자 소속팀의 영구결번 프랜차이즈 스타, 홈런왕의 대명사로 남았다는 공통점을 감안하면, 지금 김도영의 행보 역시 '리빙 레전드'로 향하는 길을 예약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또한 KIA 구단 신기록 경신도 초읽기에 들어갔다. 앞으로 김도영이 남은 경기에서 홈런을 추가할 때마다 1999년 샌더스의 기록을 뛰어넘어 27년만에 타이거즈 역사상 단일시즌 최다홈런 기록을 갈아치우게 된다.
이제 김도영의 다음 목표는 생애 첫 홈런왕 수상이다. 김도영은 2024년 맷 데이비슨(당시 NC·46홈런)에게 밀려 홈런왕 타이틀을 아쉽게 놓쳤다. 현재 김도영은 2위 오스틴(LG. 36개)과의 격차를 4개로 벌리며 홈런 선두를 굳건히 지키고 있다.
변수는 김도영의 아시안게임 국가대표팀 차출기간 (9월 14일-27일)이다. 현재 KIA가 잔여 23경기, LG가 21경기를 남겨두고 있는데, 김도영은 아시안게임 기간 동안 7경기에 결장하게 된다. 하필이면 김도영의 강력한 경쟁자들이 모두 아시안게임 변수와 무관한 외국인 타자라는 것은 불리한 대목이다. 하지만 오스틴이 최근 9경기 1홈런, 힐리어드(KT, 32개)가 8월 이후 4개의 홈런을 추가하는데 그치며 페이스가 떨어졌기에 김도영이 아시안게임 차출전까지 격차를 유지한다면 충분히 승산이 있다.
타이거즈 역사상 마지막 홈런왕은 2009년 김상현(당시 36개)이었다. 김도영은 이미 당시 김상현의 기록을 뛰어넘었다. 김도영이 올해 홈런왕까지 차지한다면 KIA는 무려 17년 만에 홈런왕을 배출하게 된다.이승엽의 최연소 기록 경신은 아깝게 놓쳤지만, 김도영의 도전은 여전히 한국야구의 수많은 역사를 새롭게 써내려가고 있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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