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룹 방탄소년단(BTS)이 내년 2월 열리는 '그래미 어워즈'에 음악을 출품하지 않겠다고 선언하면서 이 시상식의 '차별' 논란이 다시 수면 위로 떠올랐다(관련기사:
BTS, 그래미 출품 거부... "지역·언어로 음악 구분 말아야" https://omn.kr/2j8c4).
영국 BBC는 29일(현지시각) "방탄소년단이 더 위켄드, 모건 월렌, 프랭크 오션, 윌 스미스 등 여러 가지 이유로 그래미를 보이콧한 아티스트 대열에 합류했다"라고 전했다.
위켄드는 2021년 빌보드 '핫100"에 가장 오래 이름을 올리고도 후보 지명조차 받지 못하자 "그래미는 부패했다"라며 시상식을 거부했다. 2020년 드레이크는 그래미가 흑인 아티스트와 랩 음악을 무시한다며 보이콧을 선언했다가 철회한 바 있다.
방탄소년단은 전날 멤버 7명 전원(진, 슈가, 제이홉, 지민, 뷔, 정국)이 개인 소셜미디어를 통해 "저희는 올해 그래미에 출품하지 않기로 했다"라며 "음악이 지역이나 언어로 구분되기보다 음악 그 자체로 들리고 사랑받을 수 있기를 바란다"라고 밝혔다.
"BTS 아리랑, 음악에 언어 장벽 없다는 것 증명"
▲넷플릭스와의 협업으로 광화문 컴백 라이브를 진행한 방탄소년단(BTS)넷플릭스
이는 그래미 측이 내년 시상식부터 '베스트 아시안 팝 뮤직 퍼포먼스' 부문을 신설해 아시아권 음악을 별도로 평가하겠다고 발표한 것에 대한 반발로 여겨졌다.
BBC는 "지난 2월 그래미 어워즈에서 푸에르토리코 출신 라틴팝 스타 배드 버니가 스페인어 앨범으로는 최초로 '올해의 앨범상'을 수상했던 것처럼 방탄소년단도 내년 시상식을 휩쓸 것으로 예상됐었다"라고 설명했다.
영국의 한 방탄소년단 팬은 "그 상(베스트 아시안 팝 뮤직 퍼포먼스)은 무례하다"라며 "그래미가 서양 아티스트들을 따로 평가해 그들이 정상의 자리를 지킬 수 있도록 해준다"라고 지적했다.
또 다른 팬은 "방탄소년단이 그래미 어워즈에 불참한다는 소식을 듣고 기뻤다"라며 "그들은 더 이상 뭔가를 증명할 필요가 없다"라고 말했다.
AP통신은 "방탄소년단의 선언은 그래미가 분열을 조장할 위험이 있는 상을 신설한 것에 대한 항의의 표시로 해석될 수 있다"라며 "그들은 새 앨범 '아리랑'을 통해 음악에 언어의 장벽이 없다는 것을 증명했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방탄소년단은 월드 투어를 통해 전 세계 다양한 사람들이 한국 전통 민요 아리랑을 부르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라고 전했다.
"아시아 팝, 전 세계 막대한 팬층"... 별도 평가에 의문
영국 <가디언>도 "방탄소년단의 불참 선언은 비록 표현은 부드럽지만, 그래미에 대한 비판을 담고 있다"라고 보도했다.
그러면서 "아시아 팝이 음악계에서 결코 새로운 시장이 아니라는 점을 고려하면 '베스트 아시안 팝 뮤직 퍼포먼스'라는 이름은 다소 거북할 수도 있다"라며 "이 시장은 수십 년 간의 성숙기를 거쳐 미국을 포함한 여러 국가에서 막대한 팬층을 확보하고 있다"라고 강조했다.
또한 "그래미가 이들을 위해 새로운 상을 만든 것은 아시아 팝 아티스트들을 주요 부문 경쟁에서 배제하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돼 왔다"라며 "방탄소년단 전까지는 후보에 오른 K팝 그룹이 전혀 없었을 정도로 이들은 미국 중심인 그래미 어워즈에서 소외돼 왔다"라고 지적했다.
미국 CNN은 "베스트 라틴 재즈 앨범, 베스트 아프리카 뮤직 퍼포먼스 등 그래미가 문화나 지역에 따라 상을 나눈 것은 처음이 아니다"라며 "비교적 덜 알려진 아시아 아티스트들이 세계 무대에서 주목받을 좋은 기회"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많은 팬들은 이 상이 배제에 기반한 것으로 본다(rooted in exclusion)"라며 "다만 방탄소년단은 그 수준을 넘어섰다고 여긴다"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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