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라디오 특별기획 '내가 원하는 나라'
MBC
인공지능(AI) 기술의 활용은 비단 TV 화면 속 시각적인 효과에만 머물지 않는다. 다양한 음성 합성과 재현 기술을 통해 라디오라는 매체의 가능성을 한층 넓히는 데에도 활용될 수 있기 때문이다.
28일 오전과 오후 두 차례 방송된 <내가 원하는 우리나라>는 배철수·이문세·손석희 등 MBC 라디오의 간판 진행자들이 김구 선생의 <백범일지> 가운데 '나의 소원'을 낭독하는 독특한 기획을 마련했다. 여기에 SK텔레콤의 AI 기술을 활용해 백범의 생전 목소리를 복원하면서 과거의 인물을 현재의 청취자 앞에 한층 가깝게 불러냈다.
과거의 역사적 인물이 현재의 청취자에게 말을 건네고, 유명 진행자들의 목소리를 통해 김구 선생의 메시지를 다시 전달하는 이원적 구성은 '보는 역사'를 넘어 '듣는 역사'로의 확장을 시도했다. 서울 올림픽과 한일 월드컵, BTS, 봉준호 감독 등 근현대사의 주요 장면 역시 다양한 효과음으로 구현되면서 청각만으로도 상상력이 배가되는 효과도 함께 거둘 수 있었다.
오늘날 우리에게 던진 질문 "어떤 나라를 원하는가?"
▲MBC 특집 '발품사'MBC
MBC가 김구 탄생 150주년을 맞아 TV와 라디오를 동시에 활용한 것은 단순히 기념일을 챙기는 데 그치지 않고, 백범의 '나의 소원'에 담긴 '자랑스러운 우리나라'라는 메시지를 현재형으로 만들기 위한 시도이기도 했다. TV에서는 말 그대로 '발품'을 팔아 역사의 흔적을 찾아갔고, 라디오에서는 첨단 기술과 목소리를 통해 시공간을 뛰어넘는 역사 기행에 나섰다.
수단과 방식은 서로 달랐지만 목적은 같았다. 김구를 위인전 속 인물로 남겨두는 것이 아니라, 그가 꿈꿨던 나라를 오늘날 우리는 어떻게 바라보고 있는지를 되묻는 것이다. 이번 백범 탄생 150주년 기획에서는 시대와 미디어 환경의 변화에 맞춰 방송이 역사에 접근하는 방식 역시 달라져야 한다는 고민이 엿보였다.
김구 선생이 남긴 가장 중요한 유산은 어쩌면 그가 이룬 수많은 업적만이 아니라 "어떤 나라를 원하는가?"라는 단순하면서도 근본적인 질문인지도 모른다. 대한민국의 다양한 인물들이 각자의 영역에서 세계 무대를 향해 문화적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는 지금, 백범이 남긴 질문은 오히려 더욱 현실적으로 다가온다.
그런 의미에서 이번 특집 프로그램들은 위대한 독립운동가를 기리는 차원에 국한되지 않고, 우리가 진정 어떤 나라를 원하고 있는지를 스스로 돌아보게 만든 뜻깊은 역사 기획으로 평가할 만하다.
저작권자(c) 오마이뉴스(시민기자),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탈자 신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