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남자농구 아시안게임 12인 확정... '항저우 참사' 설욕 나선다

이현중·여준석 등 주축 유지, 최준용은 8강부터 합류... 마줄스호 2승 6패 불안 속 출격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에 출전하는 대한민국 남자농구 대표팀 최종 12인 명단이 확정됐다.

대한민국농구협회는 2일 니콜라이 마줄스 감독이 지휘할 아시안게임 최종 명단을 발표했다. 예상대로 '에이스' 이현중을 비롯하여 여준석, 이정현, 유기상, 이우석, 이승현, 장재석, 에디 다니엘 등 마줄스호에 꾸준히 승선했던 기존 주축 선수들이 변함없이 이름을 올렸다. NBA(미국프로농구) 도전을 선언하며 최근 미국으로 떠났던 베테랑 포워드 최준용은 8강전부터 합류하기로 결정했다.

한국은 아시안게임 남자농구 조별리그 A조에서 홈팀 일본을 비롯하여 사우디아라비아, 인도네시아와 한 조에 편성됐다. 아시안게임 개막일은 19일이지만 남자농구 일정은 10일부터 시작된다. 한국은 10일 사우디전, 11일 인도네시아, 13일 일본과 차례로 맞붙는다. 이후 16일 8강전, 18일 4강전, 20일에는 결승전이 치러진다. 농구협회는 2014 인천 아시안게임 이후 12년 만의 남녀 동반 금메달을 목표로 내세웠다.

한국농구는 1954년 마닐라 대회부터 아시안게임에 출전하기 시작하여 4번의 금메달(1970년, 1982년, 2002년, 2014년)을 수상했다. 1962년 자카르타 대회부터 2002년 부산 대회까지는 무려 11회 연속 동메달 이상을 놓치지 않으며 아시아의 강호로 군림했다.

하지만 바로 지난 대회였던 2023년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는 7위에 그치며, 종전 기록인 2006년 도하 대회의 6위를 뛰어넘는 한국농구 역사상 최악의 성적을 기록했다. 한국농구가 아시안게임 4강 진출에 실패한 대회는 이 두 번 뿐이다.

항저우 참사 당시 대표팀은 결선리그에서 2군급 전력을 파견한 일본에 덜미를 잡히는가 하면 8강에서는 홈팀 중국을 만나 완패하는 수모를 당하며 메달권에서 밀려났다. 세대교체 실패, 안이한 선수구성, 선수단내 갈등 등이 발목을 잡았다.

농구대표팀은 2000년대 이후 안방에서 열린 두 번의 아시안게임에서만 홈 어드밴티지를 등에 업고 우승했을 뿐, 원정에서 열린 국제대회에서는 크게 힘을 쓰지 못했다. 한국농구에 이번 대회는 3년 전 '항저우 참사'의 수모를 씻고 명예 회복이 걸린 중요한 대회다. 여기에 이현중, 여준석 등 군 미필자인 주축 선수들의 병역 문제 해결도 걸려있다.

다만 현재 농구대표팀을 바라보는 현실적인 기대는 그리 높지 않다. 농구협회는 지난해 FIBA 아시아컵에서 8강에 그친 이후, 안준호 전 감독을 재계약 대신 라트비아 출신의 마줄스 감독을 한국 농구대표팀 최초의 외국인 감독으로 선임했다. 하지만 마줄스 감독이 부임 이후 한국대표팀의 성적은 겨우 2승 6패에 그치고 있다.

마줄스 감독 부임 이후 대표팀은 기존의 강점이던 외곽슛과 체력, 활동량을 앞세운 모션 오펜스가 오히려 퇴색되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고질적인 높이 열세와 플랜B 부재로 4쿼터에 고전하는 경기가 많았다.

8월 이후 일본과의 광복절 원정 평가전 2연전, 농구 월드컵 아시아 예선 2라운드 레바논전에서 3연패를 당하는 동안 평균 23점 차로 대패했고, 일본과 레바논전 상대 역대 최다 점수 차 패배 기록을 잇달아 경신하는 수모를 당했다.

8월 31일에는 사우디와의 농구 월드컵 아시아 예선 2라운드 2차전에서 85대 72로 승리하며 겨우 연패를 끊어냈으나, 한 수아래로 꼽힌 상대에게 마지막까지 고전하는 등 여전히 불안요소를 불식시키지 못했다.

8경기를 치렀음에도 마줄스 감독이 추구하는 농구 색깔이 불분명하다는 지적과 함께 전술적 역량에 대한 의구심은 커져만 가고 있다. 농구계에서는 사실상 이번 아시안게임 결과로 마줄스 감독의 거취가 결정되는 중간평가의 무대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 유력하다.

귀화 선수와 장신 빅맨 부재도 우려를 자아낸다. 국제무대에서 전통적으로 높이의 열세를 안고 있는 한국은 이번 대회에서 경쟁력 있는 확실한 정통 빅맨이 부족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든든하게 골밑을 지켜주던 귀화 선수 라건아가 2024년을 끝으로 농구협회와의 계약이 만료되면서 한국농구는 이후 2년째 대체자를 구하지 못하고 있다. 주전 센터였던 하윤기도 장기 부상으로 대표팀에서 이탈하면서 이번 대회에서는 장재석과 이승현 등 30대 후반에 접어든 노장 빅맨들이 골밑을 지켜야 하는 상황이다. 일본과 중동팀 등 아시아의 농구 강국들은 이미 대부분 귀화 선수를 적극 활용하고 있기에, 리바운드와 골밑싸움에서 얼마나 버텨줄 수 있느냐가 관건이다.

그나마 희망적인 대목은 역대 최고 수준으로 꼽히는 장신 포워드 라인의 경쟁력이다. NBA 진출을 타진하고 있는 에이스 이현중은 일본, 호주 리그에서도 두각을 나타내며 국제무대에서도 인정받는 정상급 슈터로 성장했다.

여준석은 한국농구 역사상 최고 수준으로 평가받는 폭발적인 운동능력을 앞세워 스몰 라인업에서 4.5번 빅맨의 역할까지 수행해 줄 것으로 기대된다. 8강부터 합류하는 '악마의 재능' 최준용은 부상과 멘털 문제만 없다면 국제전에서도 충분히 해결사 역할을 해줄 수 있는 전천후 플레이어다.

대표팀은 4일과 6일 수원 KT 소닉붐 아레나에서 필리핀과 두 차례 홈 평가전을 통하여 마지막 전력 담금질을 마치고 7일 결전지 일본으로 출국한다. 남은 기간 저조한 3점 슛과 리바운드 열세, 고질적인 후반 집중력 문제를 어떻게 해결하느냐에 따라 마줄스호의 운명이 좌우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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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구대표팀 아시안게임 이현중 마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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