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억 팔면 어때서" 박명수에게 내보인 김태호의 진심

[리뷰] 유튜브 <하와수>

 MBC 유튜브 채널 '하와수'
MBC 유튜브 채널 '하와수'MBC

한때 폐지 가능성까지 거론됐던 MBC 유튜브 채널 <하와수>가 반가운 얼굴들을 앞세워 8월 세 번째 시즌으로 돌아왔다. MBC <무한도전>(이하 '무도)의 주역인 박명수와 정준하의 '하와수' 콤비를 중심으로 2025년 시작한 동명의 웹예능은 초반 기대만큼의 반응을 얻지 못했지만, 지난 5월 군산 여행 편이 100만 조회수를 돌파하면서 분위기가 달라지기 시작했다.

이를 계기로 또 다른 <무도> 멤버 정형돈의 2회분 출연까지 성사되면서 <하와수>는 조금씩 존재감을 키웠다. 하하(8월 8일), 김태호 피디(8월 15일)와의 재회까지 이어져 이제는 단순한 웹예능을 넘어 <무한도전>의 이야기를 다시 만날 수 있는 공간으로 자리 잡는 모습이다.

특히 김 피디와의 만남은 <무도> 팬들에게 반가운 여름방학 선물과도 같았다. 당시에는 쉽게 꺼내기 어려웠던 장기 프로젝트의 각종 사연과 지난해 준비했지만 끝내 무산된 특집 방송의 비화까지 공개되면서, <무한도전>이 남긴 기억을 2026년 현재로 다시 불러오는 계기를 마련했기 때문이다.

8년이 흘러도 다시 떠오르는 '무한도전'
 MBC 유튜브 채널 '하와수'
MBC 유튜브 채널 '하와수'MBC

어찌 보면 묘한 장면이다. <무한도전>이 종영한 지도 어느덧 8년이라는 시간이 흘렀다. 그동안 멤버들과 제작진은 각자의 자리에서 새로운 활동을 이어왔고, 시청자들 역시 각자의 삶을 살아왔다.

그런데도 박명수와 정준하의 '하와수' 캐릭터가 유튜브를 통해 다시 등장하고, 김태호 피디가 화면에 모습을 드러내는 순간 자연스럽게 오래전 <무한도전>이 떠오른다. 이는 프로그램을 둘러싼 관계와 기억만큼은 여전히 현재진행형이라는 사실을 보여주는 대목이기도 하다.

지난 15일 공개된 김태호 피디 출연분은 <무도> 팬이라면 놓치기 아까운 이야기들로 채워졌다. 그 중 방영 20주년을 기념해 2025년 10부작 단기 프로젝트로 기획됐으나 현실적인 제약으로 무산된 '토토무(토요일 토요일은 무한도전)'의 비화는 또 한 번 아쉬움을 남겼다.

"추억 팔면 어때서?" 김태호 피디의 자부심
 MBC 유튜브 채널 '하와수'
MBC 유튜브 채널 '하와수'MBC

급하게 마련했던 헬기 몰래카메라의 절박함, 최악의 방영분이 되었던 좀비 특집의 허탈함, 그리고 카메라 뒤에서 흘렸던 레슬링 특집의 눈물까지. 김태호 피디의 생생한 증언을 통해 재소환된 기억은 당시만 하더라도 제작진의 피를 말리는 고통이자 혹평을 피하지 못했던 순간이었지만, 오랜 시간이 지난 지금에는 모두가 자랑스럽게 꺼낼 수 있는 영광의 훈장이 됐다.

그런 점에서 이번 김태호 피디의 출연은 단순한 초대 손님 이상의 의미를 남겼다. 박명수가 "우리가 추억 팔이를 하는 것은 아니지만"이라고 조심스럽게 말을 꺼내자 김태호 피디는 오히려 "추억을 팔면 어떠냐"고 되물었다.

이어 나온 "팔 수 있는 추억이 있다는 게 어디냐"는 그의 말이 인상적이었다. 과거의 추억을 반복해서 소비한다는 일부의 시선에 그 시간을 직접 만들어낸 사람으로써 <무한도전>에 대한 자부심을 당당하게 드러낸 장면이었기 때문이다.

그 때의 시간은 끝나지 않았다
 MBC 유튜브 채널 '하와수'
MBC 유튜브 채널 '하와수'MBC

<무한도전>이 특별했던 건 매주 새로운 것을 시도했다는 데만 있지 않다. 추격전과 장기 프로젝트, 예상치 못한 실패까지 모든 순간이 멤버들의 관계와 서사로 축적됐고, 시청자들은 그 시간을 함께 공유했다. 그렇기에 지금 옛 영상을 다시 보는 일은 단순히 과거의 방송을 소비하는 것이 아니라, 그 시절의 나까지 함께 꺼내보는 일이 된다.

어쩌면 시청자들이 기다리는 것은 <무도>의 완벽한 부활이 아닐지도 모른다. 그저 그때 함께 웃었던 사람들이 다시 만나 아무렇지 않게 이야기를 나누고, 그 사이에서 예상하지 못한 웃음이 터지는 순간을 다시 보고 싶은 것에 가깝다. 한때 폐지 위기까지 거론됐던 <하와수>가 과거의 인기에 기대는 데 그치지 않고, 당시의 관계와 추억을 현재의 콘텐츠로 다시 연결하고 있다는 점도 그래서 의미가 크다.

좋은 프로그램은 종영해도 결코 사라지지 않는다. 2018년 <무도>는 막을 내렸지만, 그들이 함께 만든 시간까지 끝난 것은 아니었다. <하와수>와 김태호 피디의 재회가 보여준 것도 바로 그 점이다. 결국 <무한도전>이라는 이름의 여정은 과거에 머무른 것이 아니라, 지금도 새로운 만남과 이야기 속에서 또 다른 방식으로 이어지고 있는 셈이다.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김상화 칼럼니스트의 블로그( https://blog.naver.com/jazzkid )에도 실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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