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영민은 류현진,김광현,구창모,고영표,박세웅에 이어 역대 투수 비 FA 다년계약 6위 규모의 계약을 체결했다.
키움 히어로즈
비FA 다년계약에는 꽤나 적극적이었던 히어로즈
히어로즈 구단이 전통적으로 살림살이가 어렵고 투자에 인색한 구단이라는 것은 야구팬이라면 모두가 잘 아는 사실이다. 특히 2009 시즌이 끝난 후에는 팀의 핵심 투수 장원삼과 이현승, 주력 타자 이택근(티빙 해설위원)을 동시에 트레이드하면서 야구팬들에게 많은 비판을 받기도 했다. 하지만 키움은 어려운 살림 속에서도 2023년부터 올해까지 매년 비FA 다년계약을 체결하며 선수들을 붙잡고 있다.
키움은 지난 2023년 6월 삼성 라이온즈와의 트레이드를 통해 영입한 내야수 이원석과 2+1년 총액 10억 원의 비FA 다년계약을 체결했다. 5개월 먼저 계약했던 오지환(LG 트윈스)이 시즌 종료 후 상호 동의하에 계약을 파기하고 같은 조건에 FA계약을 체결하면서 이원석의 계약은 내야수 최초의 비FA 다년계약이 됐다. 하지만 이원석은 계약 후 3년 동안 2홈런 38타점 28득점으로 부진하다가 작년 시즌이 끝나고 은퇴했다.
키움은 2023년 11월 SSG와의 FA 계약 기간이 1년 남은 최주환을 2차 드래프트를 통해 영입했고 최주환은 2024년 130경기에서 타율 .257 124안타 13홈런 84타점을 기록한 후 커리어 두 번째 FA 자격을 얻었다. 하지만 FA신청을 하지 않은 최주환은 같은 날 히어로즈와 2+1+1년 총액 12억 원에 비FA 다년계약을 체결했고 작년에 이어 올 시즌까지 키움의 핵심 타자 중 한 명으로 활약을 이어가고 있다.
키움은 지난 1월 히어로즈에서 정규리그 MVP와 200안타, 골든글러브 3회 수상 등으로 전성기를 보냈다가 트레이드 후 오랜 기간 고전했던 '서교수' 서건창을 연봉 1억 2000만 원에 영입했다. 시범경기 도중 부상을 당하며 4월까지 경기에 나서지 못하던 서건창은 5월 9일 복귀 후 9경기에서 타율 .297를 기록하며 건재를 보여줬고 키움은 팀의 전성기를 이끌었던 서건창에게 2년 총액 6억 원의 비FA 다년계약을 선물했다.
작년에는 키움이 야구팬들을 놀라게 하는 비FA 다년계약 소식을 전했다가 추후 철회되는 일이 있었다. 키움은 작년 8월 리그 최고 수준의 3루수로 성장한 송성문(샌디에이고 파드리스)과 옵션 없이 6년 총액 120억 원의 장기 계약을 맺었다. 하지만 당시 계약에는 송성문이 메이저리그 진출할 경우 계약이 파기 된다는 조항이 있었고 송성문이 작년 12월 샌디에이고와 계약하면서 키움과의 계약은 자동으로 파기됐다.
통산 34승에 불과한 31세 투수에게 8년 계약 선물
광주 진흥고를 졸업한 하영민은 2014년 신인 드래프트 2차 1라운드 전체 4순위로 히어로즈의 지명을 받으면서 프로 생활을 시작했다. 하영민은 루키 시즌 14경기에 등판해 3승을 기록하며 히어로즈 마운드의 미래를 이끌 주역으로 많은 주목을 받았다. 하지만 많은 기대와 달리 하영민은 이후 4년 동안 단 4승을 추가하는데 그쳤고 2018 시즌이 끝나고 팔꿈치 인대 접합수술을 받으며 2019 시즌을 통째로 날렸다.
2020년 1월 사회복무요원으로 입대한 하영민은 2021년 소집 해제 후 힘을 키우기 위해 60kg 후반에 불과했던 체중을 10kg 이상 불렸고 실제로 2022년부터 시속 150km에 육박하는 빠른 공을 던지기 시작했다. 2022년과 2023년 선발이 아닌 불펜 투수로 활약한 하영민은 2년 동안 8승 7홀드를 기록하는 준수한 활약을 선보이다가 에이스 안우진이 입대한 2024년 오랜만에 선발투수로 복귀했다.
2024년 원투펀치 아리엘 후라도(삼성),엔마누엘 데 헤이수스(디트로이트 타이거즈)에 이은 키움의 3선발로 활약한 하영민은 28경기에서 9승 8패 4.37을 기록하며 프로 데뷔 후 가장 좋은 성적을 올렸다. 작년에는 리그에서 가장 많은 14패를 당했지만 2년 연속 규정이닝을 채우면서 제 역할을 해줬고 올 시즌에도 전반기 15경기에서 67이닝을 소화하며 라울 알칸타라, 안우진, 배동현과 함께 히어로즈 선발진을 이끌고 있다.
물론 하영민에게 80억 원의 거액을 안긴 키움의 선택이 다소 과하다고 하는 야구팬들도 적지 않다. 실제로 하영민은 작년까지 프로에서 12년 동안 활약하면서 두 자리 승수를 기록했거나 규정이닝을 채우며 3점대 이하의 평균자책점을 기록한 시즌이 단 한 번도 없었다. 그렇다고 만 31세(1995년생)의 하영민이 다년 계약을 맺었던 시점의 박세웅이나 구창모처럼 미래가 기대되는 젊은 투수도 아니다.
하지만 키움 구단은 "하영민은 오랜 시간 팀과 함께 성장하며 자신의 가치를 증명한 프랜차이즈 선수"라며 "앞으로도 지금처럼 책임감을 갖고 팀의 중심 선수로서 후배들에게 좋은 본보기가 되어 주길 바란다. 히어로즈를 대표하는 선수로 오랫동안 활약해주길 기대한다"라고 말했다. 통산 34승 투수가 만 39세가 되는 2034년까지 고용을 보장해 준 히어로즈의 과감한 투자는 과연 어떤 결과를 맞게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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