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드 래소4', 여자축구로 무대 옮긴 진짜 이유는?

믿음의 축구 + 언더독 정신... 또 한번 기적 연출할까?

 애플TV '테드 래소' 시즌4
애플TV '테드 래소' 시즌4애플TV

애플 TV의 간판 시리즈 <테드 래소>가 지난 5일, 무려 3년 만에 시즌 4로 돌아왔다. (티빙 프리미엄 동시 공개) 지난 2020~2023년에 걸쳐 공개된 <테드 래소>는 미식축구 대학팀 감독 테드 래소(제이슨 서디키스 분)가 갑작스레 잉글랜드 프로축구 2부 리그팀 AFC 리치먼드의 사령탑이 되면서 겪는 좌충우돌 코믹 에피소드로 미국 현지 시청자들을 사로잡은 바 있다.

평단의 호평 속에 <테드 래소>는 TV 부문 최고 시상식인 에미상 각 부문 후보에 총 61차례 이름을 올렸고, 남우주연상을 비롯해 무려 13개의 트로피를 싹쓸이했다. 골든글로브 시상식에서도 두 차례나 남우주연상을 수상했다. 비록 한국에서는 미국 코미디 시리즈와 애플TV의 상대적인 약세로 인해 큰 힘을 발휘하지 못했지만, 축구 팬들을 중심으로 적잖은 마니아층을 확보하기도 했다.

팀을 정상화시킨 후 고향 캔자스로 떠난 테드의 이야기와 더불어 시즌 3로 마침표를 찍은 듯했던 <테드 래소>였지만, 후속 시즌을 기대하는 현지 열혈 팬들의 성원에 힘입어 결국 총 10부작 구성으로 네 번째 시즌이 완성되었다. 그런데 극의 배경이 다소 달라졌다. 이번엔 '레이디 그레이하운드', 즉 리치먼드의 여자 축구팀 감독을 맡게 된 것이다. 대체 테드에겐 무슨 일이 생긴 것일까?

여자 축구팀 감독이 되다
 애플TV '테드 래소' 시즌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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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즌1 당시만 하더라도 테드는 축구를 전혀 몰랐지만, 특유의 낙천적인 성격과 '믿음'이라는 자신만의 철학으로 AFC 리치먼드를 변화시켰다. 시즌4에서 테드는 다시 한번 초심자의 자세로 돌아간다. 아들과 함께 고향 캔자스에서 평범한 삶을 보내고 있던 그에게 리치먼드 구단주 레베카(한나 워딩엄 분)가 여자 축구팀 사령탑을 제안하고, 테드는 고심 끝에 이를 수락한다.

흥미로운 점은 시즌1~3에서 리치먼드 축구팀이 변화의 중심에 등장했다면, 이번에는 테드 스스로가 그 대상이 됐다는 점이다. 사춘기 아들과 예전 같지 않은 관계, 전 부인과의 공동 양육 문제 등을 경험하면서 점차 삶에 대한 열정을 잃어가던 테드는 자신이 진정으로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고민하기 시작한다.

뿐만 아니라 어린아이 마냥 낙천적인 성격으로 테드가 주위 사람들을 변화시켰다면 시즌4에선 테드가 새로운 환경 속에서 스스로를 다시 찾아가는 이야기를 여자축구를 통해 그려내고 있다. 무엇보다 남성팀 감독 시절과 달리 테드가 여성팀의 모든 문제를 직접 해결하는 만능 리더로 나서지 않는다는 점은 앞선 시즌과 분명한 차이를 보여준다.

해결사 테드, 이번엔 한발 물러선 조력자
 애플TV '테드 래소' 시즌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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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까지 총 4회분이 공개된 <테드 래소4>에선 선수단의 성별이 달라진 만큼 테드가 직접 개입하기보다는 한 걸음 물러선 자세로 구성원들을 지켜본다. 라커룸이라는 공간의 특성을 고려한 테드는 일방적으로 지혜를 주입하기보다, 선수들과 코치 앨리스(타냐 레이놀즈 분)를 비롯한 선수단 스스로 문제를 해결하도록 판을 깔아주는 조력자 역할에 집중한다.

이러한 변화는 기존 시리즈를 애청했던 해외 팬들 사이에 일부 논쟁의 대상이 되기도 했다. 매력 넘치는 리치먼드 선수들이 대거 사라졌고 새롭게 빈자리를 채운 여성 선수단 사이의 커다란 간극이 초반 이질감을 안겨주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테드 래소4>는 회차를 거듭할수록 점차 설득력 있는 이야기와 신입 캐릭터를 앞세워 일련의 변화에 당위성을 부여하고 있다.

감독 후보에서 탈락한 후 사의를 표했지만, 결국 테드의 설득으로 팀의 코치로 남게 된 앨리스는 늘 진지한 성격을 앞세우면서 낙관주의자 테드와 묘한 대비를 이룬다. 이 밖에도 실력파 공격수였지만 앨리스와의 갈등으로 한동안 그라운드를 떠났던 젬마(애비 헌 분), 열혈 골키퍼 부츠(주드 맥 분) 등 새 인물들은 남자팀 감독 로이(브렛 골드스타인 분), 코치 비어드(브랜든 헌트 분) 등 기존 캐릭터들과 더불어 회차를 거듭할수록 극에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다시 피어나는 '언더독'의 정신
 애플TV '테드 래소' 시즌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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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테드 래소4>의 무대가 여자팀으로 이동했다는 점은 제법 의미심장하다. 이는 단순히 극적 장치로만 활용되지 않는다. 최근 몇 년 사이 해외 스포츠계에서 여자 축구는 급속도로 성장을 이뤘고, 그 결과 영상 매체의 새로운 콘텐츠 소재로도 주목받고 있다. <테드 래소4> 는 이러한 변화의 흐름을 재빨리 파악하며 상대적으로 조명받지 못했던 여자 2부 리그의 실제 현실을 드라마로 옮겨 놓았다.

여성팀에 시큰둥한 기존 리치먼드 팬들의 외면, 제한된 재정 지원, 저조한 인기 속에서도 자신들의 가능성을 증명하려는 선수들의 분투는 '언더독'이라는 시즌1~3 시절의 정서를 고스란히 계승한다. 전작에서 축구계의 소외된 대상이었던 테드는 이번엔 자신을 포함한 구성원 모두가 그 위치에 놓이는 미묘한 상황을 마주한다.

시즌1 당시 'Believe'라는 문구를 감독실 문 위에 붙여놓으며 야심 차게 도전에 임했던 시리즈의 새로운 과제는, 그때의 믿음을 주인공 테드 혼자만의 것이 아닌 구성원 모두의 공통분모로 확장하는 것이다. 세 개의 파벌로 나눠졌던 오합지졸 축구팀 그레이하운드가 일련의 사건을 계기로 하나로 뭉쳐졌듯, 이러한 주제의식은 지금까진 성공적으로 시즌 4에 녹아들고 있다.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김상화 칼럼니스트의 블로그( https://blog.naver.com/jazzkid )에도 실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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