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브 대형 신인의 자신감, 강렬함 대신 균형감으로 승부

첫 번째 미니앨범 공개한 튜이드

 튜이드 (TUIDE)
튜이드 (TUIDE)ABD

"하이브의 신인 그룹"이라는 사실만으로도 튜이드(TUIDE, 서희·서연·엘레나·지아·사키·세아·이하늬)의 등장은 일찌감치 관심을 받을 수밖에 없었다. 데뷔 이전부터 이들을 둘러싼 관심은 예사롭지 않았다. 신규 레이블 ABD가 처음 선보이는 팀인 데다 세븐틴-애프터스쿨을 만든 플레디스 창업자 한성수가 제작을 총괄하고, 트와이스 지효의 동생이 멤버로 합류했다는 소식까지 전해지며 화제성은 일찌감치 확보된 상태였다.

뿐만 아니라 케이팝 유명 작곡팀 그루비룸을 필두로 달총(치즈) 등 다양한 장르를 넘나드는 실력파 뮤지션이 대거 참여해 탄탄한 음악적 기반을 완성했다. 정식 데뷔에 앞서 진행한 프리뷰 행사를 통해 전곡 퍼포먼스를 일찌감치 공개하는 파격적인 행보도 선보였다.

그런데 지난 24일 공개된 첫 번째 미니앨범(EP) <TUNE & PLAY>를 듣고 나면 흥미로운 점이 하나 생긴다. 제법 화려한 배경을 지닌 신인이라면 첫 곡부터 강력한 한 방을 음악 안에 녹여낼 것이라는 생각을 갖기 쉽다. 하지만 튜이드는 오히려 반대쪽을 선택했다. 자신들이 가진 리듬과 음색을 천천히 들려주는 방식으로 귀를 사로잡는다. 그 중심에 있는 곡이 타이틀곡 'SUN KISS'다.

'소울트로닉'으로 완성한 튜이드만의 리듬
 튜이드 'Sun Kiss' 뮤직비디오
튜이드 'Sun Kiss' 뮤직비디오ABD

음반의 두 번째 트랙이자 타이틀곡 'SUN KISS'는 튜이드가 스스로 정의한 장르 '소울트로닉(Soultronic)'을 가장 선명하게 드러내는 작품이다. 소울 음악 특유의 감성적인 선율에 일렉트로닉의 세련된 질감을 접목했고, 통통 튀는 비트 위에 여유로운 멜로디를 얹는 구성을 택했다.

이 같은 악곡의 완성도는 반복과 중독성을 강조한 복고풍 음악이 대세로 떠오른 최근 걸그룹 음악 가운데서도 제법 흔하지 않은 결을 보여준다. "Ba-da ba-ba-ba, ba-ba-da-ba"로 채워진 후렴구는 강렬하게 귓가를 압도하기보다 자연스럽게 듣는 이들의 리듬 감각을 자극한다.

최근 케이팝 음악 시장의 또 다른 경향으로 떠오른 자극적인 사운드의 극대화 대신 튜이드는 최소한의 재료를 여유롭게 배열하며 탄탄한 완성도를 만들어냈다. 담백하게 흐르는 베이스와 다소 변칙적으로 들리는 보컬의 안정적인 조화는 '우리가 추구하는 음악은 이런 것'이라는 점을 제법 또렷하게 보여준다.

음악적 정체성으로 묶어낸 다양한 장르
 튜이드 (TUIDE)
튜이드 (TUIDE)ABD

아이슬란드의 광활한 자연과 고요한 도심을 오가며 촬영된 'SUN KISS' 뮤직비디오는 당찬 신인 그룹의 화려한 데뷔에 힘을 더한다. 폭포와 해안가 등을 자유롭게 누비는 일곱 멤버의 모습은 생동감을 만들어내는 동시에 정적인 자연 풍광과도 멋진 조화를 이룬다.

튜이드의 데뷔 음반 <TUNE & PLAY>가 흥미로운 또 한 가지 이유는 유명 뮤지션들의 대거 참여에도 불구하고 유행에 편승하기보다 다양한 요소를 적절히 안배했다는 점이다. 소울, R&B, 일렉트로닉, 개러지 등의 요소를 교차시키면서도 이를 하나의 음악적 정체성으로 묶어냈다.

그 결과 다섯 곡은 모두 결이 조금씩 다르지만 하나의 세계관처럼 탄탄한 설계 안에서 안정적으로 움직인다. 1번 트랙이자 레이블 이름을 그대로 사용한 'ABD'는 R&B와 힙합을 녹여냈고, 하우스 및 G-Funk를 기반으로 한 'Echo'와 'Flip-Flop Girl'에서는 음악적 확장성을 보여준다.

내일이 더 기대되는 방향성
 튜이드 (TUIDE) 데뷔 EP 'TUNE & PLAY
튜이드 (TUIDE) 데뷔 EP 'TUNE & PLAYABD

'Tune the tide(세상의 흐름을 조율하다)'라는 문장에서 착안한 팀 이름처럼 〈TUNE & PLAY〉에는 7인조만의 고유한 템포와 리듬으로 새로운 물결을 일으키겠다는 나름의 자신감이 보인다. 화려한 시작보다는 은근한 매력이 오래 남는 음악을 선택했고('Sun Kiss'), 잔잔함 못지않은 에너지 넘치는 모습도 동시에 드러냈다('Girls').

튜이드가 무엇을 잘하는 팀인지 단번에 설명하기보다는 앞으로 어디까지 갈 수 있는지를 궁금하게 만드는 데뷔작에 가깝다. 서로 다른 장르의 요소가 하나로 어우러지면서 산만함 대신 균형감을 확보한 점은 이번 작품이 거둔 또 하나의 성과로 손꼽을 만하다.

무엇보다 〈TUNE & PLAY〉는 신인 그룹 튜이드가 앞으로 어떤 음악을 들려줄지에 대한 방향성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큰 의미를 부여한다. 완성도 높은 악곡들을 고르게 배치한 구성은 특정 한 곡 대신 앨범 전체의 안정된 흐름으로 이들을 기억하게 만든다. 아직 보여줄 것이 더 많은 '케이팝 유망주' 튜이드의 가능성은 데뷔 음반을 통해 충분히 입증되었다.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김상화 칼럼니스트의 블로그( https://blog.naver.com/jazzkid )에도 실립니다.
튜이드 TUID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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