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추전국시대 된 2026 발롱도르, 확실한 1인자가 없다

월드컵 우승 로드리·야말 vs 득점왕 케인·음바페, 장단점 엇갈려

2026년 세계 최고의 축구선수를 가리는 '발롱도르(Ballon d'Or)' 후보 30인이 발표됐다.

발롱도르를 주관하는 프랑스 축구 전문지 '프랑스풋볼'은 지난 8일(한국시간) 공식 채널을 통해 2026 남자 발롱도르 후보 30인을 선정했다. 해리 케인과 주드 벨링엄 (이상 잉글랜드), 킬리앙 음바페, 우스만 뎀벨레, 마이클 올리세(이상 프랑스), 로드리, 라민 야말, 파우 쿠바르시(이상 스페인), 브루노 페르난데스(포르투갈), 엘링 홀란드(노르웨이),흐비차 크바라츠헬리아(조지아), 비니시우스 주니오르, 가브리엘 마갈량이스 (이상 브라질), 리오넬 메시(아르헨티나) 등 현재 세계 축구를 이끌고 있는 쟁쟁한 선수들이 대거 이름을 올렸다.

1956년 시작된 발롱도르는 한 해 동안 전 세계에서 가장 좋은 활약을 보인 축구선수에 수여하는 상으로, 축구계에서 가장 권위 있는 시상식 중 하나로 꼽힌다. 본래 유럽 국적 선수들을 대상으로 했으나, 1995년부터 국적 제한 없이 전 세계 모든 선수로 수상자 범위를 확대했다. 최다 수상자는 8회 선정된 메시다.

 7월 19일(현지시각) 미국 뉴저지에서 열린 2026 FIFA 북중미월드컵 스페인과 아르헨티나의 결승전 경기에서, 스페인이 연장 접전 끝에 1-0으로 아르헨티나를 꺾었다. 경기 후 낙담한 표정을 짓는 아르헨티나 메시.
▲7월 19일(현지시각) 미국 뉴저지에서 열린 2026 FIFA 북중미월드컵 스페인과 아르헨티나의 결승전 경기에서, 스페인이 연장 접전 끝에 1-0으로 아르헨티나를 꺾었다. 경기 후 낙담한 표정을 짓는 아르헨티나 메시.로이터/연합뉴스

발롱도르는 해당 연도의 개인 성적과 주요 대회 활약상을 비롯하여 팀 성적과 우승 경력 등이 두루 고려된다. 유럽 5대 리그와 챔피언스리그, 월드컵 등 메이저대회에서 활약한 선수들이 대부분 후보로 선정된다. 이번 발롱도르는 2025-26시즌(2025년 8월부터 2026년 7월) 활약을 대상으로 했다. 특히 올해는 4년 만에 세계 최고의 국가대항전인 북중미월드컵 본선이 열린 것도 평가에 반영되며 범위가 넓어졌다.

발롱도르 수상은 전 세계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상위 100개국에서 참여한 기자단의 투표로 결정된다. 각 투표자는 30명의 후보 가운데 상위 10명을 순서대로 선택할 수 있고, 1위(15점)부터 10위(1점)까지 차등화하여 점수를 부여한다. 최종적으로 가장 많은 점수를 획득한 선수가 발롱도르를 차지하게 된다.

아쉽게도 한국 선수는 올해는 한 명도 발롱도르에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지난 시즌 파리 생제르맹의 UCL 2연패에 기여한 이강인(아틀레티코 마드리드), 독일 분데스리가 2연패를 차지한 김민재(바이에른 뮌헨)는 모두 최종 30인 후보에서 제외됐다.

한국 선수가 발롱도르 후보에 오른 것은 2002년 설기현(당시 안더레흐트), 2005년 박지성(당시 맨유), 2019년과 2022년 손흥민(당시 토트넘), 2023년 김민재(당시 나폴리)까지 총 4명이다. 한국 선수가 발롱도르에 가장 높은 순위까지 오른 것은, 2022년 당시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 득점왕을 차지했던 손흥민의 11위다. 이는 현재까지 아시아 선수의 발롱도르 역대 최고 순위 기록이기도 하다.

올해 발롱도르는 쟁쟁한 후보들은 많지만, 확실한 일인자가 보이지 않는 '춘추전국시대'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개인성적은 뛰어나지만 메이저대회에서의 타이틀이나 임팩트가 부족하다거나, 우승은 차지했지만 개인 성적이 아쉬운 경우 등, 저마다 장단점이 뚜렷하게 엇갈리고 있기 때문이다.

로드리·야말·케인·음바페, 4파전 구도

 스페인의 로드리(등번호 16번)가 2026년 7월 19일(현지시각) 미국 뉴저지주 이스트 러더퍼드의 뉴욕/뉴저지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6 FIFA 월드컵 결승전(스페인 vs. 아르헨티나) 종료 후 시상식에서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리고 있다. 그 옆(오른쪽)으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모습이 보인다.
▲스페인의 로드리(등번호 16번)가 2026년 7월 19일(현지시각) 미국 뉴저지주 이스트 러더퍼드의 뉴욕/뉴저지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6 FIFA 월드컵 결승전(스페인 vs. 아르헨티나) 종료 후 시상식에서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리고 있다. 그 옆(오른쪽)으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모습이 보인다. 연합뉴스 = AFP

유력한 수상 후보로는 로드리, 야말, 케인, 음바페의 4파전이 예상되고 있다. 로드리와 야말은 스페인 국가대표팀의 북중미월드컵 우승을 합작했으며, 현재 스페인 라리가 FC바르셀로나의 팀 동료이기도 하다.

로드리는 맨체스터 시티 시절인 2024년에 이어 2년 만에 두 번째 발롱도르 수상을 노린다. 지난 북중미월드컵에서도 스페인 대표팀의 주장으로 꾸준한 활약을 펼치며 팀 우승과 함께 대회 골든볼(최우수선수)까지 수상했다. 로드리는 스페인이 북중미월드컵에서 치른 8경기에 모두 선발 출전했고, 무려 93%의 성공률로 650개의 패스를 성공시키며 역대 월드컵 최다 패스 성공 신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축구 역사상 월드컵과 유럽 선수권, UCL을 모두 우승하고 개인상인 발롱도르와 골든볼까지 모두 석권한 선수는 지네딘 지단(프랑스)과 로드리 단 두 명뿐이다. 로드리가 축구에서 개인 기록상 불리할 수밖에 없는 수비형 미드필더임을 감안하면 더욱 대단한 성과다. 다만 소속팀(2025-26시즌 맨시티)에서는 부상으로 전반기를 날리며 활약이 저조했다는 게 옥에 티다.

'제2의 메시' 야말 역시 강력한 발롱도르 수상 후보다. 야말은 지난 1년간은 소속팀 바르셀로나의 라리가와 슈퍼컵 우승을 이끌며 리그 도움왕과 MVP(올해의 선수)에 등극했고, 스페인 대표팀에서 2026 북중미월드컵 정상까지 밟으며 최고의 한 해를 보냈다.

개인 스탯도 바르셀로나와 스페인 대표팀을 오가며 57경기 25골 20도움으로 준수하다. 다만 북중미월드컵에서는 8경기 1골에 그치며 우승의 주역이라기는 다소 부족한 활약을 보였다는 게 아쉽다.

역대 최연소 발롱도르 수상자는 1997년 당시 21세의 호나우두(브라질)였다. 야말은 지난 2025년에도 발롱도르 후보에 올랐으나 PSG의 트레블을 이끈 우스만 뎀벨레에게 아쉽게 밀렸다. 여전히 만 19세에 불과한 야말이 올해 수상을 차지한다면 호나우두의 최연소 기록을 뛰어넘어 최초의 10대 발롱도르 수상자가 된다.

'특급 골잡이' 케인과 음바페는 탁월한 개인기록을 앞세워 생애 첫 발롱도르에 도전장을 던졌다. 케인은 지난 1년간 소속팀 바이에른 뮌헨과 잉글랜드 대표팀을 합쳐 무려 65경기 73골(8도움)이라는 압도적인 기록을 만들었다. 이는 유럽 5대 리그 소속 선수 중 2012년 리오넬 메시(82골)에 역대 단일 시즌 최다 득점-최다 공격포인트 2위에 해당하는 대기록이다.

또한 독일 내에서는 분데스리가 2연패와 DFB 포칼, 독일 슈퍼컵 우승까지 모든 트로피를 석권했다. 2026 북중미월드컵에서는 7골을 터트리며 잉글랜드가 1966년 자국에서 열린 월드컵 우승 이후 60년 만에 대회 최고 성적인 3위에 등극하는 데 힘을 보탰다.

음바페 역시 기록하면 빼놓을 수 없다. 음바페는 1년간 소속팀 레알 마드리드와 프랑스 대표팀에서 60경기 58골 13도움을 기록했다. 특히 라 리가(25골), 유럽 챔피언스리그(15골), 북중미월드컵(10골)까지, 한 해 3대 메이저대회에서 모두 득점왕을 차지하는 대기록을 수립했다. 또한 2022 카타르 월드컵에 이어 최초로 두 대회 연속 득점왕에 올랐고, 월드컵 통산 '22골'로 대회 역사상 최다 득점자 기록까지 갈아치웠다.

다만 두 선수 모두 발롱도르 평가에 가장 크게 반영되는 유럽챔피언스리그나 월드컵 우승이 없다는 것은 약점이다. 특히 음바페는 무수한 득점왕 타이틀에도 정작 소속팀과 대표팀은 모두 무관에 그쳤다.

39세 메시, 마지막 발롱도르 도전

발롱도르가 1995년 이후 배출한 19명의 수상자 중 해당 연도에 4대 주요 메이저대회(월드컵, 유럽챔피언스리그, 유럽 선수권, 코파아메리카)에서 단 하나도 우승하지 못하고 발롱도르를 차지한 선수는 메시(2010년, 2012년, 2019년)와 호날두(2013년) 단 2명뿐이다. 이들조차도 해당 시즌에는 수상 자격 논란에 휘말린 바 있다.

역대 최다 수상자인 메시는 39세의 나이에 다시 한번 발롱도르 후보에 이름을 올렸다. 올해 발롱도르 후보 30인 중 최고령이다. 메시는 북중미월드컵에서 8골 4도움을 기록하며 아르헨티나의 준우승을 이끌고 실버볼과 실버부츠를 수상하면서 건재를 증명했다.

소속팀 인터 마이애미에서는 지난 시즌 미국 메이저리그사커(MLS) 우승 트로피도 들어 올렸다. 메시 소속팀과 아르헨티나 대표팀을 합쳐 49경기 45골 30도움을 올렸다.

2023년에 마지막으로 발롱도르를 차지했던 메시가 또다시 수상에 성공한다면 역대 9번째가 된다. 초대 수상자인 스탠리 매튜스(1956년, 당시 41세)에 이어 역대 최고령 2위 기록을 경신하게 된다. 아르헨티나 대표팀 은퇴를 선언하며 축구 인생의 황혼기에 접어든 메시는 이번이 사실상 생애 마지막 발롱도르 후보 선정이 될 전망이다.

PSG 9인 후보, 표심 분산이 변수

이밖에 지난 시즌 챔피언스리그 2연패에 성공한 PSG는 뎀벨레를 비롯해 크바라츠헬리아, 마르퀴뇨스, 누누 멘데스, 주앙 네베스, 윌리안 파초 등 한 팀에서 역대 최다 타이인 무려 9명이 후보에 이름을 올리는 진기록을 세웠다. 다만 그만큼 특정 선수에 의존하지 않고 고른 활약을 펼쳤다보니 그만큼 발롱도르 투표가 분산될 가능성도 높아진다.

발롱도르 2연패에 도전하는 뎀벨레가 총 51경기에서 26골 14도움과 리그1 올해의 선수, 크바라츠헬리아가 57경기 24골 10도움과 유럽챔피언스리그 올해의 선수를 각각 차지하며 팀 내 '쌍두마차'로 활약했다. 두 선수는 PSG에서 유럽챔피언스리그와 UEFA 슈퍼컵, 프랑스 리그1과 슈퍼컵, 인터콘티넨탈컵 등 총 5개의 우승 트로피를 수집했다.

그러나 두 선수 모두 월드컵에서는 상대적으로 존재감이 약했다. 크라바츠헬리아는 조국 조지아를 월드컵 본선으로 이끌지 못했다. 뎀벨레는 6골을 터뜨리며 준수한 활약을 보였으나 스페인과의 준결승에서 부진하며 프랑스의 탈락을 막지 못했다. 개인성적 면에서도 음바페나 케인 같은 괴물들의 존재로 인하여 다소 빛이 바랬다.

2026 발롱도르 시상식은 오는 10월 26일 영국 런던에서 열린다. 하나같이 쟁쟁한 후보들이 넘쳐나는 올해 발롱도르의 주인공이 누가 될지 축구 팬들의 시선이 몰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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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롱도르 30인 로드리 라민야말 리오넬메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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