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 '대체 등산을 왜 하는 건데?'
넷플릭스
앞선 에그이즈커밍과 넷플릭스의 협업작들은 기존 나영석 PD 콘텐츠의 확장과 변주를 시도하며 익숙한 재미를 선사했다. <신서유기> 세계관을 계승하거나 <이서진의 뉴욕뉴욕>의 스핀오프 역할을 담당했다. 그러나 이번에는 '등산'이라는 단순한 소재를 놓고 기존과는 전혀 다른 형식의 예능을 탄생시켰다.
눈여겨볼 부분은 나영석 PD가 그동안의 성공 공식이었던 '게임+여행' 조합을 상당 부분 내려놓았다는 점이다. 제작진은 이미 형성된 친분이나 검증된 관계성을 활용하는 대신, 각자에 대한 정보가 많지 않은 4명이 함께 고생하면서 가까워지는 모습을 핵심 서사로 삼았다.
그 결과 <대등왜>에는 익숙한 '나 PD 사단' 출연진이나 해외 촬영이 전혀 없다. 대신 빈자리를 채운 것은 한겨울의 설산, 그리고 출연진의 고생기뿐이다. 검증된 예능인이 선사하는 웃음 같은 안전장치는 없지만, 서로를 잘 몰랐던 이들이 등산하며 서서히 쌓는 호흡이 색다른 재미를 형성한다.
등산보다 더 재미있는 '사람의 힘'
▲넷플릭스 '대체 등산을 왜 하는 건데?'넷플릭스
<대등왜>가 좋은 반응을 얻는 결정적인 이유 역시 이와 무관하지 않아 보인다. 등산은 출연진 본연의 모습을 끌어내기 위한 장치에 가깝다. 체력적인 한계와 혹독한 추위 앞에서 각자의 개성이 자연스럽게 드러나서다.
멤버들은 정상에서 감격의 눈물을 흘리기는커녕 "일출도 꼴 보기 싫다"는 반응을 보인다. 심지어 카더가든과 도운은 프로그램에서 하차하고 싶었다고 털어놓는다. 날것에 가까운 멤버들의 반응은 오히려 기존 예능에서 익숙하게 접했던 과장된 리액션보다 강한 웃음을 만들어낸다.
이를 통해 4인의 역할도 자연스럽게 나뉘고 '하산악회'만의 색다른 관계가 만들어진다. 타잔의 높은 친화력, 카더가든의 투덜거리면서도 동생들을 챙기는 맏형 역할, 묵묵히 팀을 뒷받침하는 도운, 밝은 에너지로 분위기를 띄우는 이채민의 조합은 마치 생사고락을 함께한 전우애를 연상시킨다. 그렇게 조금씩 형성된 이들만의 케미는 어느새 <대등왜>의 가장 큰 강점으로 자리 잡았다.
함께 고생하고 서로를 기다리다 보면 어느 순간 이들은 친구가 되고 이렇게 쌓인 과정은 하나의 이야기가 된다. <대등왜> 제작진이 이번에 새롭게 보여준 것도 결국 그 속에서 자연스럽게 드러나는 '사람의 힘'일 것이다. 나영석 PD의 이전과는 다른 과감한 선택이 시리즈 초반, 제대로 통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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