웃자고 만든 '에픽카세 가요제'에 나오는 말들

에픽하이 멤버들 솔로곡 대결에 크러쉬, 김종완, 방예담 등 쟁쟁한 협업진 참여

 에픽하이 '에픽카세 가요제'
▲에픽하이 '에픽카세 가요제'아워즈

데뷔 23주년을 앞둔 힙합 그룹 에픽하이(타블로·투컷·미쓰라)가 다시 한번 자신들의 이름을 현재진행형으로 끌어올리고 있다. 무려 19년 전 발표한 명곡 'Love Love Love'가 올해 상반기 역주행 인기를 얻은 데 이어 유튜브에서는 젊은 세대가 먼저 찾는 재미있는 콘텐츠를 쉼 없이 생산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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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덧 구독자 수 188만 명을 확보하며 웬만한 K팝 유명 그룹 이상의 파급력을 자랑하는 에픽하이는 최근 <에픽카세 가요제>를 개최해 또 한 번 웃음과 놀라움을 안겨주고 있다. 승리에 혈안이 된 나머지 급기야 "패할 경우 팀을 떠나겠다"는 식의 무리수 공약까지 내세울 정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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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픽카세 가요제>는 에픽하이가 여전히 세대를 관통하는 음악인이면서 동시에 코믹(?) 유튜버로서도 확실하게 자리 잡고 있음을 스스로 입증하는 좋은 사례를 만들고 있다.

웃자고 만들었지만 규모만큼은 정규 음반 수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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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에픽하이 '에픽카세 가요제'
▲에픽하이 '에픽카세 가요제'아워즈

형식은 무척 간단하다. 타블로·미쓰라진·투컷이 각자 솔로곡으로 대결하고, 1위에게는 6개월간 리더 자리를 부여하는 동시에 기존 1/N 정산을 깨는 혜택이 돌아간다. 패자는 승자에게 형이라고 불러야 한다는 부수적인 조건도 포함됐다. 이를 위해 전문가 점수, 음원 재생 수, 라이브 클립 조회 수, 대국민 투표까지 반영하는 등 웬만한 오디션 예능 이상의 수단이 동원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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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마다 승리를 자신하며 작업에 돌입한 이들은 각자 우승을 차지하기 위한 비책을 마련하기 시작했다. 그 결과 스트레이 키즈의 자체 프로듀싱팀 쓰리라차, 크러쉬, 그루비룸(이상 투컷), 김종완(미쓰라진), 방예담(타블로) 등 쟁쟁한 음악인들이 대거 작업에 참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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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쯤 되면 웃자고 만든 예능용 콘텐츠 음원이 아니라 평소처럼 자신들의 정규 음반을 만드는 수준의 노력이 가미된 셈이다. 하동균, 다비치, 키키 등 이들과 친분이 있는 선후배 음악인들이 심사위원으로 초빙된 가운데 투컷이 전문가 점수 1위에 오르며 우승 도전의 유리한 고지를 선점한 상태다.

유튜브 통한 제2의 전성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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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에픽하이 '에픽카세 가요제'
▲에픽하이 '에픽카세 가요제'아워즈

'이게 나의 무도 가요제야'(8월 27일), '연예계 기존쎄의 모임'(9월 3일) 등 총 2편의 영상으로 구성된 이번 <에픽카세 가요제>는 각각 200만 조회 수 이상을 기록 중이며, 투컷의 신곡 '투컷적 사고' 역시 주요 음원 순위에서 상승세를 나타내는 등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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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련의 성과는 지난 2024년부터 시작된 이른바 '에픽하이 3.0'을 표방한 자체 유튜브 콘텐츠의 힘에 기인한다. 일반적인 중견 음악인들은 개인 채널을 뮤직비디오, 간단한 인터뷰와 일상 공개 정도의 수단으로 활용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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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에픽하이는 '1대1대1 디스전', '유튜브 미국 본사 방문', '연애 상담' 등 일반적인 웹예능 못지않은 기상천외한 소재를 거의 매주 공개하며 차별화를 꾀했다. 멤버 특유의 예능감과 솔직함이 적절히 배합된 이들의 채널은 높은 조회 수와 입소문을 타면서 현재의 입지를 굳힐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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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곡 홍보를 목적으로 영상을 만드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즐기면서 만든 콘텐츠가 파급력을 낳고, 이를 통해 음악에 힘을 불어넣는 긍정적인 선순환이 채널을 통해 이뤄지는 것이다. 현재 선보이는 <에픽카세 가요제>는 이러한 결과가 축적되면서 만들어진 일종의 자신감이기도 하다.

웃음 뒤에 남은 진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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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에픽하이 '에픽카세 가요제'
▲에픽하이 '에픽카세 가요제'아워즈

웃음이 강조된 영상물이지만 이를 통해 완성된 음원들은 기존 에픽하이 음반에 견줄 만한 완성도와 이전에는 들어보지 못했던 실험성을 함께 담아낸 작품들이다. 이른바 '장원영적 사고'에 대비되는 귀차니즘과 남 탓 일변도의 '투컷적 사고'를 그대로 제목에 사용한 투컷의 신곡은 웬만한 인기 케이팝 그룹의 타이틀곡에 견줄 만큼 탄탄한 완성도를 자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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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완(넬)과 손잡은 미쓰라진의 'Will I Be Okay'에서는 에픽하이라는 이름을 단숨에 지워버릴 만큼 강렬한 록 사운드와 파격적인 전개를 드러낸다. 방예담의 보컬을 전면에 내세운 타블로 역시 이전에는 들려주지 않았던 감성적인 R&B 발라드로 색다른 도전에 나섰다. 스스로 "이게 나의 무도(무한도전) 가요제야"라고 공언한 이유가 짐작되는 대목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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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순히 옛 명성에만 의존하지 않고 지금의 솔직한 모습을 그대로 유튜브 채널에 반영한 에픽하이는 새로운 방식으로 대중이 자신들을 소비할 수 있도록 유도했다. 웹예능 콘텐츠라는 형식을 빌려 과거 시도하기 어려웠던 음악적 변신과 도전에 임한다는 점만으로도 이번 <에픽카세 가요제>는 충분히 큰 의미를 남기고 있다.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김상화 칼럼니스트의 블로그( https://blog.naver.com/jazzkid )에도 실립니다.
에픽하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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