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콤하고 끈적한 '엿' 같은 마을, 결국 일냈네

[리뷰] 넷플릭스 오리지널 <이런 엿 같은 사랑>

넷플릭스 드라마 <이런 엿 같은 사랑>. 처음에는 도발적인 제목처럼 다가오지만 한 회만 시청해도 제목 참 잘 지었다는 생각이 들게 한다. 갓 뽑아낸 따끈한 엿처럼 달콤하고 끈적한 재미를 선사한다.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보게 되는 매력적인 작품이다.

여검사 고은새(하영)는 기억과 열 손가락의 지문을 모두 잃어버렸다. 당황한 채 병원에서 눈을 뜬 그녀를 찾아온 건 전직 조폭 출신의 복싱 코치 장태하(정해인). 아무것도 기억하지 못하는 은새에게 태하는 뜻밖의 말을 꺼낸다.

자신과 은새가 연인 관계였다는 것. 기억이 없는 은새는 쉽게 그의 말을 믿지 못한다. 자신의 존재를 통째로 상실한 은새는 하는 수 없이 태하를 따라나설 수밖에 없다. 둘이 도착한 곳은 극 중 매우 외진 시골로 묘사되는 '구진 엿마을'이었다.

제목에 이어 마을 이름까지 굳이 '엿'을 붙여 놓았다. 이 자체가 적절한 복선으로 작용한다. 처음에는 어색하기만 했던 둘의 동거는 회차가 더해갈수록 엿처럼 끈끈한 사랑으로 싹튼다.

개인 구원하는 공동체

 '이런 엿 같은 사랑'을 보면 볼수록 제목을 잘 지었다는 생각이 든다.
'이런 엿 같은 사랑'을 보면 볼수록 제목을 잘 지었다는 생각이 든다.넷플릭스

그런데 '엿'뿐만 아니라 '마을'이라는 단어에도 집중할 필요가 있다. 절대로 이뤄질 수 없을 것 같은 은새와 태하의 사랑이 둘만의 노력으로 완성되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감초처럼 등장하는 엿마을 사람들의 크고 작은 도움이 두 주인공을 구원하는 이야기에 더 가깝다.

그도 그럴 것이 은새와 태하는 필연적으로 어느 한쪽이 상실에 처할 수밖에 없는 구조다. 은새가 기억을 잃은 채 있어야 태하는 표면적으로나마 연인 관계를 유지할 수 있다. 반대로 은새가 기억을 되찾는 순간, 태하의 입장에서는 이 관계를 잃게 될 수도 있다는 의미다.

결코 이루어질 수 없을 것 같은 둘의 사랑. 불가능해 보이는 두 사람을 끈끈하게 붙여주는 것이 바로 '엿마을 공동체'다. 태하가 은새를 살리는 이야기이면서 동시에 공동체가 개인을 구원하는 서사인 셈이다.

하나의 사랑이 완성되기까지 공동체의 역할이 얼마나 중요한지 보여주는 드라마다. 이러한 설정은 꽤 영리해 보인다. 자칫 뻔한 로맨스 장르의 클리셰로 흐를 수 있었던 작품에 적절한 무게감을 더해주기 때문이다.

오랜만에 너무 가볍지도, 그렇다고 무겁지도 않은 균형있는 로맨틱 코미디 드라마를 만났다. 뻔해 보이지만 보다 보면 펀(fun)한 <이런 엿 같은 사랑>은 현재 넷플릭스에서 12회 전회차를 볼 수 있다.

본능적으로 차가운 것을 찾게 되는 이 여름. 어쩌면 우리에게 필요한 건 차가운 것만은 아닐지도 모른다. 따뜻한 사랑이 필요한 우리 모두에게, 진짜 엿처럼 달콤한 이 드라마를 추천한다.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브런치와 블로그에도 실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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