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튜브 채널 '김영옥 KIM YOUNG OK' 주요 장면
김영옥
김영옥 채널의 또 다른 묘미는 동년배 원로 배우들과의 일상을 통해 삶을 되돌아보게 만든다는 점이다. 역시 팔순을 맞이한 후배 연기자 반효정, 백수련과 함께 떠난 7월 제주 여행에서는 노을을 바라보며 언젠가 찾아올 삶의 마지막과 죽음을 맞이하는 자세에 대해 허심탄회한 대화를 나눈다.
총 2회분으로 제작된 제주도 여행 당시 "이 나이가 되고 보니 (죽음을) 어떻게 맞이해야 할까 하는 생각을 요즘 많이 한다"는 반효정을 향해 김영옥이 말했다.
"남은 시간을 어떻게 살아야 한다는 정답은 없다. 주어진 상황에 맞춰 그때그때 헤쳐나가는 것이 삶이다. 그리고 앞으로도 그럴 수밖에 없다."
이 장면을 지켜보면서 내가 저분들 나이가 되었을 때, 저렇게 삶을 담담하게 돌아볼 수 있을까? 싶어 부러움과 두려움이 들었다. 오랫동안 많은 것을 터득하고 경험한 분들이 나누는 삶의 끝자락 이야기는 그 길을 따라 가게 될 우리 모두에게 "나이가 든다는 건 남아 있는 하루의 의미를 조금 더 깊이 들여다보게 되는 과정"이라는 생각이 들게 한다.
남편과의 사별 직후 촬영된 콘텐츠에서 김영옥은 오랜 동반자와의 이별을 두고 덤덤한 어조로 "아무 할 일이 없어진 것 같다"고 에둘러 표현했다. 영상 속에서 현실적인 감정을 솔직하게 털어놓는 모습에서 그의 진심이 느껴졌다.
김영옥은 오랫동안 엄마와 할머니라는 역할로 대중에게 기억됐다. 그러나 유튜브에서는 그 배역 뒤에 가려져 있던 한 사람의 김영옥이 드러난다. 유쾌한 트렌드 체험뿐만 아니라 깊이 있는 인생 회고를 넘나드는 유연함은 뜨겁지는 않아도 꾸준히 구독자를 끌어모으는 비결로 자리 잡았다.
나이는 그저 숫자일 뿐
▲유튜브 채널 '김영옥 KIM YOUNG OK' 주요 장면김영옥
김영옥의 최근 활동이 더욱 특별한 의미로 다가오는 이유는 틀에 갇히지 않고 쉼 없이 무언가를 배우고 경험하려는 태도 때문이다. 만 88세라는 숫자 앞에서도 도전을 멈추지 않는 모습은 나이가 활동의 한계를 정하는 기준이 될 수 없음을 자연스럽게 일깨워준다.
노년층 시청자에게는 인생의 롤모델을, 젊은 세대에게는 본받을 만한 참된 어른의 모습을 보여준다. 배움을 주저하지 않고 유연함을 유지하는 김영옥은 자신의 채널을 통해 따뜻한 삶의 이정표를 제시한다.
단순한 시니어 콘텐츠의 일시적인 유행이 아니다. 수십 년 대중의 마음을 읽어온 노배우의 내공은 유튜브라는 새로운 무대에서 더욱 빛을 발한다. 권위를 내려놓고 타인을 이해하려 노력하면서, 주어진 현재를 감사하고 즐기는 김영옥의 자세는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메시지인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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