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음반 'Velvet Summer'를 발표한 레드벨벳
SM엔터테인먼트
신곡 <Surfin' Boy>에서 주목할 사항 중 하나는 멤버 조이가 단독 작사로 참여해 음악적 성장을 입증했다는 점이다. 가장 뜨거웠던 여름을 되돌아보며 다시 한번 아름다운 순간을 만들어 가자는 메시지는 단순한 계절송을 넘어 시간이 흐른 뒤에도 꺼내보고 싶은 추억처럼 다가온다.
이번 새 음반에서 발견되는 또 다른 강점은 수록곡의 탄탄한 구성이다. 총 5개의 트랙은 제각각 개성 넘치는 장르를 표현했지만, 모두 여름이라는 하나의 계절 안에서 자연스럽게 이어지는 흐름을 만들어낸다. 'Hot Girls Cold Vibe'는 중독성 있는 베이스와 반전 있는 전개로 여름밤의 자유로운 에너지를 표현한다.
뒤이어 소개되는 3번 트랙 'Orchestra'는 영화 음악가 헨리 맨시니의 'Lujon'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해 고혹적인 분위기로 리스너들을 매료시킨다. 'Hula Hoop'는 따뜻한 기타와 경쾌한 멜로디로 오랜 시간을 함께한 인연의 소중함을 이야기하고, 'Hawaii'는 현실의 무게를 잠시 내려놓자는 담백한 위로를 전하며 잔잔하게 마무리한다.
'데뷔 12주년' 서머 퀸의 품격
▲레드벨벳의 새 음반 'Velvet Summer' 표지SM엔터테인먼트
늘 그래왔듯 레드벨벳은 계절을 소비하는 방식에서도 자신들만의 문법을 구축해 왔다. 뜨겁기보다 부드럽고, 화려하기보다 깊은 감성을 선택한 <Velvet Summer> 역시 그 연장선에 있다. 속도감 대신 원숙미를 더한 데뷔 12년 차 그룹의 내공은 음반 전반에 자연스럽게 녹아든다.
보사노바를 시작으로 클래식 재해석, 댄스, 어쿠스틱 사운드까지 이어지는 다섯 트랙은 각기 다른 색깔을 지녔지만 하나의 풍경처럼 유기적으로 이어진다. 화려한 기교를 앞세우기보다는 완성도 높은 구성과 탄탄한 보컬을 통해 작품 전체를 탄탄하게 지탱한다.
언제부터인가 케이팝 시장에서 '서머송'은 강렬한 중독성과 화려한 퍼포먼스를 앞세운 음악이라는 인식이 자리 잡았다. 그런데 레드벨벳은 그 흐름을 따라가기보다 시간이 흐를수록 가치가 커지는 음악을 선택했다. <Velvet Summer>는 단순히 여름만을 위한 '계절 음반' 뿐만 아니라, 오랜 시간 쌓아온 팀의 정체성과 음악적 성숙함을 가장 레드벨벳다운 방식으로 풀어낸 결과물로 기억될 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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