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호준은 올시즌 감독으로서도 '광주 킬러'의 명성을 재현하고 있다.
NC 다이노스
선수에서 감독으로, 이번에는 '팀'으로 KIA를 공략하다
앞서 언급했다시피 선수 시절 이호준은 부진한 사이클에서도 KIA만 만나면 불방망이를 휘둘렀다. 이는 감독이 되어서도 크게 다르지않다. 올 시즌 현재 NC는 6위에 그치며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성적을 기록 중이다. 상위권 팀들만 만나면 제대로 힘을 쓰지 못했다.
그런 가운데 예외도 있다. 이 감독은 선수 시절 그랬던 것처럼 KIA전에서는 강한 모습을 유지 중이다. 올 시즌 상대 전적이 무려 9승 2패다. KIA가 연승 흐름을 타며 치고 올라가려는 순간마다 발목을 잡고 있다. 6위의 성적 또한 최근 KIA를 잡고 끌어올린 성적이다.
NC가 올 시즌 KIA를 상대로 거둔 9승은 단순히 타선이 폭발한 경기만으로 만들어진 결과가 아니다. 선발진이 경기 초반을 버텨주면 타선이 상대 마운드를 공략했고, 접전에서는 불펜을 적절하게 활용하며 리드를 지켜냈다. 반대로 KIA가 경기 흐름을 가져갈 수 있는 상황에서는 NC가 실점을 최소화하면서 다시 분위기를 돌려놓는 장면도 나왔다.
특정 선수의 일방적인 활약보다는 경기 전체를 운영하는 힘에서 차이가 났다는 이야기다. 때문에 KIA 입장에서는 1, 2위권 팀보다 NC가 훨씬 무섭다. KIA만 만나면 이 감독은 평소보다 더욱 명장 모드를 발휘했고 이런 저런 흐름과 운도 NC로 기울어지는 모습이 많았다.
'NC가 무서운 게 아니라 이호준이 감독으로 있는 것이 무섭다', 'KIA를 패기 위해 태어난 사나이다'는 말까지 KIA팬들 사이에서 흘러나올 정도다. 결과적으로 NC는 KIA를 만났을 때 상대적으로 실수를 줄이고 승부처에서 기회를 놓치지 않는 경기를 만들어왔다.
NC의 올 시즌 KIA전 상대 전적을 승률로 환산하면 8할이 넘는다. 한 팀이 특정 상대를 맞아 시즌 내내 이 정도의 우위를 유지하는 것은 흔한 일이 아니다. 더욱이 밀리고 있는 팀이 순위에서는 더 앞서고 있다. 전력에서 KIA가 밀리지도 않는데 일방적으로 당하고 있는 것이다.
NC의 KIA전 강세는 한두 경기에서 만들어진 것이 아니다. 광주와 창원을 가리지 않고 승리를 쌓았다. 원정에서든 홈에서든 KIA를 상대로 주도권을 가져가는 경기가 이어졌다. KIA 입장에서도 답답할 노릇이다. 특정 상대인 NC를 만났을 때 승부가 뜻대로 풀리지 않는 경기가 계속됐다.
야구에서 상대 전적은 쌓일수록 징크스가 되어간다. 한 팀이 특정 팀을 여러 차례 만나면서 자신감을 얻고, 반대로 상대 팀은 패배가 반복되며 심리적인 부담을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 같은 선수들이 계속 맞붙는 리그 특성상 이런 흐름은 다음 경기에도 영향을 미친다.
선수 시절 이호준은 KIA만 만나면 평균 성적 이상의 맹타를 날리는 타자였다. 지금은 NC 전체를 지휘하며 '호랑이 사냥꾼'의 기세를 이어가고 있다. KIA가 남은 경기에서 이호준의 킬러 본능을 잠재울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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