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의 로드리(등번호 16번)가 2026년 7월 19일(현지시각) 미국 뉴저지주 이스트 러더퍼드의 뉴욕/뉴저지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6 FIFA 월드컵 결승전(스페인 vs. 아르헨티나) 종료 후 시상식에서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리고 있다. 그 옆(오른쪽)으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모습이 보인다.
연합뉴스 = AFP
사상 최초의 3개국(캐나다-멕시코-미국) 공동 개최로 16개 도시에서 펼쳐진 2026 북중미 월드컵이 역대 최대 규모와 흥행을 남기며 대장정의 막을 내렸다. 가장 많은 경기수와 관중들의 뜨거운 열기 속에 역대 최다인 308골이 쏟아지면서 축구의 재미를 한껏 느끼게 했다. 감동과 환희의 드라마였던 이번 2026 북중미 월드컵을 7가지 키워드로 정리했다.
# 48
앞선 2022 카타르 월드컵은 32개국 체제였다. 1998 프랑스 대회부터 24년 동안 이어졌다. 이번 2026 북중미 월드컵에서는 본선 진출국이 48개국으로 대폭 확대됐으며, 경기수는 64경기에서 104경기로 증가했다.
잔니 인판티노 국제축구연맹(FIFA) 회장은 "모든 국가가 월드컵 출전을 꿈꿀 수 있어야 한다. 대부분의 팀들이 높은 수준에 도달했다. 작은 나라들에게 월드컵 출전 기회를 주어야만 발전할 수 있는 동기부여가 될 것"이라며, 본선 출전국 확대의 배경을 설명했다.
약팀의 증가로 인해 월드컵의 질을 떨어뜨릴 것이란 우려의 목소리가 있었지만 다양성이라는 측면에서 합격점을 주기에 충분했다. 각 팀들은 뚜렷한 색깔과 자신들의 정체성을 앞세워 축구의 재미를 한껏 더했으며, 월드컵에 처음 출전한 요르단, 카보베르데, 우즈베키스탄, 퀴라소 등 약소국들이 기대 이상의 선전을 펼치며 퀄리티를 높였다.
# 흥행
대형 경기장과 교통, 관광, 숙박 인프라를 갖춘 미국에서 대부분의 경기가 열리면서 역대 최고 흥행을 기록했다. 또한, 출전국과 경기수의 확대도 큰 영향을 미쳤다. 방송 중계권료, 티켓 판매, 관중 동원 등 다방면으로 벌어들인 FIFA의 수익은 무려 150억 달러(약 22조 1900억원)에 달한 것으로 추정된다. 앞선 2022 카타르 월드컵의 75억 6800만 달러(약11조 2000억원)보다 약 2배가 증가했다.
이번 대회 총 관중수는 681만 966명으로 역대 월드컵 최다 기록을 경신했다. 종전 1994 미국 월드컵에서의 358만 7538만명을 크게 뛰어넘었다. 경기당 평균 관중이 6만5490명에 이르렀으며, 좌석 점유율은 99.7%을 기록했다.
# 308
역대 가장 많은 308골이 터졌다. 물론 경기수 증가로 인한 측면도 배제할 수 없지만 경기당 평균 2.96골은 1970 멕시코 월드컵(2.97골) 이후 최다 기록이다. 4년 전 2022 카타르 월드컵에서의 경기당 평균 2.69골보다 0.27골이 늘었다.
약팀이라고 무조건 라인을 내리고, 수비 축구로만 일관하는 흐름에서 탈피했다. 높은 에너지 레벨과 전방 압박의 기조는 대부분의 팀들이 현대 축구의 트렌드를 따라갔다. 본선 참가 48개국 중 무득점에 그친건 죽음의 L조에 편성된 파나마가 유일했다. 팀 득점 공동 1위에 오른 프랑스와 잉글랜드는 화려한 공격 축구를 앞세워 각각 20득점을 기록했다.
# 스페인
스페인은 티키타카와 패스 중심의 축구를 구사하는 팀으로 정평이 나 있다. 기존의 정체성에 속도와 실리를 더하며 진일보한 조직력을 구축한 스페인은 루이스 데 라 푸엔테 감독 체제에서 유로 2024 우승으로 결실을 맺으며, 이번 월드컵에서도 강력한 우승후보로 평가받았다.
스페인은 첫 경기 카보베르데전 무승부 이후 7전 전승을 내달리며 통산 두 번째 우승을 차지했다. 특히 아르헨티나와의 결승전에서 보여준 스페인의 조직력은 경이로웠다. 역대 결승전에서 90분 동안 슈팅 0개를 허용한 것은 스페인이 최초다.
# 카보베르데
아프리카 대서양에 위치한 인구 53만 명의 섬나라 카보베르데의 이름을 들어본 사람은 많지 않았다. 이번 2026 북중미 월드컵을 계기로 카보베르데의 존재를 전 세계에 널리 알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사상 첫 번째 출전임에도 카보베르데는 주눅들지 않았다. 1차전에서 우승후보 스페인과 0-0으로 비기며 대이변을 연출했다. 보지냐 골키퍼는 이 경기를 통해 세계적인 스타 반열에 올랐다. 이후 우루과이(2-2), 사우디아라비아(0-0)와도 비기며 조별리그를 통과했다. 아르헨티나와의 32강전에서 역사에 남을 명승부를 펼쳤다. 엄청난 투지와 정신력으로 아르헨티나를 극한으로 몰아넣었으나 연장전 승부 끝에 2-3으로 패했다. 언더독 반란의 중심이었던 카보베르데는 아름다운 서사를 남기며 월드컵 여정을 마무리했다.
# 득점왕
슈퍼스타들의 득점왕 경쟁은 대회 내내 큰 관심을 모았다. 리오넬 메시(아르헨티나), 킬리안 음바페(프랑스), 엘링 홀란(노르웨이), 해리 케인(잉글랜드) 등 최고의 골잡이들이 첫 경기부터 골 잔치를 벌이며 월드컵 분위기를 끌어올렸다.
조별리그에서만 경기당 평균 1골 이상의 득점력을 과시하며 경쟁에 불을 지폈다. 결국 득점왕은 8경기에서 10골을 터뜨린 음바페가 차지했다. 메시는 8골, 주드 벨링엄(잉글랜드)과 홀란이 7골로 마감했으며, 우스만 뎀벨레(프랑스)와 케인은 6골로 그 뒤를 이었다.
음바페는 앞선 2022 카타르 월드컵(8골)에 이어 2회 연속 득점왕에 등극했다. 2018 러시아 월드컵 4골을 포함, 통산 22골을 기록한 음바페는 역대 월드컵 통산 득점 부문에서도 최상단에 이름을 올렸다.
# 트럼프
'축구인의 잔치' 월드컵에서 대통령의 이름이 이토록 많이 등장한 적이 있었을까. 모든 이슈의 중심에는 로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빠지지 않았다.
미국 대표팀 공격수 폴라린 발로건은 32강 보스니아 헤르체고비나전에서 퇴장을 당하며 16강전에 나설 수 없었다. 그러나 트럼프는 인판티노 FIFA 회장에게 발로건의 퇴장 징계 유예를 요청한 사실이 공개되면서 논란을 일으켰다. 심지어 FIFA는 발로건의 징계를 1년 유예한다고 발표하면서 축구계가 발칵 뒤집혔다.
트럼프는 월드컵 결승전 경기 종료 후 시상식에서 피파컵을 스페인의 주장 로드리에게 전달한 뒤 단상에서 내려오지 않으려는 움직임을 보였다. 이에 트럼프는 경기장을 찾은 관중들로부터 거센 야유를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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