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능력 없이 복수심으로 무장, 특수부대 출신 다크 히어로

[리뷰] 디즈니 플러스 스페셜 프레젠테이션 <퍼니셔: 원 라스트 킬>

 디즈니플러스 '퍼니셔 : 원 라스트 킬'
디즈니플러스 '퍼니셔 : 원 라스트 킬'디즈니플러스

영화 <스파이더맨: 브랜드 뉴 데이> (29일 개봉) 예고편에서 눈길을 사로잡은 건 단연 스파이더맨과 오랜만에 돌아온 였다. 동시에 마블 팬들의 반가움을 자아낸 또 다른 캐릭터가 있었으니, 바로 프랭크 캐슬, '퍼니셔'다.

티저 영상 속에서 스파이더맨과 짧은 입씨름 벌이다 거미줄에 입이 봉인되는 장면만으로도 강렬한 인상을 남긴 마블의 대표 다크 히어로. 그가 드디어 MCU(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 극장판 시리즈에 본격 합류한다.

신작 <스파이더맨: 브랜드 뉴 데이> 개봉을 두 달 정도 앞둔 지난 5월, 마블 스튜디오는 퍼니셔가 낯선 관객들을 위해 디즈니 플러스 스페셜 프레젠테이션 <퍼니셔: 원 라스트 킬>을 공개했다.

50분 남짓한 러닝타임의 이 중편 영화는 퍼니셔의 서사를 압축적으로 정리한다. 그가 스파이더맨의 세계관에 어떻게 자연스럽게 녹아드는지 미리 보여주는 효과적인 지침서 역할을 한다.

초능력은 없다, 오직 복수심 뿐
 디즈니플러스 '퍼니셔 : 원 라스트 킬'
디즈니플러스 '퍼니셔 : 원 라스트 킬'디즈니플러스

마블 OTT 시리즈 <데어데블> 세계관의 핵심 히어로 가운데 한 명인 프랭크 캐슬(존 번탈 분)은 눈곱만큼의 초능력조차 없는 인물이다. 방패도, 거미줄도 없고 슈퍼 솔저 혈청을 맞은 적도 없다. 그에게 남은 것은 특수부대 출신 군인의 뛰어난 전투 능력과 가족을 잃은 뒤 생겨난 처절한 복수심뿐이다.

아내와 자식을 죽인 범죄 조직을 상대로 잔혹한 복수를 감행했지만, 사랑하는 가족을 잃은 상실감과 트라우마는 여전히 그의 삶을 짓누른다. 캐슬의 공격에서 간신히 살아남은 갱단 보스의 아내는 그의 목에 거액의 현상금을 걸고, 도시는 순식간에 피비린내 나는 사냥터로 변한다.

은둔자로 살아가던 캐슬은 자신 때문에 무고한 시민들이 희생되는 현실을 더는 외면하지 못한다. 결국 다시 총과 칼을 들고 거리로 나선 그는 자신의 목숨을 노리는 범죄 조직과 피할 수 없는 혈투를 벌이게 된다.

스파이더맨과 대립각 세울까?
 영화 '스파이더먄 : 브랜드 뉴 데이'에 합류하는 '퍼니셔'
영화 '스파이더먄 : 브랜드 뉴 데이'에 합류하는 '퍼니셔'소니픽쳐스코리아

마블 코믹스에 등장하는 수많은 캐릭터 가운데 퍼니셔는 빌런이 아닌 인물 중 가장 잔혹한 히어로로 손꼽힌다. '눈에는 눈, 이에는 이'라는 방식으로 악을 응징하는 그는 <데어데블> 시리즈에서도 변호사 맷 머독과 끊임없이 대립했다. 이러한 성향은 '친절한 이웃' 스파이더맨과도 정반대의 위치에 서게 만든다.

퍼니셔를 움직이는 원동력은 자기 파괴적인 복수심이다. 범죄자를 가차 없이 처단하는 폭력 역시 그에게는 당연한 선택이다. 법보다 총과 칼을 먼저 드는 것이야말로 통제 불능의 악으로부터 약자를 지키는 가장 현실적인 방법이라고 믿기 때문이다.

오직 분노를 엔진 삼아 움직이는 퍼니셔와 늘 책임감으로 고뇌할 수밖에 없는 스파이더맨의 관계는 평행선을 달릴 수밖에 없다. 물과 기름 같은 존재인 퍼니셔의 <스파이더맨 : 브랜드 뉴 데이> 합류는 그래서 더욱 호기심을 자아낸다.

MCU 신작 영화로 도달하는 중간 과정?
 디즈니플러스 '퍼니셔 : 원 라스트 킬'
디즈니플러스 '퍼니셔 : 원 라스트 킬'디즈니플러스

<퍼니셔: 원 라스트 킬>을 통해 다시 거리의 심판자로 돌아온 퍼니셔와 스파이더맨 사이에 어떤 이야기가 펼쳐질지는 아직 확실하게 단언하기 어렵다.

하지만 두 사람의 만남 이전에 공개된 <퍼니셔: 원 라스트 킬>은 스파이더맨 vs 퍼니셔의 충돌을 이해할 수 있는 감정적 토대를 차근차근 쌓아 올린다. 퍼니셔가 왜 끝없이 폭력을 선택할 수밖에 없는지, 그리고 스파이더맨과 결코 같은 길을 걸을 수 없는 이유에 대한 힌트를 제공해 주는 셈이다.

50분 남짓한 짧은 분량에도 불구하고 <퍼니셔: 원 라스트 킬>은 MCU가 그려내는 또 다른 성향의 히어로들에게 새로운 통로를 제시한다. 오는 12월 개봉 예정인 <어벤져스: 둠스데이>처럼 범우주적인 세계관에 전념해야 할 핵심 캐릭터들과는 상반되게, 현실 세계 속 처절한 삶을 이어가는 인물들의 이야기는 극장판 영화와는 사뭇 다른 재미를 안겨준다.

물론 러닝타임이 길지 않은 만큼 <퍼니셔: 원 라스트 킬> 완결된 작품이라기보다는 다음 이야기를 위한 프롤로그의 성격이 강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를 통해 <스파이더맨>과 <데어데블> 및 관련 시리즈의 다음 행보를 예상해 볼 수 있는 흥미로운 지침서 역할을 충실히 수행한다.

벼랑 끝에서 돌아온 퍼니셔의 분노와 상처를 이 작품을 통해 조금이나마 이해했다면, 다음 주 이뤄질 스파이더맨과의 만남은 제법 묵직한 의미로 다가올 것이다.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김상화 칼럼니스트의 블로그( https://blog.naver.com/jazzkid )에도 실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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