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림 애니멀즈: 더 무비>영화의 한 장면
IPX(라인프렌즈)
<드림 애니멀즈: 더 무비>에는 많은 캐릭터가 등장한다. 원작 과자의 캐릭터들을 최대한 등장시키다 보니 일부는 한두 가지 특징만 보여주는 기능적인 역할에 그친다. 그중 드림 애니멀즈의 리더 라이온과 솜사탕 군단의 일원인 고짱(송기혁)은 비교적 뚜렷한 감정선과 변화의 과정을 보여준다.
처음 라이온은 페가수스의 인기를 질투하고 리더라는 자리에 집착한다. 그러나 고짱과 동행하면서 자신과 다른 존재를 보호하는 법을 배우고, 타인을 이해하는 마음과 리더로서의 책임감을 깨닫는다. 고짱 역시 드림 애니멀즈와 함께 지내면서 솜사탕 군단의 이름 없는 병사에서 벗어난다. 라이온이 붙여준 이름과 드림 애니멀즈라는 친구들을 얻으며 그저 명령에 따르기만 하던 존재에서 스스로 생각하고 선택하는 하나의 주체로 거듭난다.
솜사탕 군단의 속성도 눈여겨볼 대목이다. 솜사탕 병사들은 하나씩 떼어놓고 보면 작고 위협적이지 않지만, 결합할수록 단단하고 거대한 덩어리로 변한다. 이러한 모습은 인터넷과 SNS에서 하나의 악성 댓글이나 비난이 집단 속에서 증폭되는 현상을 연상시킨다. 개별적인 적의는 제한된 영향에 그칠지라도, 그것이 무리를 이루고 반복되면 공동체 전체를 어둡게 만드는 폭력으로 커질 수 있기 때문이다. 그렇게 보면 고짱의 변화는 집단적 감정에 휩쓸리던 한 구성원이 무리에서 벗어나 독립적인 개인으로 각성하는 과정으로도 읽을 수 있다.
'힘'의 의미를 새로이 묻는 상상력도 흥미롭다. 제작진은 드림 애니멀즈를 의도적으로 불완전한 존재로 설계했다고 설명한다. 이들은 강력한 전사가 아니다. 겁이 많고, 느리고, 질투하며, 수시로 실수한다. 일반적인 영웅 서사라면 훈련을 통해 강해지거나 숨겨진 능력을 발견해야 할 캐릭터들이다.
그러나 <드림 애니멀즈: 더 무비>는 이들을 전혀 다른 존재로 변화시키는 대신, 귀여움과 푹신함 같은 본래의 특성을 힘으로 활용한다. 각자가 자신의 불완전함과 고유한 특성을 받아들이고, 그것들이 모일 때 힘은 커진다. 이 영화에서 힘은 상대를 쓰러뜨리는 능력만을 뜻하지 않는다. 서툴고 약한 존재들이 자신 안에 이미 있는 것을 발견하고 서로 힘을 보태면 더 강해질 수 있다고 말한다. 어린이영화로서는 보기 드물게 힘의 의미를 비폭력적으로 다시 썼다.
광고에 머물 운명을 피해 작품이 되다
▲<드림 애니멀즈: 더 무비>영화의 한 장면IPX(라인프렌즈)
<드림 애니멀즈: 더 무비>는 완성도가 높은 작품은 아니다. 등장하는 캐릭터가 지나치게 많거니와, 상당수는 감정선이 얇은 기능적 인물에 머문다. 악역의 서사 역시 충분히 개발되지 않았으며, 마지막 해결 방식도 지나치게 편의적이다. 전반부를 지배하던 유쾌한 분위기가 후반부에 갑작스럽게 어두워지는 탓에 정서적 균형도 다소 흔들린다.
그럼에도 <드림 애니멀즈: 더 무비>는 거대한 상품 광고에 머물 운명을 피해 영화만의 서사를 만들어냈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과자에 새겨진 캐릭터로부터 풍부한 감정과 세계관을 끌어내고, "사랑받지 못한 존재는 타인의 행복을 파괴해도 되는가", "적에게 이름을 붙이는 순간 무엇이 달라지는가" 같은 질문을 던진다. 결핍과 혐오가 만연한 현실을 살아갈 아이들에게도 유의미한 화두다.
상품에서 태어났지만 상품 이상의 이야기가 되려 한 영화. 그 시도는 매끄럽지 않았고 곳곳에 빈틈을 남겼다. 완성도의 부족은 이 영화의 분명한 한계다. 그러나 상품을 살아 있는 이야기로 바꾸려 한 불완전한 시도야말로 <드림 애니멀즈: 더 무비>의 가장 사랑스러운 성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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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당 24프레임의 마음으로 영화를 사랑하는 남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