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국가대표 공격수 황희찬이 잉글랜드 2부리그 울버햄튼을 탈출하며, 독일 분데스리가에서 새로운 도전에 나선다.
독일 FC샬케04는 2일(한국시간) 구단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울버햄튼 공격수 황희찬을 임대로 영입했다"고 발표했다. 임대 계약 기간은 2027년 6월 30일까지로, 황희찬은 이번 시즌을 샬케에서 보내게 된다.
유럽 여름 이적시장 마감일에 성사된 극적인 이적이다. 황희찬에게 울버햄튼 탈출과 샬케 임대는 유럽 커리어의 최대 위기에서 찾아온 반전의 기회라고 할수 있다.
황희찬의 원소속팀 울버햄튼은 지난 2025-26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최하위를 기록하며 2부리그로 강등됐다. 황희찬 개인도 리그 26경기에 출전해 2골 2도움으로 극히 부진한 시즌을 보냈다. 설상가상 세자르 페이쇼투 울버햄튼 감독은 황희찬을 다음 시즌을 대비하며 1군 훈련에서 제외하면서 노골적으로 전력구상에서 배제했다. 사실상 방출통보를 받은 황희찬은 좌절감 속에 새로운 소속팀을 알아봐야 하는 상황에 놓였다.
여름 내내 여러 팀이 거론됐다. 잉글랜드 1·2부 구단들은 물론 일부 중동 클럽들도 황희찬 영입에 관심을 보인 것으로 전해졌다. 황희찬은 고심 끝에 비교적 늦게 영입경쟁에 뛰어든 샬케의 손을 잡으면서 이적시장 마감 직전에 임대 계약이 성사됐다. 황희찬으로서는 비록 프리미어리그 잔류에는 실패했지만, 또다른 유럽 5대리그인 분데스리가의 전통 명문 샬케에 입단한 것은 오히려 전화위복이 될 수 있다는 평가다.
샬케는 독일 노르트라인베스트팔렌주의 광업도시인 겔젠키르헨을 연고지로 하여 1904년에 창단했다. 분데스리가 출범 원년 멤버이자 유럽에서도 손꼽히는 거대한 팬덤을 보유한 클럽 중 하나로, 홈경기당 평균 관중 수가 6만 명을 상회하는 인기구단이다.
독일 1부리그에서는 총 7회 우승을 차지했으나 분데스리가(1963년) 이전인 1930~1950년대까지의 기록이다. DFB 포칼컵(독일 FA컵) 5회 우승, 유로파리그 우승 1회(1997년)를 기록했고, 2010~2011 시즌엔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 4강 진출의 경험도 있다. 2020년대 들어서는 암흑기를 보내며 두 번이나 강등당하는 아픔을 겪었으나, 지난 2025-26시즌 2부리그 우승을 차지하며 4년 만에 다시 1부리그 승격에 성공했다.
샬케는 마누엘 노이어, 라울 곤잘레스, 마르크 빌모츠, 르로이 사네, 메수트 외질 등 한 시대를 풍미한 수많은 유명선수들이 거쳐갔다. 한국 선수로서는 2022년 임대로 잠시 활약했던 이동경(현 울산)에 이어 황희찬이 역대 두 번째다.
황희찬은 이미 독일무대 경험이 있다. 레드불 시절이던 2018년 함부르크SV에서 임대선수로 활약했고, 2020년에는 RB 라이프치히에 입단했다. 하지만 그리 성공적이지는 못했다. 주전 경쟁에서 어려움을 겪으며 교체로 출전한 경기가 더 많았다. 독일 시절을 모두 합쳐 공식전 47경기에서 5골 5도움에 그쳤다. 라이프치히 시절인 2020-21시즌에는 분데스리가 18경기에서 0골이라는 수모를 당하기도 했다.
하지만 분데스리가에서의 실패 경험을 바탕으로 절치부심한 황희찬은 이후 프리미어리그에 진출하여 울버햄튼에서 150경기 27득점 12도움을 기록하며 한층 성장한 모습을 보여준바 있다. 유망주 시절이었던 과거와 달리 이제는 베테랑 선수가 됐고, 언어와 환경에 대한 적응 문제가 없다는 것은, '분데스리가 2기'를 앞둔 황희찬에게는 분명히 장점이 될수 있다.
황희찬은 현재 커리어에서 중대한 기로에 놓여있다. 2023-24시즌에는 프리미어리그 커리어 하이인 12골을 터뜨리며 정상급 선수로 인정받았지만, 이후 2년간 부상과 부진에 허덕이며 두 시즌 총 4골이라는 초라한 활약에 그쳤다. 국가대표팀에서도 주전경쟁에서 밀려난 황희찬은 북중미월드컵 최종명단에 승선했으나 부진한 플레이로 많은 실망감을 자아냈다.
어느덧 30대에 접어든 황희찬이 더이상 유럽 빅리그와 국가대표팀 수준에서 통할 기량을 지녔는지를 놓고 회의적인 시선도 적지않은 상황이다. 샬케에서의 부활 여부에 따라 황희찬의 유럽 커리어가 계속 이어질 수 있을지 중요한 분기점이 될 전망이다.
승격팀인 샬케는 다음 시즌 1부리그 생존을 위하여 황희찬을 즉시전력감으로 영입했다. 황희찬은 좌우윙어와 세컨드 스트라이커까지 여러 포지션을 소화할 수 있는 멀티 자원이기도 하다.
한편으로 샬케에서도 황희찬의 주포지션인 2선에서는 알제리 국가대표 아딜 아우시슈와 튀르키예 국가대표 케난 카라만, 오스트리아 국가대표 추쿠부이케 아다무와 데안 류비치치, 최전방에는 보스니아의 레전드 공격수 에딘 제코 등이 포진해있다. 어느 포지션에서든 치열한 주전경쟁은 불가피하다. 황희찬의 이적은 이번 여름 이적시장 종료를 앞두고 샬케의 마지막 영입으로 동료들과 손발을 맞출 수 있는 시간도 상대적으로 짧다는 불리함을 감수해야 한다.
황희찬에게 지금 가장 중요한 변수는 역시 '건강'이 꼽힌다. 황희찬은 커리어 내내 고질적인 햄스트링을 비롯한 잦은 부상으로 고전했다. 저돌적인 돌파와 몸싸움, 스피드 위주의 플레이스타일을 장점으로 하는 황희찬에게는 치명적이었다. 울버햄튼 시절에는 총 11회나 부상자 명단에 올라있고, 결장 일수만 무려 250일에 이르렀다. 이로 인하여 팀이 어려울 때 꾸준히 기여하지 못했고, 부상 이후 폼이 급격히 떨어지며 경기력의 기복을 드러내는 악순환도 반복됐다.
그래도 희망적인 부분은 이번 이적이 미론 무슬리치 샬케 감독의 적극적인 러브콜로 성사되었다는 사실이다. 샬케는 공식채널을 통하여 황희찬의 영입을 공식 발표하며 무슬리치 감독이 황희찬과 전화 통화로 직접 영입 제의를 하는 영상을 공개했다.
무슬리치 감독은 자신의 축구 철학을 설명하면서 황희찬의 스타일이 본인이 추구하는 축구와 부합한다는 것을 자세하게 설명하며 기대감을 드러냈다.황희찬 역시 "이런 축구가 그리웠다. 당신과 함께하게 돼 기대되고 많이 배우고 싶다. 준비가 됐다"고 화답하며 의욕을 드러냈다.
또한 황희찬은 최근 로베르트 모레노(스페인) 임시 감독이 선임되며 새롭게 출발하는 축구대표팀에서 눈도장을 찍고 내년 AFC 아시안컵에 출전하기 위해서는, 소속팀에서 경기력을 끌어 올려야한다. 황희찬이 지난 2년간의 부진과 독일에서의 과거 실패 경험을 딛고 다시 화려하게 비상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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