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리그 티셔츠 입고 작별 인사 건넨 아일랜드 록밴드

[리뷰] 아일랜드 밴드, 코다라인 고별 공연

2026년에 암스테르담 교환 학기를 통해 우정을 나눴던 오스트리아 친구와 한동안 연락을 이어갔다. 어느 날 그가 영미권에서 자주 쓰는 메신저로 비디오 몇 편을 보내왔다. 그날 이후 아일랜드 밴드 코다라인의 2018년 오스트리아 빈 콘서트의 영상. '하이 호프스(High Hopes)'와 '올 아이 원트(All I Want)'같은 대표곡으로 인식되던 코다라인이 마음 깊이 다가왔다.

포스터 속 'Farewell(작별)'이란 단어에 눈에 밟혔다. 친구와의 추억과 맞물려 왠지 예매해야 할 것 같았다. 그렇게 지난 12일 올림픽공원 올림픽홀을 찾았다. 코다라인 티셔츠를 입은 채 공연장 주위를 활보하는 열혈 팬이 여럿 보였다.

아일랜드가 눈앞에

 코다라인 페어웰 콘서트
코다라인 페어웰 콘서트염동교

코다라인은 2005년 '21 디맨즈'(21 Demands)란 이름으로 출발했고, 2007년 아일랜드의 유명 오디션 프로그램 '유 아 어 스타'(You're a star) 시즌 5 준우승자로 이름을 알렸다. 같은 해 노래 '기브 미 어 미닛'(Give Me a Minute)으로 아일랜드 싱글 차트 1위를 기록했다. 2012년 지금의 팀명으로 첫 미니 앨범 '더 코다라인'(The Kodaline)을 발표했다.

아일랜드 앨범 차트 정상에 영국에서도 3위까지 오른 2013년 데뷔작 <인 어 퍼펙트 월드(In a Perfect World)>와 2015년 2집 <커밍 업 포 에어(Coming Up for Air> 모두 영국 앨범 차트 5위권 안에 올려놓았다.

이날 공연에서는 명료한 곡구성이 돋보였다. 관계의 종착역에 관한 복잡미묘한 심경을 담은 '하이 홉스(High Hopes)'는 핑크 플로이드의 동명 곡과는 판이했다. 음색을 조절하는 보컬 피치로 전자음악적 기운을 불어넣은 '브라더(Brother)', 색색깔 조명 아래 마크 프렌더가스트의 전기기타가 폭발했던 '레디(Ready)' 모두 대중적이었다.

기타와 피아노, 보컬을 도맡는 스티브 개리건은 코다라인의 알파자 오메가였다. 종종 갈라진 목소리 탓에 특정 구간을 성공시킬까 조마조마했지만 음색은 전세계에 통할만큼 매력적이었다. 2027년 1월 내한을 예정한 마룬파이브 애덤 리바인과 2025년 4월 한국에서만 여섯 차례 공연한 콜드플레이 크리스마틴의 음색을 혼합한 듯 했다.

이들의 고향 아일랜드가 눈 앞에 펼쳐지는 듯한 구간도 있었다. 로버타 플랙의 소울 클래식 '더 퍼스트 타임 에버 아이 쏘 유어 페이스(The First Time Ever I Saw Your Face)'의 작곡자인 이완 맥콜이 지은 '더티 올드 타운(Dirty Old Town)'은 전설적인 아일랜드 가수 루크 켈리가 속했던 더 더블리너스나 '페어리테일 오브 뉴욕(Fairytale of New York)'이란 성탄절 노래를 보유한 포그스 같은 아일랜드 선배들이 자신만의 방식으로 커버했던 곡이다.

왼손으론 하모니카를 불고 오른손으론 기타를 친 개리건은 '더티 올드 타운(Dirty Old Town)'의 구수한 곡조를 한국 청중과 공유했다. 이내 자작곡 '러브 라이크 디스(Love Like This)'로 아이리시 포크의 향기를 이어갔다. 2024년 2월 여행한 아일랜드 더블린과 브래이(Bray), 호스(Howth)의 정경이 머릿속에 샘솟았다.

종반부 개리건은 K리그 명문 FC 서울의 티셔츠를 입고 대표곡 '올 아이 원트(All I Want)'를 불렀다. 방탄소년단 뷔가 2019년 소셜네트워크서비스에 해당 곡 부른 영상을 올려 화제된 곡이다. 일견 숭고하기까지한 개리건의 음성과 밴드 사운드가 유종의 미와 감동을 이뤄냈다.

공연 전 근처 카페에서 오랜만에 대학교 스쿨밴드에서 함께 활동했던 베이스 치는 후배를 만났다. 코다라인의 사운드체크를 직관 가능한 VIP 티켓을 구매할 정도로 밴드를 향한 애정이 깊은 친구다.

근 10년 만에 만난 그와 근황과 더불어 코다라인에 대한 각자의 추억도 공유했다. '고별'이란 언어가 주는 애틋함과 코다라인을 사랑하는 지인들과의 우정이 배합된 각별한 시간으로 기억될 코다라인의 마지막 내한 공연이었다.

 코다라인 스티브 개리건
코다라인 스티브 개리건염동교


코다라인 내한공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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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중음악웹진 이즘(IZM) 에디터 염동교라고 합니다. 대중음악을 비롯해 영화와 연극, 미술 등 다양한 문화 예술 관련 글을 쓰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