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년 한길... "유명한 배우보다 진심 전하는 배우이고 싶습니다"

연극·뮤지컬·영화·드라마·OTT까지 쉼 없이 달려온 배우 조연진이 들려준 연기와 삶의 이야기

 지난 18일 서울 강남구 오쎄커피에서 만난 배우 조연진. 데뷔 20년을 맞은 그는 화려한 이름보다 작품에 진심을 다하는 배우로 기억되고 싶다고 말했다.
지난 18일 서울 강남구 오쎄커피에서 만난 배우 조연진. 데뷔 20년을 맞은 그는 화려한 이름보다 작품에 진심을 다하는 배우로 기억되고 싶다고 말했다.김정아

2004년 연극 무대에 첫발을 내디딘 배우 조연진은 어느덧 20년 가까운 세월을 연기라는 한길 위에서 묵묵히 걸어왔다. 연극과 뮤지컬, 영화를 거쳐 드라마와 OTT 콘텐츠까지 활동 영역을 넓혀온 그녀는 화려한 스포트라이트보다 작품이 요구하는 자리에서 묵묵히 자신의 역할을 완성해 온 배우다.

2006년 연극 <서울노트>를 시작으로 <밑바닥에서><서툰사람들><꽃의비밀>, 뮤지컬<디셈버> <사랑은 비를타고><썸데이> 등 다양한 무대에서 관객과 호흡했고. 영화 <생생활활><아빠하고 나하고><분노의 이면><마이 마크 My Mark> 등에 출연하며 스크린에서도 존재감을 쌓았다. 이어 tvN 드라마 <작은 아씨들>, KBS 드라마 스페셜 <도현의 고백>, 넷플릭스 <참교육>​까지 장르를 넘나들며 폭넓은 연기 스펙트럼을 선보였다.

화려한 이력보다 긴 시간을 걸어 온 배우의 진심은 어디에서 비롯됐을까. 지난 18일, 배우 조연진을 만나 연기를 향한 신념과 작품을 선택하는 관점, 그녀의 연기 철학과 삶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배우라는 길은 결코 쉽지 않았습니다."

조연진은 지난 20년에 가까운 시간을 돌아보며 작품 하나하나가 지금의 자신을 만들었다고 말했다. 빠르게 주목 받는 배우보다 꾸준히 자신의 자리를 지키는 배우가 되고 싶었다는 그녀는, 결국 중요한 것은 화려한 명성보다 한 작품, 한 작품에 담아내는 진심이었다. 이어 조연진은 '유명한 배우'보다 '진심이 전해지는 배우'로 기억되고 싶다고 말했다.

" 오래도록 기억되는 배우라면 감사한 일이겠지만, 그보다 제게 더 중요한 것은 작품을 대하는 진정성입니다. 화려한 수식어보다 작품 속 인물의 삶을 진정성 있게 담아내고, 사람의 온기가 전해지는 배우로 기억된다면 그것만으로도 충분합니다."

조연진 배우의 연기 인생은 특정 장르에 머물지 않았다. 연극 무대에서 관객과 호흡했고, 영화와 드라마에서는 카메라 앞에서 인물의 감정을 섬세하게 그려냈다. 최근에는 OTT 플랫폼을 통해 새로운 시청자들과도 만나고 있다. 무엇보다 매체는 달라도 연기의 본질은 하나라고 강조했다.

"연극은 관객과 바로 호흡할 수 있다는 점이 가장 큰 매력입니다. 영화와 드라마는 카메라를 통해 더 섬세한 감정을 표현할 수 있고요. OTT는 새로운 시청자들을 만날 수 있는 또 다른 무대라고 생각하죠. 사실, 매체는 다르지만 결국 연기의 본질은 사람의 마음을 표현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작품을 선택하는 기준 역시 화려한 배역이나 분량이 아니었다. 배역의 비중보다 작품이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를 가장 먼저 살핀다고 했다.

"'이 작품이 어떤 이야기를 하고 싶은가', '관객에게 어떤 울림을 전할 수 있는가'를 먼저 봅니다. 그런 작품이라면 역할의 크기와 상관없이 참여하고 싶습니다."

무엇보다 배우라는 직업은 때로는 예상치 못한 위험을 감수해야 하는 순간도 있다. KBS 드라마 스페셜 <도현의 고백> 촬영 당시에는 스턴트맨 없이 직접 액션 장면을 소화하다 턱 밑이 찢어지는 부상을 입었다.

"응급실에서 치료를 받은 뒤 곧바로 촬영장으로 돌아왔습니다. 저를 기다리고 있을 스태프들이 계속 마음에 걸렸어요. 쉽지 않은 상황이었지만, 맡은 작품만큼은 끝까지 책임지고 싶었거든요."

 KBS드라마 스페셜<도현의 고백> 촬영현장에서 스턴트맨 없이 액션 장면을 소화하다 턱 밑이 찢어지는 부상을 입었지만, 응급 치료를 받은 뒤 다시 촬영장으로 복귀해 촬영을 이어갔다.
KBS드라마 스페셜<도현의 고백> 촬영현장에서 스턴트맨 없이 액션 장면을 소화하다 턱 밑이 찢어지는 부상을 입었지만, 응급 치료를 받은 뒤 다시 촬영장으로 복귀해 촬영을 이어갔다.조연진

드라마 촬영 당시를 떠올리며 "그 일을 겪고 나서 무엇보다 현장에서 배우 스스로를 지키는 일이 얼마나 중요한지 절실히 깨달았다"며 "동시에 작품을 대하는 책임감도 더욱 커졌다"고 말했다. 얼굴의 상처는 시간이 지나 아물었지만, 현장에서 경험은 배우로서 작품을 대하는 마음은 더욱 단단하게 다지는 계기가 됐다. 그리고 조 배우에게 연기의 뿌리를 묻자 망설임 없이 동국대학교 연극학과 시절을 꼽았다.

"연극은 제 연기의 출발점이었어요. 사실, 무대는 단순히 연기의 기교를 쌓는 공간이 아니라 사람을 이해하고, 인물의 삶을 깊이 들여다보는 시선을 배우게 된 곳이었죠. 무엇보다 배우로서 무대 위에서 지녀야 할 호흡과 책임감도 연극을 시작하면서 에서 자연스럽게 체득하게 됐습니다."

이어 "지금도 새로운 작품을 준비할 때면 연극 무대에서 쌓은 경험이 가장 큰 힘이 된다"고 말했다.

"인물을 이해하는 방법과 작품을 바라보는 시선, 무대 위에서의 호흡과 동선까지 몸으로 배울 수 있었죠. 지금도 새로운 작품을 준비할 때면 연극 무대에서 쌓은 경험이 가장 든든한 밑거름이자 큰 힘이 되고 있습니다."

그러면서 작품보다 자신을 앞세우지 않고, 맡은 인물의 삶을 끝까지 책임지려는 조 배우는 앞으로도 오랫동안 스크린과 무대 위에서 진한 울림으로 이어질 듯하다. 20년 가까이 쌓아온 무대 경험을 바탕으로 조연진 배우는 오는 10월 연극 <몬스터 허균>을 통해 다시 관객들과 만날 예정이다. 화려한 수식어보다 작품의 진정성을 먼저 고민하는 조연진 배우의 연기 여정은 연극 무대에서 계속 이어진다.

 2022년 고나마루연극제에서 대상을 수상한 음악극 <허길동전>. 배우 조연진은 매창 역을 맡아 깊이 있는 연기를 선보였다.
2022년 고나마루연극제에서 대상을 수상한 음악극 <허길동전>. 배우 조연진은 매창 역을 맡아 깊이 있는 연기를 선보였다.조연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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