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튜브 채널 '뜬뜬'의 새 웹예능 '풍향중'
안테나플러스
<풍향중>이 차별화된 웃음을 선사할 수 있었던 또 한 가지 이유는 여행 예능의 중심을 '목적지' 대신 '이동 과정'으로 완전히 옮겨놓았다는 데 있다. 이들의 최종 목적지는 전북 익산이었지만, 오히려 시청자들이 오래 기억하게 된 곳은 그곳으로 가는 길에서 우연히 발견한 장소들이었다.
충남 아산의 공세리 성당과 온양온천 전통시장, 강경의 근대거리는 시청자들에게 뜻밖의 선물이 됐다. 목적지만을 향해 고속도로를 달렸다면 절대 마주치지 못했을 공간들이었다. 아날로그 시대를 경험한 이들에게는 추억을, 젊은 세대에게는 낯선 낭만을 선사함과 동시에 외곽 국도변의 골목 상권을 자연스럽게 조명하며 국내 여행과 지역 소비 활성화라는 의미까지 담아냈다.
이러한 과정을 거치면서 <풍향중>은 여행 예능의 익숙한 공식을 뒤집었다. 디지털 도구를 적극 활용하는 계획된 여행의 시대를 역행한 <풍향중>은 조금 돌아가더라도 눈앞에 펼쳐지는 풍경과 우연히 만난 사람이 진짜 여행의 기억으로 남을 수 있다는 사실을 일깨웠다.
함께였기에 더 오래 기억될 여행
▲유튜브 채널 '뜬뜬'의 새 웹예능 '풍향중'안테나플러스
<풍향중>이 3주 동안 매주 토요일을 풍성한 재미로 채워준 또 다른 비결은 어쩌면 특별할 것 없는 여행을 특별하게 보여줬다는 데 있다. 대단한 놀거리도, 값비싼 숙소도, 해외의 이국적인 풍경도 없었다. 도로를 달리다 카페에 들르고, 엉뚱한 길을 따라 알려지지 않은 명소를 구경하고, 맛있는 음식을 찾아 이동하는 평범한 1박 2일이었다.
하지만 바로 그 평범함이 시청자들에게 역설적으로 친밀감을 선사했다. 모든 것이 PC나 휴대폰 속 정보를 통해 빠르게 검색되고 결정되는 시대에 1990년대처럼 지도책을 펼쳐놓고 어느 길로 갈지 고민하는 모습은 묘한 낭만을 불러왔다.
주유소 하나를 찾는 데도 오랜 시간이 걸리고, '발파중'이란 애칭이 붙을 정도로 때론 공사현장으로 잘못 진입하고, 먹고 싶었던 음식 하나를 위해 또 다른 지역으로 즉흥적으로 이동하기도 했다. 군산 짬뽕을 선택했다가도 긴 대기 행렬을 마주한 뒤 간짜장으로 메뉴를 급히 변경하는 웃음 넘치는 과정까지 모두 <풍향중>의 일부가 됐다.
계획대로 되지 않았던 일련의 상황은 "여행은 어디를 가는가보다 누구와 가는가가 중요하다"는 이성민의 말처럼 사람과 관계가 주는 순수한 즐거움으로 탈바꿈했다. 엉뚱한 길에 돌입하고 예상치 못한 곳에 멈춰 서더라도 함께 웃을 사람이 있다면 그것만으로도 충분히 좋은 여행이 될 수 있다. 지난 3주 동안 <풍향중>은 그 평범한 진리를 유쾌하게 증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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