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금 돌린 통 큰 '김부장', 소지섭의 마지막 꿈

[인터뷰] SBS 드라마 <김부장> 소지섭 배우

소지섭은 오랜만의 액션 연기로 자신감을 얻은 듯했다. 불필요한 액션은 최대한 줄이며 안전을 최우선에 둔다고 했다. 평소 몸 관리도 게을리하지 않는다고 전했다. 오전에는 권투 2시간, 오후에는 헬스 1시간을 한다고 밝혔다. 리암 니슨처럼 오래 액션을 하고 싶다며 '액션에 독보적인 사람'이 되는 게 목표라고 귀띔했다.

그런 소지섭을 떠올리면 다양한 드라마 속 캐릭터가 교차한다. 대표적으로 드라마 <미안하다 사랑한다>의 차무혁과 영화 <회사원>의 지형도, 시리즈 <광장>의 남기준이 떠오른다. 모델 출신인 비주얼과 특유의 무뚝뚝함이 담긴 표정과 대사로 '소간지'라는 별명이 생겨났다. 최근에는 지천명 액션을 선보여 제2의 전성기를 누리고 있다.

30일 삼청동의 카페에서 SBS 드라마 <김부장>의 소지섭 배우 종영 인터뷰가 진행되었다. 드라마의 인기 비결과 액션 포인트를 전하며 30년 차 배우의 관록을 선보였다.

딸 바보 김부장

 소지섭 배우
소지섭 배우피프티원케이

중년 아저씨들이 뭉쳐 납치된 아이를 구하는 <김부장>은 방영 초부터 시청자의 지지를 받았다. <김부장>은 4회 만에 닐슨코리아 기준 전국 시청률 20%를 돌파했고, 최종회인 10회는 23%를 기록했다.

드라마의 인기 비결을 묻자 소지섭은 '부성애'를 언급했다. 그는 "주변의 아빠들이 많이 울었다는 코멘트를 몇 번 들었다"며 "<김부장>이 잘 돼서 다음 작품을 고민 없이 선택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국내뿐 아니라 해외에서도 큰 사랑을 받은 이유에 대해서는 "순위로 인지는 했는데 체감은 아직 못 하겠다. 외국 아빠들도 딸에게 무슨 일이 생기면 못 참는다고 하더라. 딸이 겪은 일에 가만히 있지 않고 해결하려는 게 통했던 것 같다. 시원한 액션도 좋아해 주신 것 같다"라고 답했다.

소지섭은 원작 김부장 속 어떤 면을 발견해 드라마 캐릭터에 녹였을까. 그는 "웹툰은 끝까지 못 봤지만 장점을 끌어와 시그니처 포인트로 캐릭터에 녹였다. 딸의 납치 전까지는 외롭게 홀로 아이를 키우는 사람이니 무채색 톤으로 연기했다"면서 "공사장에서 민지의 피를 보고 나서는 (마음속에서) 천둥번개가 치는 것처럼 딸을 찾으려는 의지를 놓지 않으려 했다"고 설명했다.

사춘기 딸을 연기한 김민지와의 호흡을 두고는 "자녀가 없어서 걱정했는데, 수민 양의 도움을 많이 받았다. 투 샷이 어색하지 않다는 말에 힘을 받았다. 다행히 수민양의 아빠가 저랑 같은 또래였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수민양이) 딸의 입장에서 하고 싶은 말이나 듣고 싶은 말을 따로 준비해 오더라. 감정을 잡을 때는 '잠시만 잡고 있을게요'라면서 제 옷깃을 잡는 모습이 귀여웠다"라고 덧붙였다.

드라마 속 소지섭, 윤경호, 최대훈까지 '안경 쓴 아저씨' 3인방의 활약도 화제였다. 소지섭은 "셋이 만나면 이 장면은 꽉 채우자고 늘 고민했다. 저는 무게감을 주어야 해서 애드리브를 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 철저히 두 사람에게 맡겼다"라며 "서로 연기 스타일이 달라서 재미있는 장면이 나왔다. 메인 대사 후에 애드리브를 덧붙이니 감독님이 필요하면 쓰고 아니면 거두어 내면 되더라. 똑똑하게 애드리브 했다"라고 두 배우를 칭찬했다.

순금 선물은 "감사해서"

 소지섭 배우
소지섭 배우피브티원케이

김부장을 차기작으로 택한 건 '액션' 때문이었다는 뒷 이야기도 들려줬다. 그는 "앞서 넷플릭스 시리즈 <광장>으로 오랜만에 액션 장르를 했는데, 재미와 희열을 느꼈다. 그때 <김부장>의 대본이 들어왔고, 매력적이었다. 딸을 둔 아빠의 모습을 새롭게 보여주고 싶었다"다며 출연 계기를 밝혔다.

<광장>과 <김부장>의 액션 차이점을 묻자 "<광장>에서는 죽을 것을 알면서 뛰어드는 불나방 같은 액션이었다면 <김부장>의 액션은 딸과 함께 살기 위한 과정 중의 하나였다. 잘 보면 상대방에게 고통은 주지만 죽인 적은 없다. 총도 다리나 팔에만 쏘는 디테일이 살아 있다. 감정이 선행되어야 액션이 따라온다"고 강조했다.

가장 잘하는 액션 장르였지만, 어려움도 상당했다. 그는 "평소에 운동을 좋아해서 준비는 되어 있었다. 액션 감독님이 저에게 맞는 액션을 잘 디자인해 주셔서 잘 맞았다"면서도 "다만 추운 겨울에 촬영했었는데, 냉동창고에서 비까지 맞고 연기하려니 쉽지 않았다. 몸이 컨트롤되지 않아 다음날 재촬영했다"고 털어놨다.

드라마는 이례적으로 김부장이 과거 북파 공작원 시절 특수 임무를 수행하는 3분여를 인공지능(AI) 영상으로 대체했다. 소지섭은 AI로 구현된 본인 모습을 보고 "예전에는 스케일이 크거나 위험한 장면, 구현하기 어려운 장면은 컴퓨터그래픽(CG)으로 대체했었지만 이제는 AI가 함께 할 것 같다. 인간의 에너지와 땀 냄새가 풍기지는 않아도 괜찮은 시도가 될 것 같다. (AI는 앞으로) 배제할 수 없는 부분"이라고 조심스럽게 답했다.

종영 소감을 두고 "제작보고회 때까지만 해도 우리끼리 10%만 넘으면 좋겠다고 했는데 예상 못 한 결과다. 방송되고 회차마다 반응이 뜨거워서 놀랐다. 이게 무슨 일인지 모르겠다. 몰래카메라를 당하는 기분이다"라며 호탕하게 웃었다.

이어 "SBS에서 데뷔도 했고 (SBS 방영 드라마) 타율도 좋아서 심적으로 안정되었다. 특히 평소에 아는 척 안 하시는 분들도 저를 '김부장'으로 불러주신다는 게 신기했다"며 "시즌2가 성사된다면 큰 줄기가 무엇인가에 따라 다르겠지만. 캐릭터의 연장선에서 조금 다른 모습을 보여드릴 것"이라고 답했다.

소지섭은 종영 후 300여 명 스태프 전원에게 순금 1g을 선물해 훈훈함을 보였다. 또 수익과 별개로 영화 수입사 '찬란'의 키다리 아저씨로 알려져 씨네필의 지지도 얻고 있다.

소지섭은 "<광장> 때 금을 선물해 드리니까 반응이 좋길래 또 해봤다. 늘 잘한다고 하는 데 잘되지 않더라. 모든 사람이 온 마음을 다해도 될까 말까 한데, 잘 되었으니까 감사의 표현을 한 거다. 누구도 싫은 내색 안 하고 자기 자리에서 최선을 다하는 모습이 머릿속에 박혀 있다. <김부장>을 함께한 좋은 추억을 남기고 싶었다"고 전했다.

올해 초 별세한 벨라 타르 감독의 <사탄탱고>에 대한 언급도 들어볼 수 있었다. <사탄탱고>는 러닝타임이 438분에 달하며 소지섭이 후원하는 '찬란'에서 개봉을 앞두고 있다. 그는 "저도 봐야겠다. 저는 대표님의 안목을 따르는 것뿐이다"라며 웃으며 답했다.

소지섭은 다양한 역할을 하고 싶지만 쉽지 않은 현실을 곱씹었다. "시작과 끝이 동시에 좋은 드라마가 쉽지 않아 특별한 경험이었다. 오랜만에 이슈가 큰 드라마를 하게 되어 기쁘다. 그래도 배우는 찾는 사람이 있어야 하는 직업이다. 최근에 <주군의 태양>이 (방송으로) 다시 나오더라. 그런데 요즘엔 내 또래가 할만한 로맨틱 코미디 대본이 많지 않아 아쉽다"고 털어놨다.

'소간지'에 이어 새로운 별명이 된 김부장을 향해 마지막 인사를 전했다.

"김부장은 북에서 자라 남으로 와서 홀로 딸을 키우는 외로운 남자였지만, 딸과 친구가 있어 다행이라 생각합니다. 참 외로웠지만 멋있었다고 이야기해 주고 싶어요."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필더무비에도 실립니다.
김부장 소지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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