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한범 [연합뉴스 자료사진]
연합뉴스
대한민국 축구대표팀 수비수 이한범이 벨기에 명문 클뤼프 브뤼헤의 유니폼을 입게 됐다.
3일 브뤼헤는 구단 공식채널을 통해 "이한범과 2029년까지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등번호는 3번이 배정됐다.
덴마크 현지 매체들의 보도에 따르면 이한범의 이적료는 약 1050만 유로(약 174억 원)로 알려졌다. 이한범이 지난 2023년 8월 K리그1 FC서울에서 덴마크 미트윌란으로 이적할 때 발생한 이적료 150만 유로의 약 7배에 달하는 거액이다. 또한 이는 브뤼헤의 역대 수비수 최다 이적료 기록이다. 이한범의 연봉 역시 브뤼헤에서 200만 유로(약 32억원)까지 껑충 뛴 것으로 알려졌다. 그만큼 브뤼헤가 이한범의 잠재력에 거는 높은 기대를 알 수 있는 대목이다.
브뤼헤는 벨기에 주필러리그(1부 리그)에서 지난 2025-26 시즌 디펜딩 챔피언이자 통산 20회나 정상에 오르며, 안더레흐트(34회)에 이어 리그 최다우승 2위에 올라있는 명문구단이다. 1978년에는 유러피언컵(UEFA 챔피언스리그의 전신) 준우승을 차지하며 현재까지도 벨기에클럽 중 유일하게 챔피언스리그 결승 무대를 밟아본 팀이다. 다음 2026~2027시즌도 자국 리그 우승팀 자격으로 UCL 출전권을 확보했다.
브뤼헤에는 장 피에르 파팽, 이반 페리시치, 아이두르 구드욘센, 시몬 미뇰레, 노아 랑, 아르나우트 단주마 등 유럽무대에서 인정받는 쟁쟁한 스타급 선수들이 대거 이 팀을 거쳐갔다. 현재는 스위스의 레전드 골키퍼 얀 조머를 비롯하여, 주장 한스 파나컨, 브랜드 메헬러, 호아킨 세이스 등이 다수의 벨기에 국가대표 출신 선수들이 소속되어있다.
유럽의 축구강국답게 벨기에 1부 리그는 UEFA(유럽축구연맹) 리그 랭킹에서 8위라는 높은 순위에 올라있다. 벨기에 리그를 거쳐 상위 5대 빅리그(잉글랜드, 스페인, 이탈리아, 독일, 프랑스)로 진출하는 선수들이 많아서, 빅리그 진출의 전진기지로도 꼽힌다. 벨기에 리그의 명문인 브뤼헤의 UEFA 클럽랭킹도 19위로 높다. 이한범이 직전 몸담았던 덴마크 수페르리가의 랭킹은 13위, 미트윌란FC의 클럽랭킹이 64위에 불과했던 것을 감안하면 한 단계 스텝업에 성공한 셈이다.
벨기에 리그는 2000년대 초반부터 설기현, 이승우, 홍현석, 오현규 등 여러 유명한 한국 선수들이 거쳐가며 국내 팬들에게도 친숙한 리그다. 브뤼헤에 입단한 한국 선수는 이한범이 최초다.
이한범은 2021년 K리그1 FC서울에서 프로에 데뷔했고, 2023년 미트윌란에 입단하여 유럽파의 반열에 올랐다.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는 금메달을 획득하며 병역혜택까지 얻어 유럽에서 안정적인 선수경력을 이어갈 수 있게 됐다. 미트윌란에서 3시즌간 경험을 쌓으며 이적 초기에는 주전 경쟁에 어려움을 겪었지만, 꾸준히 출전 기회를 늘리며 자신의 가치를 증명했다.
핵심 수비수로 성장한 이한범은 미트윌란에서 통산 67경기에 출전하여 3골 8도움을 기록했다. 2023-24시즌 수페르리가 우승, 2025-26시즌 덴마크컵 우승에 기여했다.컵대회 결승전에서는 FC코펜하겐을 상대로 후반 82분 결승 헤더골을 터뜨리기도 했다.
이한범은 지난 2026 북중미월드컵을 통하여 한 단계 더 도약하는 계기가 됐다. 홍명보호가 출범한 2024년 8월부터 A대표팀에 이름을 올리기 시작한 이한범은, 월드컵 본선에서 김주성, 김태현 등 중앙수비수들의 부상 공백을 틈타 김민재-이기혁과 함께 3백의 주전 한 자리를 차지했다.비록 한국 대표팀은 조별 리그에서 탈락하며 아쉬운 성적에 그쳤지만, 이한범은 3경기에서 모두 오른쪽 스토퍼로 풀타임을 소화하는 안정된 활약을 펼치며 팀 내에서 긍정적인 평가를 받은 몇 안 되는 선수였다.
브뤼헤가 이한범을 영입하게 된 이유 역시 지난 월드컵에서의 활약이 결정적이었다. 이한범은 최근 포르투갈 포르투FC에 입단한 국가대표 미드필더 황인범과 함께, 지난 북중미월드컵 이후 상위 리그-클럽 이적에 성공한 두 번째 한국선수가 됐다.
일부 빅리그 구단들도 이한범의 영입에 관심을 보인 것을 알려졌지만, 이한범은 가장 적극적인 관심과 장기플랜을 제안한 브뤼헤를 선택했다. 브뤼헤 구단은 공식 채널에 이한범의 경력을 소개하며 "대한민국 국가대표로 A매치 16경기에 출전했다. 지난 여름 미국에서 열린 월드컵에서는 한국이 치른 조별 리그 3경기에 모두 선발 출전해 90분 풀타임을 소화했다"며 국제무대에서의 경험을 높이 평가했다.
이한범이 다음 시즌 브뤼헤에서 주전을 차지할 가능성은 높은 편이다. 이한범은 유럽무대에서도 밀리지 않는 뛰어난 체격을 바탕으로 강력한 제공권과 힘을 갖췄다. 수비수임에도 미드필더 출신답게 발재간이 준수하고 양발잡이라는 장점이 있어서, 현대 축구에서 중앙수비수에게 요구되고 있는 빌드업 능력이 뛰어나다.
브뤼헤는 지난 시즌 리그 우승에도 불구하고 중앙수비진은 다소 약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또 한번 기존 주전 중앙수비수로 활약하던 조엘 오르도네스의 타 리그 이적설이 계속되고 있다. 현지 매체에서는 이한범의 영입을 오르도네스의 이적을 대비한 대체자로 보는 시각이 우세하다. 설사 오르도네스가 잔류한다고 해도 브뤼헤가 1050만 유로라는 거액의 몸값을 투자한 것은 이한범을 즉시전력감으로 활용하겠다는 증거다.
이한범은 바이에른 뮌헨에서 활약 중인 김민재에 이어, 유럽에서 중앙수비수로 자리잡은 몇 안 되는 한국 선수다. 이한범의 성장은 앞으로 한국 대표팀의 미래에도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이한범이 브뤼헤에서의 주전 경쟁에서 살아남는다면 벨기에 리그 우승 도전은 물론, '별들의 무대'인 유럽 챔피언스 리그에서 세계적인 선수들을 상대할 기회까지 잡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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