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시 '라스트 댄스' 계속... 아르헨티나, 스위스에 진땀승 거두고 2연속 4강

[2026 FIFA 월드컵] 아르헨티나가 스위스 3-1로 꺾어, 결승 길목에서 잉글랜드와 격돌

 11일(현지시각) 미국 미주리주 캔자스시티에서 열린 아르헨티나와 스위스의 월드컵 8강전 축구 경기 후, 아르헨티나의 리오넬 메시(10)가 팀 동료 훌리안 알바레스(9)와 함께 기뻐하고 있다.
11일(현지시각) 미국 미주리주 캔자스시티에서 열린 아르헨티나와 스위스의 월드컵 8강전 축구 경기 후, 아르헨티나의 리오넬 메시(10)가 팀 동료 훌리안 알바레스(9)와 함께 기뻐하고 있다. AP/연합뉴스

디펜딩 챔피언 아르헨티나가 연장 접전 끝에 스위스의 돌풍을 잠재우고 월드컵 4강에 진출했다.

리오넬 스칼로니 감독이 이끄는 아르헨티나는 12일(한국시간) 미국 미주리주 캔자스시티의 캔자스시티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6 FIFA 북중미 월드컵 8강전에서 스위스에 연장전 끝에 3-1로 승리했다.

이로써 아르헨티나는 1986·1990년 대회 이후 36년 만에 2개 대회 연속 월드컵 4강 진출에 성공했다. 1962년 브라질 이후 64년 만의 월드컵 2연패까지 남은 경기는 두 번이다. 아르헨티나는 결승 진출을 놓고 잉글랜드와 격돌한다.

벼랑 끝에서 터진 훌리안 알바레스의 '대회 첫 골'

아르헨티나는 4-1-3-2 포메이션을 가동했다. 골문은 에밀리아노 마르티네스가 지켰다. 니콜라스 탈리아피코-리산드로 마르티네스-크리스티안 로메로-나우엘 몰리나가 포백을 구성했고, 레안드로 파레데스가 3선에 나섰다. 알렉시스 맥 알리스터-엔소 페르난데스-로드리고 데파울이 중원에 배치됐으며, 리오넬 메시와 훌리안 알바레스가 최전방에서 호흡을 맞췄다.

스위스는 4-2-3-1 포메이션으로 맞섰다. 그레고어 코벨이 골문을 지켰고, 리카르도 로드리게스-마누엘 아칸지-니코 엘베디-데니스 자카리아가 포백을 구성했다. 그라니트 자카와 레모 프로일러가 중원을 지켰으며, 파비안 리더-지브릴 소우-단 은도이가 2선에 배치됐다. 최전방에는 브릴 엠볼로가 나섰다.

경기 초반 스위스가 소유권을 가져가며 흐름을 주도했다. 스위스는 촘촘한 선수 간격을 바탕으로 아르헨티나의 진영에서 공 소유를 이어갔으나 결정적인 찬스를 만들지는 못했다.

선제골은 아르헨티나의 몫이었다. 전반 10분, 메시의 코너킥을 맥 알리스터가 니어 포스트로 쇄도하며 머리로 밀어넣어 골망을 흔들었다. 맥 알리스터의 대회 첫 골이었다.

먼저 앞서나간 아르헨티나는 스위스에게 점유율을 내주고 수비적으로 나서며 역습을 노렸다. 스위스는 호시탐탐 골문을 노렸으나 결정적인 기회를 만들지 못했다. 전반 20분 소우의 중거리 슈팅은 골키퍼 정면으로 향했다. 아르헨티나는 선제골 이후 35분 동안 슈팅을 기록하지 못했지만 한 골 차 리드를 유지한 채 전반을 마쳤다.

후반 들어 스위스의 공세가 더욱 거세졌다. 후반 5분 엠볼로가 수비 뒷공간을 공략한 뒤 은도이에게 공을 내줬지만, 리산드로 마르티네스가 몸을 던져 슈팅을 차단했다.

후반 21분 은도이의 헤더와 자카의 중거리 슈팅도 연달아 에밀리아노 마르티네스의 선방에 가로막혔다. 하지만 스위스는 불과 1분 뒤 마침내 동점골을 터뜨렸다. 로드리게스와 패스를 주고받은 은도이가 왼쪽에서 중앙으로 파고든 뒤 오른발 슈팅으로 골망을 흔들었다.

그러나 스위스는 동점골의 기세를 오래 이어가지 못했다. 후반 24분 주심은 파레데스가 엠볼로를 넘어뜨린 것으로 보고 경고를 줬지만, VAR 결과 엠볼로가 파레데스와 충돌하기 전에 몸을 던지는 모습이 확인됐다. 주심은 파레데스의 경고를 취소하고 엠볼로에게 시뮬레이션으로 경고를 줬다. 이미 경고가 있던 엠볼로는 경고 누적으로 퇴장당했다.

수적 우위를 얻은 아르헨티나는 니코 곤살레스와 라우타로 마르티네스, 곤살로 몬티엘을 차례로 투입하며 공격을 강화했다. 후반 44분에는 맥알리스터의 헤더가 골문을 넘어갔고, 추가시간 메시의 오른발 슈팅도 골대를 살짝 벗어났다. 경기 종료 직전 리산드로 마르티네스의 슈팅마저 코벨에게 막히면서 승부는 연장전으로 이어졌다.

연장전에 들어선 아르헨티나는 엔소 페르난데스를 빼고 티아고 알마다를 투입했다. 알마다는 연장 전반 3분과 5분 연달아 슈팅을 시도했지만 코벨의 선방에 이어 옆 그물에 가로막혔다. 수적 열세에 놓인 스위스는 페널티 지역 안에 많은 선수를 배치하며 끈질기게 버텼다.

팽팽했던 승부는 연장 후반 7분에야 갈렸다. 교체 투입된 호세 마누엘 로페스의 패스를 받은 알바레스가 페널티 지역 밖 왼쪽에서 오른발로 감아 찼고, 공은 코벨이 손쓸 수 없는 반대편 골문 상단에 꽂혔다. 이번 대회 알바레스의 첫 골이 가장 결정적인 순간에 터졌다.

스위스는 선수 전원을 공격에 투입하며 동점골을 노렸으나, 아르헨티나가 경기에 쐐기를 박았다. 추가시간 역습 상황에서 알마다가 찬스를 맞았으나 수비에 막혔고, 흘러나온 공을 라우타로 가 밀어넣으며 점수차를 3-1로 벌렸다.

4강 진출에도 남은 고민... 아르헨티나, 언제까지 벼랑 끝을 걸을까

아르헨티나는 2022 카타르 월드컵에 이어 2개 대회 연속 4강 진출에 성공했다. 월드컵에서 연속으로 준결승에 오른 것은 디에고 마라도나가 이끌었던 1986·1990년 이후 36년 만이다. 1962년 브라질 이후 누구도 이루지 못한 월드컵 2연패까지는 이제 두 걸음만을 남겨뒀다.

그러나 결과만큼 과정까지 만족스러운 승리는 아니었다. 아르헨티나는 전반 10분 맥알리스터의 선제골 이후 주도권을 스위스에 내줬다. 전반 남은 35분 동안 단 한 차례의 유효슈팅도 기록하지 못했고, 후반에는 중원에서 공격을 전개하지 못한 채 알바레스를 향한 긴 패스에 의존했다.

리드를 지키는 경기 운영도 불안했다. 스위스가 공세를 강화하자 로메로와 리산드로 마르티네스의 육탄 방어와, 에밀리아노 마르티네스의 선방으로 어렵게 리드를 지켜내다가 결국 후방 침투 한 방에 동점골을 허용했다. 엠볼로의 퇴장이 나오기 전까지 경기의 흐름과 분위기 모두 스위스 쪽으로 넘어간 상태였다.

수적 우위를 얻고도 경기를 일찍 끝내지 못했다는 점 역시 고민거리다. 아르헨티나는 후반 중반부터 한 명이 더 많은 상태로 경기했지만 정규시간 안에 결승골을 만들지 못했다. 수비진을 5명으로 늘린 스위스의 밀집 수비 앞에서 패스는 좀처럼 속도를 내지 못했고, 공격은 메시의 개인 능력과 세트피스에 지나치게 집중됐다.

이러한 불안은 이번 경기만의 문제가 아니다. 아르헨티나는 32강에서 카보베르데와 연장전까지 치른 끝에 3-2로 승리했고, 이집트와의 16강에서는 후반 34분까지 0-2로 뒤지다 경기 막판 세 골을 몰아넣는 기적 같은 역전승을 거뒀다. 스위스전에서도 연장 승부 끝에 아슬아슬한 승부를 이어나갔다.

그래도 긍정적인 부분은 있었다. 이번 대회 내내 침묵했던 알바레스가 가장 중요한 순간 첫 골을 터뜨렸다. 교체 투입된 알마다가 공격에 활력을 불어넣었고, 호세 마누엘 로페스도 투입 2분 만에 결승골을 도우며 존재감을 입증했다. 메시에게 집중됐던 득점 부담을 다른 선수들이 나눠 가졌다는 점은 4강을 앞둔 아르헨티나에 반가운 소식이다.

문제는 다가오는 상대가 잉글랜드라는 점이다. 잉글랜드 역시 노르웨이와 연장전을 치르며 체력을 소모했지만 케인과 벨링엄을 비롯해 한 번의 기회를 득점으로 바꿀 수 있는 선수들을 다수 보유하고 있다. 스위스에 허용했던 중원과 수비 사이의 공간을 다시 노출한다면 에밀리아노 마르티네스의 선방만으로 버티기 어려울 수 있다.

아르헨티나는 위기 때마다 놀라운 생존 본능을 발휘하며 4강까지 살아남았다. 그러나 기적은 반복될수록 강점인 동시에 경고가 된다. 메시의 마지막 월드컵을 결승까지 이어가기 위해서는 더 개선된 경기력을 보여줄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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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컵 아르헨티나 메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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