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팬들은 지난 2022년부터 2024년까지 야구 경기가 열리지 않는 월요일이나 시즌이 끝난 겨울에도 무료할 틈이 없었다. 매주 월요일마다 야구팬들의 쓸쓸함을 달래준 JTBC의 야구 예능 <최강야구(현 불꽃야구)>가 있었기 때문이다.
가만히 서 있기만 해도 땀이 줄줄 흐르는 살인적인 무더위 속에 한국야구위원회는 5일과 6일에 열릴 예정이었던 KBO리그 전 경기를 취소했다. 6일 긴급실행위원회를 열어 주말 3연전 역시 전 경기 취소를 결정했다. 순위 경쟁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8월에 날씨라는 '천재지변' 때문에 짧은 여름방학에 들어간 셈이다. 이번 '폭염 휴식기'는 후반기 리그의 판도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끼칠 것으로 전망된다.
야구가 없는 월요일을 달래줬던 <최강야구>처럼 여자 야구 예능 <야구여왕2>가 경기가 열리지 않았던 6일 야구팬들의 작은 위안이 됐다. 6일 5회 방송에서는 블랙퀸즈가 시즌1에서 5-6으로 패했던 빅사이팅과 치른 설욕전이 그려졌다. 그리고 이 경기에서는 같은 이름을 가진 두 명의 투수가 시청자들을 놀라게 했다. 블랙퀸즈 유일의 좌완 김민지와 위력적인 공으로 경기를 마무리한 무서운 신인 송민지였다.
[김민지] 송진우의 투구 폼과 유희관의 느린 공
▲시즌1에서 중견수로 활약했던 김민지는 시즌2에서 처음으로 마운드에 올라 첫 타자를 삼진으로 처리했다.
채널A 화면 캡처
육상 선수로 활약하며 2017년부터 2019년까지 3년 연속 전국체전 400m 금메달을 목에 건 김민지는 2022년 '육상 카리나'라는 별명을 얻으면서 유명세를 타기 시작했고 2023년에는 <골 때리는 그녀들>의 FC 국대 패밀리 멤버로 합류했다. 그렇게 육상 선수를 넘어 방송인으로서도 서서히 활동 영역을 넓혀가던 김민지는 작년 <야구여왕> 시즌1에서 블랙퀸즈 멤벌로 합류하면서 야구라는 낯선 종목에 도전했다.
<야구여왕> 첫 시즌 때만 해도 작년 여자야구 국가대표 상비군이었던 포수 신소정 정도를 제외하면 대부분 초심자였기 때문에 빠른 발과 왼손잡이라는 확실한 강점이 있는 김민지는 블랙퀸즈의 중견수로 많은 기회를 얻었다. 실제로 김민지는 경찰청과의 첫 경기에서 빚 맞은 안타 3개와 상대 실책 2개를 유도하면서 5번 의 타석에서 5번 모두 1루를 밟는 놀라운 출루 능력(?)을 과시하기도 했다.
하지만 야구경험이 턱없이 부족했던 김민지에게 행운은 계속 이어지지 않았고 결국 히로인즈와의 시즌1 마지막 경기에서는 선발 라인업에서 제외됐다. 결국 김민지는 첫 경기에서 3안타를 몰아친 이후 나머지 7경기에서 단 2안타에 그치며 타율 .217의 아쉬운 성적으로 첫 시즌을 마쳤다. 김민지는 <야구여왕>이 방송되는 기간에도 연애 리얼리티 <솔로지옥5>에 출연하는 등 다른 예능 활동도 활발히 했다.
<야구여왕> 유튜브 채널을 통해 공개된 비 시즌 훈련 영상에서 김민지가 보이지 않는 경우가 늘어나자 팬들은 김민지가 <야구여왕> 시즌2에서 하차하는 게 맞지 않냐는 의견을 내놓기도 했다. 실제로 시즌2 트라이아웃에서 뛰어난 신입생들이 대거 합류하면서 김민지의 입지는 더욱 작아졌다. 하지만 추신수 감독과 이대형, 윤석민 코치는 김민지가 팀 내 유일한 좌완이라는 점을 살려 투수 연습을 시켰다.
KBO리그 최다승(210승)에 빛나는 송진우의 현역 시절을 연상케 하는 공을 감추는 투구 폼을 가지고 있는 김민지는 6일 방송된 빅사이팅과의 경기에서 10-3으로 앞선 5회 블랙퀸즈의 세 번째 투수로 등판했다. 그리고 김민지는 빅사이팅의 4번타자이자 좌타자 강혜진을 상대로 느린 공 3개로 삼진을 잡아내며 인상적인 데뷔전을 치렀다. 김민지는 많은 비판 속에서도 생존을 위한 노력을 계속 이어왔던 것이다
[송민지] 3루수 후보인 줄 알았는데 강속구 투수였다
▲송민지는 짧은 팔동작에서 나오는 위력적인 구위를 앞세워 1이닝3탈삼진 무실점으로 완벽한 데뷔전을 치렀다.
채널A 화면 캡처
지난 7월9일 <야구여왕2> 1회 방송에서는 새 시즌 블랙퀸즈에 합류할 선수를 선발하기 위한 트라이아웃 현장이 공개됐다. 필드하키와 펜싱, 축구, 소프트볼, 창던지기, 핸드볼, 태권도 등 다양한 종목에서 활약했던 선수들이 블랙퀸즈의 새 멤버가 되기 위해 야구에 도전장을 던졌다. 그 중에서도 중학교 때까지 리틀야구 선수로 활약했다가 고교 진학 후 골프선수로 전향했던 박민서의 기량은 단연 돋보였다.
올림픽 메달리스트를 비롯해 다양한 종목의 국가대표 출신 선수들이 대거 등장한 <야구여왕2> 트라이아웃 현장에서 배드민턴 주니어 국가대표 출신 송민지는 크게 눈에 띄지 않았다. 테니스의 엄선영, 김세현, 배트민턴의 김소영, 김소정과 함께 라켓조로 등장한 송민지는 '제2의 송아'를 노린다는 김세현이나 도쿄올림픽 여자복식 동메달, 항저우 아시안게임 단체전 금메달에 빛나는 김소영에게 밀려 크게 돋보이지 못했다.
하지만 추신수 감독은 박민서와 최혜빈, 김나영을 1차 합격자로 발표한 후 테니스의 김세현과 함께 송민지를 추가 합격자로 선발했다. 송민지는 트라이아웃과 비 시즌 연습 기간 동안 강한 어깨와 준수한 포구 능력을 선보이며 김성연을 위협할 3루수 후보로 떠오르는 듯 했다. 하지만 추신수 감독과 윤석민 투수코치는 짧은 팔 동작과 손목 스냅을 이용한 강한 송구를 하는 송민지에게서 투수로서의 가능성을 발견했다.
송민지는 윤석민 코치로부터 꾸준한 훈련을 받으면서 투수가 되기 위한 준비를 했지만 산타즈와의 첫 경기와 해머스스톰과의 두 번째 경기에서는 등판 기회를 잡지 못했다. 하지만 송민지는 빅사이팅과의 3번째 경기에서 10-3으로 앞선 6회 무사 1루에서 블랙퀸즈의 4번째 투수로 등판했고 김채림과 대타 윤영은, 노현아를 3연속 삼진으로 잡아내는 위력적인 투구를 선보이며 경기를 마무리했다.
블랙퀸즈는 시즌1에서 5-6 패배를 안겼던 빅사이팅에게 10-3으로 설욕에 성공하면서 시즌2 방영 후 3연승을 내달렸다. 특히 에이스이자 4번타자 박민서가 부상으로 결장한 경기를 잡아냈다는 점이 더욱 고무적이다. 여기에 느린 공으로 상대를 현혹 시키는 '좌완 스페셜리스트' 김민지와 짧은 투구 동작과 위에서 내리 꽂는 위력적인 구위를 자랑하는 '파워피처' 송민지의 발굴은 블랙퀸즈의 큰 수확이었다.
▲6일 5회 방송분에서 투수 데뷔전을 치른 김민지와 송민지는 블랙퀸즈 마운드에 큰 힘이 될 수 있는 자원들이다.채널A 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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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민지' 마운드 데뷔, 추신수 감독이 발견한 가능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